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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0 (토)

이슈 국회의원 이모저모

"어대한으론 안돼 … 黨 폭파하듯 바꿀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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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윤상현 의원이 3일 국회의원 회관에서 매일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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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8대부터 2024년 22대 총선까지 윤상현 의원은 인천에서 다섯 번의 선거를 내리 이겼다. 윤 의원이 무소속을 포함해 5선 고지에 오를 동안 국민의힘은 수도권에서 당세가 급격히 기울었다. 2008년 당시 한나라당은 수도권에서 보수정당 사상 최고 성적(111석 중 81석)을 냈다. 하지만 지난 4월 총선에서 국민의힘은 수도권 122석 중 겨우 19석을 건졌다.

당의 흥망성쇠를 지켜본 윤 의원은 당대표 선거에 도전하며 '보수 혁신'의 기치를 높이 들었다. 윤 의원은 3일 매일경제와 인터뷰에서 "변화와 혁신은 당을 위해 필요하고 윤석열 정부를 위해서도 필요하지만 개인적 생존을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며 "국민의힘이 혁신하지 않으면 나도 장래를 보장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위기론부터 꺼냈다. 윤 의원은 당을 제대로 혁신하기 위해서는 자신과 같은 '언더도그'가 대표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어대한'(어차피 대표는 한동훈)으로 흐르면 변화는 없다. 줄 세우기 정치를 하고 있지 않냐"며 "나는 '나란히 앞으로 서라'가 아니라 '나란히 앞으로 가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당 대표에 도전하는 이유는.

▷수도권 민심을 파악해 우리가 먼저 선제적으로 전략을 세워야 하는데 아무도 하지 않는다. 관심도 없고 줄서기에 바쁘다. 목마른 사람이 우물을 파듯이 나처럼 정치적 생명을 위협받는 사람이 나서는 수밖에 없다. 비겁함과 이기심이 만연한 당 중앙을 폭파할 정도로 창조적 파괴를 해야 우리 당이 살아난다. 깨어 있는 당원, 시민과 함께 혁명을 하겠다. 나부터 먼저 기득권을 내려놓겠다.

―당선 가능성 얼마나 된다고 보나.

▷이준석 전 대표도 언더도그였다. 언더도그인데 이기면서 변화와 혁신의 상징이 됐다. 진짜 이 당이 이기기 위해서는 언더도그가 올라와야 한다.

―원내 중진이 돼야 한다고 했는데.

▷당원들의 자존심 문제다.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에게 진 분들이 우리 당대표를 하는 건 우리 당원들의 자존심을 위축시키는 일이다. 한동훈·원희룡 후보는 대권으로 가기 위한 정치 일정 속에 징검다리로 당대표를 하려는 것 아닌가. 지금 두 분은 자숙과 성찰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원외대표는 한계가 있다. 전장이 국회인데 원외대표는 본회의장에도 못 들어간다. 매번 원내 전략을 짜야 하는데 대표가 밖에 있으면 어떡하나. 최근 역사를 보면 원외가 대표를 할 때는 당대표와 원내대표 간 갈등도 많았다.

―나경원 후보도 원내 중진인데.

▷나 후보는 판사 출신이고, 저는 외교안보 전문가라는 차이가 있다. 나 후보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앞장을 섰지만 저는 탄핵에 반대했다.

―당세가 꾸준히 약화되고 있다.

▷시대 변화를 제대로 따라가지 못했다. 민생 정당을 표방하면서도 민생 문제에 대해 뚜렷하게 대처한 적이 없다.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에 어필하는 전략, 메시지, 공약이 없다. 민주당은 호남을 기반으로 하지만 당 지도부가 대부분 수도권이다. 진지를 수도권에 구축한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영남 중심의 체질을 탈피하지 못했다. 그래서 당세가 계속 쪼그라들고 지금도 계속 진행 중이다.

―정책 이슈도 민주당이 선점했다.

▷확고한 리더십이 없었기 때문이다. 결국 답은 현장에 있다. 당대표가 된다면 의원들을 민생 현장으로 계속 돌릴 것이다. 현장에서 받은 민원을 정치권에서 수렴하려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당심과 민심에 다가갈 비책은.

▷첫째는 가치 정당, 둘째는 민생 정당, 셋째는 혁신 정당으로 변화해야 한다. 우리 당은 이념적 동지의식이 없고 이익집단 성격이 강하다. 그러다보니 박 전 대통령 탄핵이든, 이준석 전 대표 퇴출이든 뺄셈 정치를 한다. 이념적 자유 민주주의에 투철한 가치 정당을 만들겠다. 여의도연구원을 혁파해 당의 이념적 좌표를 제시하도록 하겠다. 민생 정당을 위해서는 민생위원회, 약자위원회, 쓴소리위원회를 만들겠다. 당원과 국민에게 군림하는 DNA를 서비스를 제공하는 DNA로 바꾸겠다. 당원이 당 주인이 되는 혁신 정당을 만들겠다. 당원 소환제와 당원 신문고제를 도입하겠다. 사무총장은 원외 당협위원장에게 맡기고, 지구당을 부활시키겠다. 광주에 제2당사를 개설하겠다.

―지금이 혁신하기 좋은 시점인가.

▷우리가 지난 총선에서 궤멸적 참패를 경험했기 때문에 지금이 혁신 타이밍이다. 이런 참패에 대해 어느 정도 예견을 하고 쓴소리도 했다. 그런데 당은 비겁하게 침묵했다. 이 순간에도 당은 처절한 몸부림 없이 '공동묘지의 평화'처럼 사실상 죽어 있다. 졌을 때 빨리 혁신하고 변화해야 하는데 벌써 총선이 끝난 지 80일이 넘었다. 전당대회가 끝나면 변화와 혁신의 동력은 사라진다. 진짜 혁신하려면 당장 총선백서부터 전당대회 전에 빨리 공개해야 한다. 특정인 눈치를 보느라 백서를 내지 못하면 안 된다.

[신유경 기자 / 박자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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