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면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세가 둔화하고 있고 특히 고금리에 따른 서민들의 부담이 장기화되는 등의 이유로 본격적인 인하 검토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당국은 글로벌 경기불확실성이 여전하다는 점에서 신중한 접근을 거듭 강조하는 모습이다.
[서울=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4.05.23 photo@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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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금융통화위원회는 오는 11일 정례회의를 개최하고 기준금리를 결정할 예정이다. 금통위는 지난해 1월 기준금리 0.25%p 인상을 결정한 이후 지난 5월까지 11회 연속으로 동결하며 현 3.50%를 1년 6개월 가량 유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에도 동결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가장 중요한 기준인 미국 연방준비위원회(연준)가 여전히 동결 기조를 유지하고 있고 미국 대선에 따른 리스크에 글로벌 경기침체 등 대외변수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급증하는 가계대출이 불안요인이다. 전 금융권에서 4월 4조1000억원, 5월 5조4000억원 등 두달만에 9조원 이상이 증가했다. 특히 같은 기간 은행권에서만 11조원이 급증하는 등 증가세가 심상치 않다. 금융당국은 은행들을 소집해 각별한 관리를 요구한 상태다.
이에 이달초부터 KB국민은행 주담대 가산금리를 0.13%p 인상하고 하나은행은 주담대 감면금리폭을 최대 0.2%p 축소하는 등 주요 시중은행들이 즉각적인 조치에 나서고 있다.
이는 금리를 높여 대출을 줄이겠다는 취지인데, 실제로 6월말 기준 5대 은행 가계대출잔액은 708조5700억원으로 5월말 대비 5조3400억원 증가했다. 지난해말과 비교하면 16조1600억원이나 늘어난 규모다.
여기에 최근 부동산 경기 반등과 9월 스트레스 DSR 도입 등 규제 강화 조치 등을 맞물리며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수요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기준금리까지 인하할 경우 GDP 대비 93%까지 끌어내린 가계부채가 다시 100%를 넘어설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이달 금통위에서도 기준금리 동결을 전망하는 이유다.
반면 인하를 압박하는 여론도 서서히 커지고 있다.
우선 물가 하향 안정세를 주목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6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대비 2.4% 오르며 11개월만에 가장 낮은 상승률을 기록했는데, 이창용 한은 총재는 5월 금통위 직후 금리 인하를 고려할 수 있는 물가상승률 기준으로 2.3~2.4%를 제시한바 있다.
물가상승세가 4월 2.9%를 시작으로 5월 2.7%에 이어 6월까지 둔화 흐름이 3월째 이어지고 있고 당국이 제시한 기준에 근접한만큼 본격적인 금리인하를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정치권의 인하 압박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는 점도 변수다.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서민 고통 완화를 이유로 총선 이후 지속적으로 기준금리 인하를 요구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여당 역시 당대표 출마를 선언한 주요 인물을 중심으로 인하 필요성을 언급하는 사례도 많아지고 있다. 단계적인 인하 검토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KB증권 임재균 연구원은 "이번 금통위로 동결을 예상한다. 2분기 민간소비 둔화가 예상되지만 실질적인 성장률은 25일에 확인할 수 있는데, 데이터 확인에 앞서 인하를 주장하기에는 부담스럽다. 물가상승률 둔화를 이유로 인하 주장이 나올수는 있겠으나 소수의견이 개진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이달 금통위에서 8월 인하 시그널을 보내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6월 미국 소비자물가가 시장 예상보다 둔화될 경우 9월 인하 가능성은 높아지겠지만 반대로 둔화되면 인하에 대한 의구심이 형성되면서 금리를 반등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peterbreak2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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