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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15 (월)

미국과 우크라 무기지원·핵공유 협의 즉각 나서라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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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살상무기를 공급한다면 "아주 큰 실수"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북한과 체결한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에 대해 한국 정부가 무기 제공 가능성을 시사하자 적반하장식 반응을 보인 것이다. 이번 북·러 조약으로 1996년 폐기됐던 '자동 군사 개입'은 사실상 복원됐다. 러시아는 북한과 군사 동맹을 선택하고 한국을 적성 국가로 돌린 것과 마찬가지다. 정부는 우크라이나에 살상무기 제공을 포함해 핵 공유 방안도 미국과 즉각 협의에 나서야 한다.

푸틴 대통령은 20일 기자회견에서 "한국이 살상무기를 우크라이나 전투 구역에 보내면 우리는 상응하는 결정을 내릴 것"이라며 "한국의 현 지도부가 달가워하지 않는 결정일 것"이라고 위협했다. 그러면서 "북한에 대한 초정밀 무기 공급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다"고 했다. 한 해 교역액이 150억달러(약 20조원)에 달하는 무역 파트너국에 대한 무례한 망발이다. 한국은 그동안 우크라이나의 살상무기 지원 요청을 러시아와의 외교 관계를 고려해 거절했다. 지난달 서방 국가들이 전원 보이콧한 푸틴 취임식에도 현지 대사를 보내 축하했다. 이런 우리의 호의를 너무 쉽게 내팽개쳤다. 정부는 러시아를 압박할 다양한 수단을 준비해야 한다. 러시아의 태도에 따라 우크라이나에 제공할 무기를 단계별로 대비하는 한편, 대화 창구도 열어놔야 한다.

한국은 K9 자주포와 K2 전차, FA-50 경전투기 등 전 세계가 주목하는 무기를 생산하는 방산 국가다. 러시아가 불편해할 조치들로 압박해나가며 북한과 군사 협력을 못 하도록 막아야 한다. 미국 정부와 정치권도 이번 북·러 조약이 동맹에 대한 위협이라며 일제히 규탄하고 있다. 한국과 핵 공유·핵 재비치를 논의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미국과 협의해 러시아와 북한에 강력히 경고하고, 한국의 안보를 굳건히 지키는 수단을 찾아야 한다. 적당히 넘기면 러시아의 기술 협조로 북한이 핵잠수함과 대륙간탄도미사일 등 첨단무기 개발과 고도화에 나서는 오판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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