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민 86% “익충 아닌 해충”
42% “위생해충보다 스트레스 극심”
42% “위생해충보다 스트레스 극심”
서울시민 86%가 러브버그(붉은등우단털파리)를 ‘해충’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26일 서울연구원에 따르면 서울시민 대다수가 러브버그를 ‘해충’으로 여겼다. 86%가 ‘익충으로 알려졌지만, 대량 발생으로 (시민에게) 피해를 끼치면 해충’이라고 답했다. 나머지 14%만이 ‘이로운 곤충이기 때문에 대량 발생 시 피해가 발생하더라도 (익충이라는) 인식은 변함이 없다’는 입장이었다. 이 조사는 여론조사업체 엠브레인이 서울시민 1000명을 상대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다.
설문에 참여한 시민들은 러브버그로 인한 스트레스를 호소했다. 전체의 52%는 ‘위생해충과 유사한 정도의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했고, 42%는 ‘대량발생 시 위생해충 보다 더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답했다.
러브버그는 ‘공포·불쾌감을 유발하는 벌레’ 순위에서도 바퀴벌레(66%·중복선택), 빈대(60.1%)에 이어 세 번째(42.6%)였다.
익충으로 알려졌지만 러브버그에 대한 정보를 인지하고 있다고 응답한 시민은 27%에 불과했다. 서울시가 실시하는 유행성 도시해충 방제 노력 정도에 대해서는 64%가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시내 러브버그 관련 민원이 폭증해 올해 역시 8121건으로 전년 대비 약 45% 증가했다. 2022년엔 4418건, 지난해엔 5600건이었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지난 18일 각 자치구에 빈대 예방 및 방제 지원사업 대상으로 러브버그 등을 확대하고 방제 예산으로 1000만원을 교부했다.
문제는 러브버그 같은 신종벌레에는 아직 구체적인 방역 기준이 없어 지방자치단체들이 우왕좌왕하고 있다는 점이다. 서울시의회 보건복지위원 소속 윤영희 시의원(국민의힘)은 “현재 관리대상 해충 범위가 질병매개곤충(모기, 파리, 바퀴벌레 등)과 쥐, 위생해충 등에 한정돼 행정적인 사각지대가 존재하고 있다”며 “러브버그, 팅커벨과 같은 대량 발생으로 시민에게 불쾌감과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곤충과 빈대 등 일상생활에 불편 유발 가능성이 있는 곤충 등을 포함할 수 있도록 법률과 조례가 정비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선주 서울연구원 도시환경연구실 부연구위원도 “해충의 범위를 확장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김 부연구위원은 “현재 해충 관리 법령에서의 ‘건강영향’ 개념도 재정립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과거엔 전염병 예방인 ‘신체건강’이 주요 관심사였다면, 최근엔 ‘정신건강’도 중요성이 강조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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