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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0 (토)

이슈 미국 46대 대통령 바이든

미 대선 첫 TV 토론 '동전 던지기'…바이든, 연단 오른쪽 택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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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지난 2020년 미국 테네시 내슈빌에서 열린 대선 토론에서 조 바이든 후보(오른쪽)가 도널드 트럼프 후보를 공격하고 있다. 당시에도 바이든 후보는 연단의 오른쪽 자리를 택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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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7일(현지시간) 열릴 미 대선 첫 TV 토론에서 자리 선정과 규칙 등을 두고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간 신경전이 치열하다.

토론을 주최하는 미 CNN 방송은 토론 당일 바이든이 연단의 오른쪽에 서게 될 것이라고 22일 밝혔다. 이는 '동전 던지기'를 통해 우선권을 얻은 바이든 선거 캠프 측의 선택이다. 대신 트럼프는 토론을 마칠 때 바이든에 이어 마지막 발언을 할 기회를 얻게 됐다.

이런 바이든 캠프의 선택에 대해 데일리비스트 등 현지 매체들은 "무대 연출 이론상 중요한 결정"이라고 분석했다.

연단 오른쪽에 서게 되면 TV 중계 화면에서도 오른쪽에 배치되는데, 두 인물이 나란히 나오는 구도에서 시청자들은 본능적으로 오른쪽에 시선이 간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트럼프가 아무리 발언을 독점해도 오른편의 바이든에게 더 오래 시선이 머물 것이라고 봤다.

또 심리적으로 오른편에 있는 사람이 더 강력한 위치에 있는 것처럼 보이는데, TV 토크쇼에서 진행자가 게스트 오른쪽에 있는 것도 이런 이유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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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0년 미국 대선 2차 토론 당시 시민들이 조 바이든 후보(오른쪽)와 도널드 트럼프 후보간의 논쟁을 TV화면을 통해 지켜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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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분간의 토론 뒤 마지막 발언권을 얻게 된 트럼프 역시 불만은 없을 거란 분석이다.

이와 관련, 지난달 트럼프는 뉴욕 맨해튼 형사법원에서 유죄 평결을 받을 당시 검사가 마지막 발언을 하는 게 일반적인 관행인데도 이에 대해 불평했다.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에 "어째서 부패한 정부(검사)가 나에 대한 소송에서 최종 변론을 하게 하면서 내 변호사에겐 허용되지 않는가. 매우 불공평한 마녀사냥"이라는 글을 올렸다.

양 캠프는 자신의 발언 순서가 아니면 마이크를 꺼둔다는 토론 규칙에도 합의했다. 지난 2020년 대선 1차 TV토론에서 트럼프는 바이든의 발언 도중 수시로 끼어들고 방해했다. 사회자가 말렸지만, 흥분한 두 후보가 동시에 목소리를 높이는 통에 토론회가 난장판이 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때문에 2차 토론 때는 각 후보에게 답변 시간을 보장하고, 상대방 발언 때 끼어들지 못하도록 마이크를 차단했다. 이번에는 처음부터 그런 안전장치를 마련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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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7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열릴 첫 대선 토론회의 진행을 맡을 CNN의 제이크 태퍼(왼쪽)와 다나 배시. 토론에 영향을 미칠 응원이나 야유를 방지하기 위해 청중 없이 진행키로 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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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토론에 영향을 미칠 응원이나 야유를 막기 위해 청중 없이 진행하기로 했다. 이 두 가지 조처 모두 바이든 측의 요청이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지난 대선 당시 트럼프의 지지자들은 바이든이 무선 이어폰을 착용한 합성 사진을 인터넷에 올리며 '토론 때 누군가의 코치를 받았다'는 허위 정보를 유포했다.

이런 논란을 차단하기 위해 이번 토론에선 소품이나 미리 작성한 원고를 사용할 수 없게 했고, 각 후보에게는 펜, 메모장, 물 한 병만 허용하기로 했다. 또 중간 광고를 위한 두 번의 휴식 시간 때도 후보들은 참모들과 접촉해서는 안 된다.



"바이든이 누리던 선거자금 우위 사라져"



한편 미국 대선 역사상 처음인 전·현직 대통령의 TV토론을 앞두고 양 캠프에는 기록적인 돈이 몰리고 있다.

미국 연방선거관리위원회(FEC)가 공개한 문서에 따르면 억만장자 사업가 티머시 멜런이 트럼프 캠프 측에 5000만 달러(약 695억원)를 기부했다고 NYT가 보도했다. 이는 그동안 공개된 기부금 중 최고액으로, 지난달 트럼프의 유죄 평결이 나온 직후 이뤄졌다. 미국의 금융 재벌 가문 출신인 멜런은 세 명의 대통령을 보좌하며 약 11년 간 재무장관을 지낸 앤드루 멜런(1855~1937)의 손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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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선거캠프 측에 5000만 달러(약 695억원)를 기부한 억만장자 티머시 멜런. 개인 기부로는 최고액이다. X(옛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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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측에선 민주당의 '큰 손'인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이 지난달 30일 1900만 달러(약 264억원)를 기부했다. 또 최근 로스앤젤레스와 버지니아에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을 비롯, 조지 클루니와 줄리아 로버츠 등 할리우드 스타가 총출동해 적극적인 모금 행사를 펼치고 있다.

바이든 캠프는 역대 어느 민주당 대선 후보보다 많은 금액을 모았다고 밝혔지만, 월간 모금액 면에서 지난 2개월 연속 트럼프 측에 밀리고 있다. 트럼프 유죄 평결 이후 공화당 측에 몰리는 자금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는 추세다.

워싱턴포스트(WP)는 바이든 캠프와 민주당이 한때 큰 폭으로 선거자금의 우위를 누렸지만 이제는 거의 사라졌다면서 "최근 선거자금 모금 결과로 트럼프가 더 큰 득표 작전을 펼치고, TV 광고도 더 많이 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워싱턴=김필규 특파원 phil9@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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