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바를 땐 먼저 이상 여부 확인
장보는 순서는 상온 보관 제품부터
규칙적 수분 섭취로 온열질환 예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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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은 겨울 못지않게 건강관리가 쉽지 않은 계절이다. 강하게 내리쬐는 햇빛에 덥고 습한 날씨면 기승을 부리는 균까지 더해져 각종 질병에 노출되기 쉽다. 야외 활동 중 벌에 쏘이거나 뱀에 물리는 사고도 빈번하게 일어난다. 건강을 지키고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여름철에 알아둬야 할 생활 수칙은 뭐가 있을까. 다섯 가지 키워드로 나눠 짚어 봤다.
자외선
차단제 처음 쓴다면 소량만 ‘쓱’
자외선 노출은 뼈 성장에 관여하는 비타민D 생성에 도움을 주지만 과도하면 피부와 눈 등에 손상을 가할 수 있다.
이를 막기 위한 자외선 차단제는 외출 30분 전에 바르고 2시간마다 덧바른다. 자외선 차단제의 기능은 자외선A(UVA) 차단 등급인 PA, 자외선B(UVB) 차단지수인 SPF로 구분하는데 PA의 +가 많고 SPF 수치가 높을수록 자외선 차단 효과가 크다. 단, 그만큼 자외선 차단 성분이 많아 피부가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으니 테스트 후 사용하는 게 좋다. 특히 어린이에게 제품을 처음 사용할 때는 손목 안쪽에 소량만 발라 이상 여부를 먼저 확인하도록 한다.
물놀이를 한다면 물에 쉽게 씻겨 나가지 않는 내수성, 지속 내수성 자외선 차단제를 눈여겨보자. 내수성 제품은 약 1시간, 지속 내수성은 2시간 동안 입수와 자연 건조를 반복해도 자외선 차단지수가 50% 이상 유지된다.
강한 자외선으로부터 눈을 지키기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 자외선은 눈 안쪽의 수정체·망막까지 도달해 안 질환을 유발할 수 있어서다. 여름철 눈 건강을 지키는 가장 간편한 방법은 선글라스 착용. 이때 렌즈 색이 짙다고 무조건 자외선 차단 효과가 높은 건 아니다.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안과 김용찬 교수는 “렌즈의 색상 농도는 75~80%로 사람 눈이 들여다보이는 수준이 좋다”며 “여기에 UVB는 99%, UVA는 50% 이상 차단하는 제품을 권한다”고 했다.
식중독
장 볼 땐 상온 보관 제품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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균이 번식하고 음식이 상하기 쉬운 여름은 식중독 사고가 빈발하는 시기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발표한 최근 5년(2019~2023)간 식중독 발생 현황을 보면 여름철인 6~8월 평균 환자 수는 2061명으로, 1년간 발생 환자(5151명)의 약 40%를 차지한다.
식중독에 걸리면 복통·설사·구토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이를 예방하는 기본 원칙은 개인위생 관리다. 조리 전과 식사 전, 화장실 이용 후에는 흐르는 물에 세정제로 30초 이상 손을 씻어야 한다.
장을 볼 때도 요령이 필요하다. 식약처는 되도록 1시간 이내 장을 보고 ▶상온 보관 제품 ▶과일·채소류 ▶냉장·냉동 제품 ▶육류 ▶어패류 순으로 식재료를 사길 권한다. 예컨대 라면이나 쌀을 먼저 사고 양파, 우유, 닭고기, 생선 등의 순으로 구입하는 식이다. 구매한 식재료는 최대한 빨리 냉장고에 보관해야 하는데 마트에서 집까지 30분 이상 걸린다면 아이스박스를 준비해 담아 가는 것도 좋다.
안전한 식품 보관법도 실천한다. 채소는 물기를 제거하고 씻은 채소와 그렇지 않은 것을 분리, 밀봉해 냉장 보관한다. 어류는 내장을 제거한 후, 흐르는 물로 씻어 물기를 없앤 다음 다른 식품과 닿지 않게 분리해 냉장·냉동 보관한다. 칼과 도마는 채소·육류·어류용 등 용도별로 구분해 쓴다.
무더위
카페인 다량 함유한 음료 피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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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여름 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기온이 올라가면 주의할 질환이 바로 온열 질환이다. 오랜 시간 뜨거운 환경에 노출돼 발생하는 급성 질환으로 두통과 어지러움, 근육 경련, 의식 저하 등을 야기한다.
온열 질환의 종류는 열사병·열탈진·열경련·열실신·열부종 등 다양하다. 이 중 가장 위험한 건 열사병이다. 체온을 조절하는 중추신경이 외부의 열 자극을 견디지 못해 그 기능을 상실한 상태다. 심한 경우 다발성 장기 손상 같은 합병증을 동반할 수 있고 치사율도 높다.
