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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0 (토)

이슈 미국 46대 대통령 바이든

'바이든 사퇴' 제동 걸었다…유색인종 대표 '소장파'서 잇단 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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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워싱턴 DC의 앤드루 W 멜론 오디토리엄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ㆍ나토) 창설 75주년 기념 연설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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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대선 후보직 사퇴 문제가 집중 논의된 9일(현지시간) 민주당 상ㆍ하원 의원 회동이 각각 뚜렷한 결론을 모으지 못한 채 마무리됐다. 집단적인 사퇴 요구는 분출되지 않았고 당내 진보ㆍ유색인종을 대표하는 소장파 그룹에서 ‘바이든 지지’ 선언이 잇따르면서 ‘바이든 비토(거부) 움직임’에 일단 제동이 걸렸다는 평이 나온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워싱턴 DC 민주당 전국위원회(DNC) 건물에서 약 2시간 동안 비공개 의원총회를 열고 대선 후보 교체론을 놓고 찬반 토론을 진행했다. 회의 내용이 새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휴대전화 반입도 금지했다.



당내 소장파 ‘바이든 지지’ 잇따라



워싱턴포스트(WP)는 “일부는 대통령을 열정적으로 지지하고, 일부는 그에게 체념하고 있으며, 여전히 많은 이들은 관망 중”이라고 당 분위기를 전했다. 당내 진보 그룹 소장파로 꼽히는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즈 하원의원이 전날 “바이든이 확실한 민주당 후보이며 그의 재선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기류 변화가 감지됐다고 WP는 보도했다.

흑인ㆍ히스패닉 의원 모임에서 바이든에 대한 공개적 지지 표명이 이어진 것도 사퇴론 동력 약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하원 흑인 의원 모임 의장인 스티븐 호스퍼드 의원은 전날 “바이든은 민주당 후보”라며 우군으로 나섰고, 민주당 진보 코커스 의장인 프라밀라 자야팔 하원의원도 바이든을 지지하는 목소리를 냈다. WP는 “‘의회의 양심’으로 불리는 의회 흑인 코커스가 바이든을 껴안은 이후 후보직 사퇴 목소리가 무뎌졌다”고 분석했다.

지난 7일 민주당 상임위 간사단 비공개 회의에서 바이든 후보 사퇴론을 폈던 제리 내들러 하원의원은 9일 “바이든은 민주당 대선 후보가 될 것이며 우리는 모두 그를 지지해야 한다”고 입장 변화를 알렸다.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는 “오늘 의원들이 솔직하게 의견을 밝힐 기회를 가졌다”며 “이런 논의는 이번 주 내내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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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민주당 전국위원회 건물에 도착한 제리 내들러 민주당 하원의원이 취재진 질문을 받으며 걸어가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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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으로는 못 이겨” 우려 여전



다만 대선 본선 경쟁력에 대한 우려와 회의감은 여전한 분위기다. 바이든 후보 사퇴론을 공개적으로 제기했던 마이크 퀴글리 하원의원은 이날도 “바이든으로는 이길 수 없다”고 했다.

후보 사퇴론이 추가로 나오기도 했다. 미키 셰릴 민주당 하원의원은 이날 성명을 내고 “바이든 대통령은 재선에 도전하지 않겠다고 선언해 달라”고 촉구했다. 스티브 코원 하원의원은 회의 뒤 “민주당 하원의원들이 같은 페이지(입장)에 있느냐”는 물음에 “우리는 같은 책에 있지도 않다”고 말했다. 후보 교체론과 불가론이 복잡하게 뒤섞인 당 내홍 상황을 두고 한 말이다.

이날 상원의원 오찬 모임도 비슷한 분위기로 흘렀다.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 진퇴에 대한 뜨거운 논의가 벌어졌고 일부는 대선 승리 가능성에 우려를 표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레이스 완주 의지를 굽히지 않는 이상 후보 교체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의견도 있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AP통신도 민주당 소식통을 인용해 “상원의원 대다수가 바이든이 트럼프를 이길 수 있을지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지만 후보직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말하지는 않았다”고 보도했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모임 뒤 “이전에도 말했듯 나는 조와 함께 할 것”이라며 바이든 지지 입장을 재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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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 슈머 미국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가 9일(현지시간) 워싱턴 DC 의사당에서 취재진과 대화하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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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NATO 기자회견, 또 하나의 시험대



이날 민주당 의원 모임 결과를 두고 미 언론은 바이든이 후보 사퇴론의 홍수를 일단 막은 것으로 보인다는 평을 내놨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바이든이 적어도 일시적으로 민주당 의원들을 얼어붙게 만드는 데 성공했다”며 “대부분의 민주당 의원들은 버티기에 들어간 바이든을 끌어낼 수 있는 쉬운 방법은 없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민주당 소속 시장들과 화상 회의를 갖는 등 당 인사들과 접촉하며 사퇴론 진화 행보를 이어갔다.

하지만 트럼프에 밀리는 지지율 격차가 10%포인트 이상으로 더 벌어지거나 공개석상 언행에서 실수가 재발한다면 후보 교체론의 뇌관은 언제든 부상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1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ㆍ나토) 정상회의 이후 있을 바이든 대통령 기자회견이 또 하나의 정치적 시험대가 될 수 있다.



트럼프, 무제한 TV 토론과 골프 시합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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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도럴에서 열린 유세 집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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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과 후보 교체시 대안 주자로 거론되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싸잡아 공격했다. 트럼프는 9일 플로리다주 골프장에서 가진 유세에서 바이든 대통령에게 “명예 회복의 기회를 주겠다”며 “이번주에 TV 토론을 하자. 사회자나 규칙 없이 남자 대 남자로 하자”고 제안했다.

이어 지난달 27일 TV 토론 때 고령 논란과 관련해 골프 실력 공방이 벌어진 것을 거론하며 “18홀 골프 시합을 하자. 그가 이기면 100만달러를 기부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바이든은 말만 하고 행동은 안 하기 때문에 이 제안을 안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해리스 부통령을 향해서는 ‘래핑(laffin’ㆍ웃음이 헤픈) 해리스‘라 부르며 “그녀는 국경에 한 번도 안 갔으며 미국 국경은 세계 최악”이라고 비판했다.

공화당 대선 경선에서 트럼프와 경쟁했던 니키 헤일리 전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는 ‘트럼프 지지’ 의사를 밝혔다. 그는 이날 성명을 내고 “공화당 전당대회는 통합의 장”이라며 “나를 지지한 대의원들이 다음주 전대에서 트럼프를 지지할 것을 권한다”고 했다.

워싱턴=김형구 특파원 kim.hyoung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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