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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리 축구' 논란→'땅명보' 인신 공격까지…10년 전 아픔, 갚을 기회 잡은 홍명보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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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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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홍명보 감독의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직 복귀는 10년 전 브라질 월드컵에서 한국 월드컵사 최악의 패배 중 하나를 겪고 쫓겨나듯 물러났던 지도자가 다시 한 번 월드컵 도전의 기회를 잡았다는 점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실제 홍 감독은 자신의 감독 인생에서 브라질 월드컵이 큰 교훈이 됐다는 점을 부인하지 않는다.

홍 감독은 지난 2022년 10월 K리그 대상 시상식에서 울산을 K리그1 우승으로 이끈 공로를 인정받아 감독상을 수상한 뒤 브라질 월드컵을 떠올렸다.

그는 "브라질 월드컵에서 저는 감독으로 실패했지만, 이 역시도 제게는 중요한 과정이었다"고 돌아본 것이다.

홍 감독은 "(감독으로서) 다른 시간은 대체로 좋은 시간이었지만 브라질에서는 그러지 못했다. 그래서 그때 시간을 항상 가슴 속에 넣고 지내고 있다"고 했다. 실제로 홍 감독은 지난 2006년 대표팀 코치로 지도자의 길을 걷기 시작한 뒤 성공 가도를 질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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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이집트에서 열린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8강에 올라 성공적인 감독 데뷔를 이뤘고, 당시 멤버들 위주로 올림픽 대표팀을 꾸려 2012 런던 올림픽에서 한국 최초, 아시아 두 번째 올림픽 남자축구 본선 동메달을 일궈냈다.

그러나 2013년 6월 최강희 감독 후임으로 대표팀 사령탑으로 선임된 홍 감독은 1년 뒤 브라질 월드컵에서 지도자 경력 중 최악의 시기를 겪었다. 개막 전부터 최종 엔트리에 런던 올림픽 멤버 12명을 넣었고, 특히 소속팀에서 전혀 뛰질 못하는 공격수 박주영 포함을 강행하면서 '의리 축구' 논란을 자초했다.

결국 대표팀이 국민들 지지를 받지 못하는 가운데서 러시아와 첫 경기를 1-1로 비겨 한 숨 돌리는 듯 했으나 알제리와 2차전에서 전반에만 3골을 내주며 와르르 무너진 끝에 2-4로 졌다. 이어 벨기에와 3차전에선 숫적 우세에도 불구하고 0-1로 패하면서 1무 2패로 조별리그 탈락한 채 귀국했다. 홍 감독과 대표팀 선수들이 돌아오는 인천국제공항 귀국장에선 누군가가 엿을 던지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대한축구협회는 브라질 월드컵 실패 뒤 본선 1년 앞두고 대표팀 감독을 맡아 시간이 충분하지 않았다는 판단 아래 홍 감독을 유임하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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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결정으로 여론은 더욱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됐다. 특히 홍 감독은 브라질 월드컵 직전 경기도 성남에 땅을 보러다녔다는 황당한 보도까지 터지면서 인신 공격까지 받게 되자 결국 사임했다.

그런 홍 감독에게 국가대표 사령탑 성적을 변화시킬 기회가 10년 만에 찾아왔다.

홍 감독은 이후 대한축구협회 전무이사를 맡으면서 행정가의 길도 걸었고, 2021년부턴 울산 HD 감독을 맡아 K리그 사령탑도 지냈다. 2022년과 2023년 연달아 울산의 K리그1 우승을 이끌면서 홍 감독은 대표팀 감독을 다시 맡을 정도로 체급을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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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팬들 지지도 상당히 회복한 것 역시 빼놓을 수 없다. 특히 2년 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원정 경기에서 울산이 동남아 팀에 패한 뒤 라커룸에서 선수들을 강하게 질책하면서 "이게 팀이야?"라고 외치는 장면은 이후 울산 구단 다큐멘터리로 제작돼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국내 축구팬들에게 근엄한 이미지 외에 드라마처럼 극적인 이미지, 요즘 시대에 맞는 예능 이미지까지 더해진 것이 사실이다.

현재 대표팀 면면이 개개인 기량을 유럽에서도 다수 통할 정도로 빼어나지만 조직력이나 '원 팀' 결합 능력이 떨어진다는 점 역시 홍 감독의 리더십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평가받는 이유다.

한편으론 울산을 지휘하면서 MZ 세대로 대변되는 젊은 선수들과 교감했던 홍 감독이 손흥민(토트넘),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황희찬(울버햄프턴)은 물론이고 이강인(PSG), 배준호(스토크 시티) 등 톡톡 튀는 20대 초반 선수들과 어떻게 어울릴지 궁금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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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대한축구협회, 엑스포츠뉴스DB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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