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전국당원대회준비위원회 제1차 회의가 지난 27일 오전 국회에서 열려 이춘석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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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의 8·18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 전당대회준비위원회(전준위)가 국회의원·지방자치단체장 등 중앙위원들이 판단해온 최고위원 예비경선에 권리당원 표심 비중을 크게 높이면서, 최고위원 선거가 초반부터 ‘당심 경쟁’으로 치러지게 됐다. 이재명 대표의 연임 공식화로 당대표 선거가 맥없이 치러지는 가운데, 최고위원 선거마저 ‘강경파들만 득세하는 게 아니냐’는 예상이 나온다.
민주당의 한 재선 의원은 30일 한겨레에 “통상 중앙위원회가 결정하는 최고위원 예비경선에서 민심과 동떨어진 후보를 골라내는 작업이 이뤄졌는데 이번 예비경선에서 중앙위 50%, 권리당원 50% 룰을 도입하면서 최소한의 견제 장치마저 사라진 것 같다”며 “예비경선이 거칠어질 것은 불 보듯 뻔하다”고 말했다. 원래 최고위원 예비경선에선 9명 이상의 후보가 출마한 경우 국회의원·지자체장 등 400여명의 중앙위원이 ‘컷오프’를 결정해왔는데, 지난 28일 전준위가 중앙위원 권한 절반을 권리당원(6개월 이상 당비 납부 당원)에게 넘긴 까닭이다. 전준위 관계자는 “당원 중심 정당으로, 당원권 강화를 시스템화하기 위한 작업이라서 이견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계파의 이해에 민감한 중앙위원들이 결정하는 예비경선 컷오프를 두고 ‘그들만의 리그’라는 비판도 없지 않았다. 다만 그런 만큼 중앙위가 특정한 구도에 쏠리지 않는 ‘균형추’ 구실을 해온 것도 사실이다. 특히 이번 전당대회의 경우 ‘이재명 일극체제’ 속 친이재명계를 표방한 후보들만 줄 선 최고위원 경선에서 예비경선은 “비교적 합리적인 인사를 경선에 남기고 옥석을 가릴 계기가 될 것”(서울 재선 의원)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7월14일로 예정된 예비경선에서도 당심이 크게 작용하게 되자, 선거 초반부터 컷오프를 피하고 당원들에 구애하기 위한 ‘강경 발언’이 쏟아질 거란 전망이 나온다. 최고위원 경선엔 이날까지 강선우(재선)·김병주(재선)·한준호(재선) 의원과 원외인 정봉주 전 의원, 김지호 부대변인이 출마 의사를 밝혔고, 김민석(4선)·전현희(3선)·이언주(3선)·민형배(재선)·이성윤(초선) 의원 등의 출마가 거론되고 있다.
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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