주요 증상은 건조하고 뜨거운 피부, 심한 두통, 오한, 메스꺼움 등이다. 주변에 의심 환자가 생기면 119에 신고 후 환자를 시원한 장소로 옮기고 옷을 느슨하게 해야 한다. 또 시원한 물을 적셔 부채로 몸을 식혀준다.
온열 질환을 막으려면 갈증을 느끼지 않아도 규칙적으로 물을 자주 마신다. 단, 신장 질환이 있을 때 한꺼번에 다량의 물을 마시면 부종, 저나트륨 혈증이 발생할 수 있으니 의사와 상담 후 섭취량을 조절해야 한다. 카페인이 다량 함유된 커피·탄산음료는 이뇨 작용으로 탈수를 유발할 수 있어 자제한다. 옷차림도 중요하다. 헐렁하고 밝은색의 가벼운 옷을 입고 햇빛 노출을 최소화하기 위해 챙이 넓은 모자, 양산, 쿨토시 등을 사용하면 좋다.
벌레
벌침 뺄 때는 손가락 사용 금물
여름에는 야외 활동 중 벌레나 뱀 물림 사고도 잘 일어난다. 벌레에 물리거나 쏘이면 해당 부위를 깨끗한 물로 씻어 감염 위험을 줄여야 한다. 호흡곤란, 심한 가려움과 두드러기 등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나면 즉시 병원을 찾는다.
벌에 쏘였다면 신속하게 벌침을 제거하는 과정도 거쳐야 한다. 빨갛게 부어오른 부위에서 점처럼 보이는 벌침을 찾은 다음, 신용카드 등으로 피부를 긁어내듯 살살 밀어내면 된다. 급한 마음에 손가락이나 주변에 보이는 핀셋·집게 등을 사용하는 일은 피한다. 침의 끝부분을 집다 오히려 벌침에 남은 독이 몸 안으로 더 들어갈 수 있다. 침을 제거하고 나서는 상처 부위에 얼음 주머니를 대 통증과 부기를 완화한다.
뱀에 물렸다면 독사 여부부터 확인한다. 순천향대 부천병원 응급의학과 한상수 교수는 “물린 부위에 2개의 이빨 자국이 있고 피부 변색, 부종, 수포 등이 나타나면 독사일 가능성이 크다”며 “이때는 물린 부위 위쪽을 끈이나 수건으로 느슨하게 묶고 물린 부위를 심장보다 낮게 유지한 채 의료기관으로 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물림 사고 예방법도 익혀두면 유용하다. 야외 활동을 할 때는 긴소매의 옷과 바지를 입고 양말을 착용해 피부 노출을 최소화한다. 되도록 밝은색 옷을 입고 풀밭에 눕는 일은 삼간다.
곰팡이
피부 얼룩덜룩해지면 어루러기 의심
무좀·어루러기 등 곰팡이로 인한 피부 질환도 여름철 달갑지 않은 불청객이다. 무좀은 곰팡이의 일종인 피부사상균으로 인해 야기된다. 여러 부위에 생기지만 발 무좀이 흔한 편이며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각질이 두꺼워져 긁을 때 가루가 떨어지는가 하면 진물, 악취가 나기도 한다.
발 무좀은 주로 다른 환자에게서 떨어져 나온 피부 껍질, 발톱 부스러기 등을 통해 감염된다. 발수건이나 실내화 등을 통해서도 옮는다. 따라서 수영장·목욕탕 등에서 불특정 다수가 쓰는 공용 물품 사용은 자제한다.
가천대 길병원 피부과 김희주 교수는 “곰팡이는 덥고 습한 환경을 좋아하기 때문에 땀이 차고 더운 발 상태를 유지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통풍이 잘되는 신발 여러 개를 번갈아 신는 것도 무좀 예방에 도움 된다”고 했다. 또 하루 한 번 이상 발을 깨끗하게 씻고 발가락 사이까지 말려 건조하게 유지한다. 치료 후에도 신발에 남은 곰팡이에 의해 무좀이 재발할 수 있으니 오래된 신발, 양말은 버리거나 항진균제 분말을 이용해 세척 후 이용한다.
어루러기는 곰팡이의 일종인 말라세지아가 피부 각질층에 과다 증식해 나타난다. 면역력이 떨어지거나 곰팡이가 자라기 좋은 환경이 되면 발생하며 미관상 큰 스트레스를 안긴다. 목과 가슴 등에 얼룩덜룩한 반점이 생겨서다. 색상은 회백색·갈색·붉은색 등 다양하다. 예방을 위해서는 자주 씻고 구석구석 잘 닦아 말려줘야 한다. 땀을 잘 흡수하는 면 소재 옷을 입어 피부를 건조하게 유지해도 좋다.
하지수 기자 ha.ji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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