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아특례대출 시행후 9억 이하 아파트 거래량 증가
9억 아래서 가격 밀어올리는 효과도
"서울 외곽·수도권 가격 상승…갈아타기 수요에 순환매 장세 나타날수도"
서울시 9억원 이하 실거래 건수 (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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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서울 9억원 이하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지난달 2026건을 기록했다. 신생아특례대출이 시행된 1월29일 이후 9억원 이하 아파트 거래량이 대폭 늘었다. △1월 1363건 △2월 1298건 △3월 2006건 △4월 2000건 △5월 2026건으로 증가추세를 보였다.
9억원 이하 아파트를 찾는 수요가 증가하면서 아파트 가격을 밀어 올리는 효과도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시 9억 이하 아파트 가구 비중은 지난 1월 39.6%였는데 지난 3월에는 40.2%까지 늘어났고 이달 들어서는 39.8%를 기록했다. 똘똘한 한 채로 수요가 몰리고 집값이 오르는 상황에서도 9억원 이하 비중은 오히려 늘어났다. 신생아특례대출 대상인 9억원을 넘지 않는 선에서 가격 상승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서울 노원구 월계동 한진한화그랑빌 전용 84㎡는 지난 1월 8억 500만원에 매매가 됐는데 이달에는 8억 9500만원에 손바뀜이 나타났다. 강동구 둔촌동 현대4차 전용 84㎡ 또한 지난 2월 8억 1000만원에 거래됐는데 지난달에는 8억 9000만원에 매매거래가 체결됐다.
신생아 특례대출은 대출 신청일 기준으로 2년 이내에 출산·입양한 무주택 가구나 1주택 가구(대환대출)에 연 1~3%대 저리로 최대 5억원까지 주택 구입자금과 전세자금을 대출해주는 제도다. 가격 9억원 이하, 전용면적 85㎡ 이하가 구입자금 대출 대상 주택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신생아 특례 대출이 시행된 올 1월 29일부터 4월 말까지 석 달간 1만 4648건, 3조 9887억원(구입 자금 기준) 규모의 대출 신청이 접수됐다.
올해 3분기부터 소득 기준을 부부 합산 소득 1억 3000만원에서 2억원으로 대폭 완화하는 만큼 9억원 이하 중저가 아파트 매물을 찾는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내년부터는 부부합산 소득 요건을 연 2억 5000만원으로 늘리면서 사실상 소득 제한을 폐지하는 만큼 9억원 이하 주택을 찾는 발길은 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정부의 정책 대출로 인해 중저가 아파트 가격이 자극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책 대출을 받을 수 있는 9억원을 중심으로 박스권에서 움직일 것이란 전망이다. 저출생으로 인해 대출 수혜를 받는 대상은 한정적이지만 고금리에 거래가 줄어든 상황이기 때문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앞서 정책금융상품인 ‘보금자리론’이 출시됐을 당시에도 서울 외곽 저가 아파트 가격이 6억원선에 근접하며 오르기도 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연구위원은 “부부합산소득구간을 늘리지만 주택가격을 9억원으로 제한했기 때문에 마용성, 강남권은 영향이 없고 서울 외곽이나 수도권 아파트 가격이 올라갈 것”이라며 “수요가 늘어나기 때문에 시장에 온기를 불어넣는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9억원 아파트를 매도한 사람이 상급지로 갈아타기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순환매 장세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대상 자체가 한정적이기 때문에 시장 전체에 영향을 미치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연구원은 “9억원 이하 매물이 빠르게 소진되겠지만 접근 가능한 금액대가 한정적이고 대출 가능 대상 또한 정해져 있기 때문에 시장 전체를 움직일 만큼 수요가 많지 않다”면서 “9억원이 넘으면 대출을 받을수 없기 때문에 가격이 박스권에 갇히는 형태에서 움직일 것”으로 내다봤다.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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