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김채연 기자] 배우 권율이 ‘커넥션’을 마무리한 소감과 함께 작품을 돌아봤다.
9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한 카페에서 SBS 금토드라마 ‘커넥션’ 권율의 종영 인터뷰가 진행됐다.
‘커넥션’은 누군가에 의해 마약에 강제로 중독된 마약팀 에이스 형사가 변질된 우정, 그 커넥션의 전말을 밝혀내는 중독추적서스펜스로, 권율은 극중 현실 분노 자아내는 안현지청 검사이자 ‘이너써클’의 브레인 ‘박태진’ 역으로 열연을 보였다.
‘커넥션’에는 마약을 비롯해 다양한 사회적 문제가 비춰졌다. 불륜, 의료사고, 비리, 뇌물 등이 막연하게 등장하기도. 연기하면서 실제로 심각성이 체감되는 문제도 있었을까?
권율은 “뭐 사실 불륜이나, 이런 문제는 예나 지금이나 비슷하게 존재했던 것 같다. 거기에 대해 관심을 두지는 않았다.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마약에 의한 지점이 제가 어렸을때로 시간을 돌려본다고 해도 요즘 더 대두되고, 이슈가 되는 것 같다. 제가 만약 10년 전에 ‘커넥션’ 대본을 받았다면 허구의 이야기가 많다고 느꼈을텐데, 지금 시의적인 부분에서 10년 전보다 더 설득력 있게 다가오는 건 제 나이가 서른에서 마흔이 되어서는 아니라고 생각이 든다”고 설명했다.
박태진은 박준서(윤나무 분)를 살해했다고 실토한 뒤 정상의(박근록 분)가 쏜 총에 맞아 사망하는 엔딩으로 끝을 맞이한다. 박태진의 사망에 대해 권율은 “그 신을 준비하면서 부담이 많고 스트레스가 많았다. 박태진의 엔딩이라고 생각했고, 드라마의 엔딩이라고 생각하고 연기했다. 부담감도 많았고, 더 스펙타클한 신도 많았지만 제가 박태진의 세계관 안에서는 걸맞는 이별을 해주고 싶은 부담감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지성 선배님이랑 대화도 진짜 많이 하고, 몇 번의 수정과정이 있었다. 그러니까 더 힘들더라. 죽음에 대한 의미보다는 내가 이 신에 대해 온전히 역할을 했을 때, 정상의라는 인물의 한 방에 떠날 것인가에 집중했다. 그래서 연기의 톤앤매너를 원래 태진이보다 과감하고 도발적이게 올라가는 장면이 있었다고 생각한다”면서 “개연성 없이 톤을 올린 건 아니다. 14부 초반에 원창호(문성근 분)의 집에서 모든 것을 쇼부보고, ‘나를 막을 건 없다’고 생각하고 교만하게 생각했던 순간이었다. 그날 만큼은 자신의 일련의 성공에 도취된 순간이라 과신하고, 스스로를 신격화한 장면이라고 생각했다. 가장 도취되고 성취감을 느꼈을 때 하나의 허무함으로 느껴지게끔 전적으로 동의하고,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권율은 박태진을 연민했냐는 질문에 “저는 그랬다 박태진의 선택에 의해서 저는 전적으로 그 선택에 대해 죄책감을 갖지 않으려고 했다. 연기하면서도 지지하고, 존중하고, 힘을 싣고 싶었던 마음이 컸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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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율은 극중 오윤진(전미도 분)에게 뺨을 맞거나, 허주송(정순원 분)에게 날라차기를 당하는 장면이 등장하기도 한다. 권율은 싸대기 장면에 대해 “이게 실제로 때리진 않았다. 근데 11부 엔딩 대본을 보고 이건 내가 무조건 아주 시원하게 맞아야 시청자들이 대리만족할 수 있는 신이라고 생각했다. 아싸리 맞아야겠다고 생각하고, 미도 씨랑 연습하면서 휘청할 정도의 임팩트를 주고 싶었다. 그러다보니 기사 사진 캡처를 보니까 제가 형체를 알아볼 수 없는 잔상 정도로, 닌자처럼 나와서 그걸 보는 재미도 있고, 위로를 드렸다고 생각이 들더라. 악행이 많기도 해서, 몰입하는 시청자 입장에서 보면 사이다, 재밌는 신이었다는 생각이 든다”고 설명했다.
