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한국문화원 ‘길 위의 인문학’
‘조선통신사’ 주제로 세이켄지 답사
“48명 모집에 541명 신청 큰 관심”
“원래는 6폭이었습니다. 조선, 일본과 관련된 소재를 대칭해 3폭씩 그렸죠. 지금 남아 있는 건 조선, 일본 화조도 각 1폭, 조선의 낙산사와 금강산를 그린 각 1폭입니다. 일본을 소재로 한 그림 2점은 무엇이었을까요?”
22일 일본 시즈오카현 세이켄지에서 주일 한국문화원이 주최한 답사에 참가한 답사객들이 조선통신사의 시, 글씨 등을 새긴 현판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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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사객들의 대답은 세이켄지와 후지산이었다. 전문가들도 그렇게 추정한다. 낙산사에 대칭한 게 병풍 소장처인 세이켄지다. 후지산이라면 조선을 대표하는 명산 금강산에 견줄 만한 데다 시즈오카에서 볼 수 있다. 조선 화공 김유성이 그린 이 그림들이 세이켄지에 자리 잡은 건 1764년 조선통신사의 일본 방문 때였다.
주일 한국문화원이 이날 개최한 ‘길 위의 인문학’의 주제는 조선통신사다. 세이켄지는 조선통신사 일행들에겐 익숙했던 곳이었다. 12번의 방문 중 1회, 3회 때 숙박을 했고, 다른 방문 때에는 세이켄지를 언급한 기록을 남겼다.
조선통신사 일원으로 참가한 조선의 관료, 문인, 화가는 일본 지식인들과 교류하며, 혹은 일본인들의 요청에 따라 작성한 많은 시와 그림, 글씨, 필담자료를 남겼다. 세이켄지 본당에는 그들의 시, 글씨 등을 새긴 여러 점의 현판이 걸려 있다. 다른 건물의 편액 ‘瓊?世界’(경오세계)는 “조선, 일본이 두 개의 구슬처럼 세상을 밝히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세이켄지 소장 조선통신사 관련 기록물은 2017년 한·일 양국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공동 등재한 ‘조선통신사에 관한 기록’에 포함되어 있다. 총 111건 333점 중 일본에 209점이 있고, 이 중 48점이 세이켄지 소장품이다.
공형식 주일 한국문화원 원장은 “한·일 문화교류의 상징인 조선통신사와 관련된 역사를 알리기 위해 답사지를 세이켄지로 정했는데 48명 모집에 541명이 신청해 큰 관심을 확인했다”며 “조선통신사와 당시 교류했던 일본인들이 남긴 발자취를 통해 양국 우호의 마음이 쭉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시즈오카=글·사진 강구열 특파원 river91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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