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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리고 벤탄쿠르는 22일(이하 한국시간) 자신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2차 사과문을 올렸다. 이번엔 24시간 후 사라지는 글이 아니었다.
벤탄쿠르는 "인터뷰에서 손흥민을 언급했다. 오해가 있었다. 진심으로 사과한다. 손흥민과 이야기를 나눴다. 우리의 깊은 우정을 고려하면 이 문제는 안타까운 오해였단 걸 이해해줬다. 손흥민과는 해결했다. 하지만 내가 한 말에 불쾌한 감정을 느낀 사람이 또 있다면 진심으로 사과하고 싶다. 난 손흥민말고 다른 사람을 언급하진 않았다. 누구를 불쾌하게 만들 의도는 없었다"고 밝혔다.
FA(잉글랜드축구협회)가 징계를 논의하고 토트넘이 내보낼 수 있다는 이적설까지 터지자 마음이 급해졌다.
영국 매체 '팀토크'는 21일 "벤탄쿠르가 이번 여름 이적 시장에서 토트넘을 떠날 수 있다. 엔제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은 올여름 선수단 개편에 나서고 있다"며 "튀르키예의 갈라타사라이와 연결된다. 이미 갈라타라사이는 벤탄쿠르 측과 만나 개인 조건에 대해 논의했다. 갈라타사라이에서 뛰는 우루과의 출신의 페르난도 무슬레라와 루카스 토레이라가 벤탄쿠르 영입에 도움을 줄 것이다"고 알렸다.
FA는 벤탄쿠르 징계까지 고려 중이다. 영국 매체 '더 타임스'는 21일 "FA가 손흥민을 향한 로드리고 벤탄쿠르의 발언에 대한 징계를 검토 중이다. 선례를 봤을 때 3경기 출장 정지와 10만 파운드(약 1억 7,500만 원) 벌금 징계가 내려질 수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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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백한 인종차별 발언이다. 아시아인은 모두 똑같이 생겼다는 인종차별적인 인식이 깔린 것이다.
팬들은 곧바로 벤탄쿠르 SNS를 찾아가 비판했다. 벤탄쿠르도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했다. 빠르게 사과문을 올렸다. "내 형제인 쏘니! 지금 일어난 일에 대해 사과한다. 정말 나쁜 농담을 했다. 내가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지? 절대 무시하거나 상처를 주려고 한 말이 아니었다"고 사과했다.
다만 사과문에도 의문 부호가 붙었다. 벤탄쿠르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영어와 스페인어 두 가지 버전으로 손흥민을 향해 사과 메시지를 남겼다. 하지만 24시간 뒤에 삭제되는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올렸고, 손흥민 애칭인 SONNY도 스펠링 SONY로 틀려서 적었다.
우루과이 출신의 벤탄쿠르는 2021-2022시즌 중반 유벤투스에서 토트넘으로 이적한 선수다. 포지션은 미드필더. 중앙과 수비형 미드필더를 오간다. 토트넘에서 69경기 뛰며 6골 넣었다.
2022년 카타르 월드컵에선 손흥민과 적으로 만난 적이 있다. 당시 월드컵 32강전에서 손흥민의 한국과 벤탄쿠르가 있는 우루과이는 같은 조였다. 경기는 무승부로 끝났고, 두 선수는 포옹을 하며 친분을 과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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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탈 팰리스와 경기에서 손흥민에게 인종차별을 한 팬은 3년 축구장 출입 금지에 60시간 사회봉사, 1,384파운드(약 243만 원) 벌금 징계를 받았다.
글로벌 스포츠 매체 '디 애슬래틱', 영국 매체 , 'BBC', '미러' 등 유력 외신들도 일제히 이 일을 진지하게 다뤘다. 또 다른 영국 매체 '풋볼 런던'의 앨러스디어 골드 기자는 "벤탄쿠르는 손흥민에게 절대 해선 안 될 말을 했다. 정말 멍청했다. 정말 끔찍한 사고방식이다"며 날선 비판을 가했다. 영국 내 인권단체까지 조사했다는 얘기가 나왔다.
프리미어리그뿐 아니라 최근 유럽 축구에서 인종차별은 민감한 사항이다. 얼마 전 스페인 라리가에선 실형을 받은 팬도 나왔다. 레알 마드리드 공격수 비니시우스 주니어에게 인종차별을 한 발렌시아 팬 3명에게 실형 8개월이 선고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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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단체까지 일어났다. 영국 매체 'BBC'는 "인종차별 자선 단체인 '킥잇아웃'이 벤탄쿠르가 토트넘 동료 손흥민에게 한 인종차별 인터뷰 제보를 많이 받았다. 이에 '킥잇아웃'은 벤탄쿠르 발언에 관한 보고서들을 토트넘 구단과 관련 당국에 보냈다"라고 밝혔다.
20일 손흥민이 벤탄쿠르를 용서한다는 메시지를 올리고 토트넘도 구단 공식 SNS에 입장을 내비쳤으나 팬들의 비난 여론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았다. 비단 손흥민 개인에 대한 모욕이 아닌 아시아인 전체가 분노를 느끼기 때문이다.
손흥민은 20일 자신의 SNS 에 "벤탄쿠르와 대화했다. 벤탄쿠르는 실수했다. 자신의 실수를 인지한 벤탄쿠르가 내게 사과했다. 벤탄쿠르가 공격적인 의도로 그렇게 말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우리는 여전히 형제고 바뀐 건 아무것도 없다"며 "우리는 다가올 프리 시즌에 다시 모여 '원 팀'으로 싸워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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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이 팀 동료 벤탄쿠르를 품었다. 토트넘 주장으로서 손흥민의 품격이 보인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벤탄쿠르에 대한 징계는 이와 별개로 진행되어야 한다.
토트넘은 오는 7월 31일 팀 K리그, 8월 1일 바이에른 뮌헨과 한국에서 친선 경기를 갖는다. 한국 방문이 코앞인데 전혀 반기는 분위기가 아니다. 벤탄쿠르의 잘못과 토트넘의 늦은 대응이 비난 여론을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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