다만 허주송의 날아차기는 불쾌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정순원이) 그 신만 기다렸다는 게 불쾌하더라(웃음)”며 “농담이고, 마찬가지로 저의 캐릭터에 애정이 있기에 그런 구성이 있었다고 생각이 든다. 제가 언터처블 악인으로 피 한방울 안 묻히고 가는 캐릭터를 만드는 것보다, 박태진이라는 인물이 종잇장처럼 날라가기도 하고, 따귀를 맞는게 템포가 빨라진 시점에 시청자분들에게 빠르게 드릴 수 있는 카타르시스라고 느꼈다. 이런 게 박태진에 대한 넘치는 온도를 식혀주면서, 오랜기간 팔로우할 수 있게 도와주는 동력이 됐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권율은 함께 호흡한 배우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기도. 그는 “지성 선배님이 진두지휘, 아니 스스로 솔선수범하면서 많이 소통하고 원팀으로 만드려는 걸 느꼈다. 현장을 느낀게 굉장히 배우 인생에서 감명 깊은 작품이 아니었나 싶다”라며 “저는 락커룸 리더 역할을 했다. 팀의 주장이 지성이라면, 락커룸에서 중간 단계부터 후배들을 소통하게 만드는, 기름칠하게 하는 역할은 제가 했다. 미도 씨나 지성 형님이 목표 설정을 한다면, 그걸 기름칠 하는 중간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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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성 배우와 호흡은 어땠냐는 말에 “진짜 형은 이번에도 그렇고, 배우랑 할때 장점을 흡수하고 싶은 욕심이 있는데 지성이 형은 정말 경험, 경력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연기하는데서 틀을 깨고 싶어하는 열망이 정말 대단했던 것 같다”며 “드라마 고정관념, 연기 고정관념을 넘어 늘 다른게 없을까. 우리가 쉽게 접근하는 게 아닐까. 늘 열정적으로 프레임을 깨고 싶어하는 형님의 모습이 연기에 정답이 없다는 걸 느끼게 됐다. 형은 계속 관념을 깨줬던 충격적인 배우”라고 묘사했다.
지성이 연기의 고정관념을 깨기위해 노력하는 배우라면, 권율이 연기적으로 갖는 신념은 무엇일까. 권율은 “저는 늘 연기할 때 보편타당한가. 보편적인 공감대를 가질 수 잇는 걸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 그리고 연기는 유니크해야한다. 그 보편성에 대한 기준을 자리잡는 게 어렵다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 저를 아끼고 사랑하고, 어릴 때부터 본래 모습을 알던 사람들과 보편 정서에 맞게 놓치지 않게 해주는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커넥션’은 초반 시청률이 높지는 않았지만, 입소문을 타고 최종회 시청률 14.2%를 기록하며 끝을 맺었다. 이러한 입소문의 효과에 대해 “예전에는 라이브하게 찍는 현장이 많았기 때문에 방송을 하면서 촬영했다. 지금은 반 정도는 찍고, 초반부를 기다렸기 때문에 사적으로 친구나 가족, 동료를 만나는 시간이 많았다. 그래서 ‘닥터가 누구냐’, ‘너가 죽였냐’, ‘허주송 눈빛이 이상하다’ 등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제가 얘기를 해주기도 그렇고, 애매한 상황에 놓여있었다”고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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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그만큼 관심도가 높았다. 저는 대본 6부를 보고 진짜 재밌고, 궁금했다. 대본을 한번 읽고, 한번 다시 읽었다. 그 정도로 대본이 재밌었기 때문에 확실히 배우들은 초반 시청률이 어떻든 좋은 평가를 받겠다는 생각이 있었다. 다들 똑같은 마음으로 들어왔다”고 언급했다.
그런가 하면, 같은 시기 방영된 ‘놀아주는 여자’는 화제성은 높지만 화제성은 낮은 상황이다. 이런 부분에 아쉬움은 없을까. 그는 “그런건 정답이 없다고 생각한다. 무수한 작품, 매체든 미덕과 베네핏, 장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거에 연연하기 보다 이것의 미덕이 무엇이고, 부족한 지점이 무엇인지 성찰하고, 일희일비하지 않고 고취되지 않으면서 스스로 의미를 부연하고 찾아가는 게 하나의 태도라는 생각이 깊게 들더라. 뭐가 맞는지 모르겠다고 혼란스러워하기 보다 거기에 장점들을 파악하고, 단점은 고치고 경계하고 배우생활을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놀아주는 여자’에서도 법조인 역할을 맡으면서, 배우로서 이미지가 고착화되는 점에 대한 고민은 없었냐는 물음에 “그런 지점은 사실 본질 외적인 부분이라 크게 신경을 쓰진 않았다. 무엇보다 제 연기가 똑같고, 경계되고 두려운 지점이긴 한데. 그런 부분에 대해 더 생각하고, 경계하는 게 제 숙제다. 검사 역할이 또 올 수도 있고, 캐릭터가 다르다면 저는 또 법조계 인사를 하는데 있어서 큰 부담은 없을 것 같다. 직업군일 뿐이지 크게 경계하거나 함몰된다는 생각은 없었다”고 솔직한 생각을 드러냈다.
한편, SBS 금토드라마 '커넥션'은 지난 6일 종영했다. /cykim@osen.co.kr
[사진] 제이와이드컴퍼니, SBS ‘커넥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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