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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시가 1위 PH129, 고급주택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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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판원 “내부발코니 전용 미포함”

시행사 취득세 불복 심판청구 인용

강남구청, 시행사 부과 230억 취소

헤럴드경제

강남구 청담동 ‘더펜트하우스청담’모습 [현대건설 홈페이지 캡처]


국내 공시지가 1위 공동주택인 PH129(더펜트하우스청담)가 세법상 ‘고급주택’이 아니라는 조세심판원의 결론이 나왔다. 거실 또는 침실로 사용하고 있는 내부 발코니를 전용면적에 포함하지 않은데 따른 결론이다.

3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조세심판원은 PH129를 시행한 A사가 강남구청을 상대로 제기한 약 230억원 가량의 취득세 불복 심판청구를 최근 인용 결정했다.

이번 결정을 통해 강남구청은 A사에 부과한 약 230억원의 취득세를 취소하고 심판원의 취지에 맞게 금액을 재산정해야 한다.

PH129는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위치한 총 29가구 규모의 최고급 빌라로 2020년 준공됐다. 지난 3월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시·도별 공동주택 공시가격 상위 10위 단지’에 따르면 더펜트하우스청담(PH129) 전용면적 407.71㎡ 공시가격은 164억원으로 평가돼 전년(162억4000만원)보다 1억6000만원 올랐다.

2020년 8월 준공 당시 시행사는 총 42억원의 취득세를 강남구청에 신고 후 납부했다. 전용 273.96㎡ 27채에 대해서는 표준세율 약 3%를 적용해 25억여원, 전용 407㎡ 펜트하우스 2채에 대해서는 중과세율 약 11%를 적용해 17억여원으로 계산한 금액이다.

펜트하우스에 취득세 중과세율이 적용된 이유는 지방세법 때문이다. 지방세법은 취득세를 산정할 때 전용 245㎡(복층은 274㎡)를 초과하는 경우 ‘고급주택’으로 분류하고 일반 세율의 3배를 부과하도록 하고 있다. 트하우스 2채는 274㎡를 훌쩍 넘겨 ‘고급주택’으로 분류돼 중과세율을 적용받지만 나머지 27채(복층)는 0.04㎡ 차이로 표준세율을 적용받은 것이다.

과세관청인 강남구청은 이를 ‘꼼수’로 봤다. 법은 외부로 돌출된 발코니만 전용면적에서 제외하도록 하고 있는데, 이미 거실의 일부로 실내 공간화한 발코니 부분과 세대별 지하창고를 전용면적에 합산해야 한다는 것이다. 즉 이들을 합하면 전용면적이 약48㎡가 추가돼 나머지 27채도 ‘고급주택’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27채에도 중과세율을 적용하면서 강남구청은 시행사에 취득세 총 230억여원을 부과하라고 고지했다. 애초 취득세 42억여원의 5배가 넘는 액수다.

이에 A사는 “내부형 발코니도 외부로 돌출된 발코니와 동일하게 봐 전용면적에서 제외된다”며 2022년 11월 심판청구를 제기했다.

조세심판원은 “(PH129 발코니는) 본체와 유사한 내부공간으로 변모돼 왔음에도 행정청은 발코니에 해당한다고 봐서 인허가를 해왔다”면서 “전용면적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시행사의 손을 들어줬다.

커튼월 공법으로 시공돼 내부에 위치한 발코니가 침실 또는 거실로 사용되더라도 그간 과세관청이 이를 전용면적에 포함시키지 않았으니 이같은 과세관행이 성립됐다는 것이다. 커튼월 공법은 도곡동 타워팰리스, 잠실동 갤러리아팰리스, 63빌딩 등 주상복합에서 주로 활용하는 방식이다. 내부에 기둥이 있고 외벽은 뼈대에 유리로 된 커튼을 갖다 붙였다고 이해하면 된다.

또 조세심판원은 지하창고 역시 주택 본채와 직접 연결되지 않았고, 특정 세대가 전용으로 사용한다고 볼 수 없어 공용면적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국내 최고가격을 자랑하는 공동주택 단지도 ‘고급주택’으로 분류해 세금을 부과하지 못하자 제도적 정비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정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고급주택을 나누는 기준이 일반인들의 법감정과 괴리가 있다”면서 “주택가격의 양극화가 심해지는 지금이 전용면적 산정 방식의 제도적 정비가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서영상 기자

s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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