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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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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치해도 어휴~입 냄새…입병 없다면 '이 곳' 탈 난 것 [건강한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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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취 바로알기

충치·치주질환 상태 악화 시켜

부비동염·편도결석도 주요 원인

물 자주 마시면 구취 완화 도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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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인체에서 나는 온갖 안 좋은 냄새는 대인관계를 어렵게 하는 요소다. 그중에서도 입 냄새는 대화를 소극적으로 만들어 더욱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입 냄새 때문에 고민하는 사람들은 냄새를 없애려 더 열심히 양치하지만 나아지지 않는 경우도 많다. 단순히 이를 닦지 않아 생기는 문제라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입 냄새의 원인은 다양하다. 원인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대처하는 것이 필요하다.

구강 문제



가장 일반적이고 흔한 원인이다. 우선 입안, 치아 사이에 남아 있는 음식 찌꺼기가 세균에 의해 분해되는 과정에서 입 냄새가 생기고 더욱 심해진다. 즉 음식물이 구강 내에서 부패하면서 발생하는 가스들에 의해 입 냄새가 일차적으로 생기게 된다. 또한 구강 위생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 비위생적인 상태가 지속하면 치주 질환을 유발하는 박테리아들이 번식하게 된다. 즉 이런 박테리아들은 불쾌한 가스를 배출하고 이러한 가스로 인해 입 냄새가 발생한다.

충치나 치주 질환이 있다면 입 냄새는 더욱 심해진다. 구강 내 감염, 당뇨, 출혈 등이 있는 경우에도 고름, 혈액 등으로 인해 불쾌한 냄새가 생길 수도 있다.

치과 질환이 있는지 체크해 보고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입안이 건조하면 냄새가 더 악화하는 만큼 물을 자주 마셔주는 것이 좋다.

역류성 식도염

역류성 식도염 같은 소화기 내과적 문제도 입 냄새의 주범이다. 역류성 식도염은 위산이나 위액이 역류해 식도에 상처가 나고 염증이 생기는 질환을 말한다. 위와 식도 사이에 있으면서 위 속 음식물이나 위산의 역류를 막아주는 하부식도괄약근이 느슨해진 상태다. 이런 상태에서는 위장관에서 소화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서 형성된 가스가 역류해 구강을 통해 입 냄새로 느껴질 수 있다. 즉 트림했을 때의 역한 냄새가 올라오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질환이 확인됐다면 치료를 받는 것이 우선이다. 4~6개월 정도의 약물치료가 필요하다. 그리고 평소에 음식을 먹고 바로 눕거나, 배가 눌리는 옷을 입는 것은 피하는 게 좋다. 카페인이 들어가 있는 초콜릿·녹차·커피 등은 식도괄약근을 약화하므로 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부비동염

흔히 축농증이라고 말하는 부비동염은 코 옆에 있는 뼛속 빈 곳인 부비동에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침투해 염증이 생긴 것을 말한다. 우선 부비동염에 걸리면 코가 막혀 입으로 호흡하게 되면서 입안이 건조해지는데 건조한 입안 자체가 입 냄새의 원인 중 하나다. 무엇보다도 부비동염으로 인해 생긴 끈적끈적한 황록색의 비강 분비물이 입 냄새의 주원인이다. 이 분비물이 목 뒤로 넘어가는 후비루가 생기면서 입을 통해 지독한 냄새가 나게 된다. 부비동염의 경우 우선 약물치료를 하고 그래도 호전이 안 되면 수술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전신마취 수술로 3박4일은 입원해야 한다. 그리고 부비동염에 걸리지 않으려면 평소에 감기나 비염 치료를 제때 해줘야 한다.

편도결석

편도결석은 만성 편도염이 있는 경우 생기기 쉬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편도염을 자주 앓게 되면 편도에 있는 작은 구멍인 ‘편도와’에 음식물 찌꺼기가 끼고 세균이 잘 번식할 수 있는 환경이 되는데, 여기에 낀 음식물과 번식한 세균들이 뭉쳐서 만들어진 작고 노르스름한 알갱이가 바로 편도결석이다.

편도결석이 생기는 과정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 편도결석은 그 자체로 입 냄새의 주범이다. 지독한 입 냄새를 유발한다. 편도결석의 주된 증상 중 하나가 구취다. 약물치료가 있지만 재발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수술이 권장된다. 편도를 제거하는 ‘편도 적출술’이다. 매년 3회 이상 편도염을 앓거나 편도염 치료에 항생제를 써야 하는 경우에 고려한다.

간·신장 등의 이상

간과 신장은 우리 몸의 대표적인 해독 기관이다. 몸에 이롭지 않은 물질을 분해하거나 걸러주는 역할을 한다. 이들 기관에 문제가 생겼을 때 입 냄새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날숨에서 역하거나 퀴퀴한 냄새가 난다면 간 기능에 이상이 생겨서일 수 있다. 간 질환자의 입 냄새를 두고 ‘간성구취’ ‘간성악취’라는 말이 있다. 간에서 해독하지 못한 노폐물이 심한 입 냄새로 드러나는 것이다. 곰팡이 냄새나 계란 썩는 냄새, 시큼한 냄새로 표현되기도 한다.

신장(콩팥)에 이상이 있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신장이 제 기능을 못 하면 혈액 속 노폐물이 걸러지지 않고 폐를 통해 숨으로 올라오게 된다. 따라서 신장 질환이 있으면 입에서 오줌 지린내와 비슷한 냄새가 난다. 배출하지 못한 몸속 암모니아가 날숨으로 새어 나오기 때문이다. 입에서 화장실 냄새가 난다고 하는 것이 바로 이 때문이다. 참고로 당뇨가 심한 경우에는 숨을 쉴 때 달콤한 냄새나 아세톤 냄새가 날 수 있다. 따라서 원인 모를 입 냄새가 지속한다면 먼저 내몸에 질환이 있는 것은 아닌지 점검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우선이다.

도움말: 변수환 한림대성심병원 치과 교수, 정주현 가천대 길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류장훈 기자 ryu.jang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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