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현역 인근 고시원 건물주 퇴거 통보에 시민단체 기자회견
폭염 속 퇴거 요구 규탄 나선 쪽방촌 주민들 |
(서울=연합뉴스) 정윤주 기자 = "아스팔트에 서 있기만 해도 숨이 안 쉬어지는 폭염에 갑자기 방을 빼라고 하니 앞이 캄캄합니다. 일흔이라는 나이에 어디서 다시 집을 구해야 하나 막막합니다."
20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서 홈리스행동·빈곤사회연대 등 16개 단체로 구성된 2024홈리스주거팀이 연 기자회견에서는 서울 중구 회현역 인근 쪽방촌 고시원 주민의 편지가 공개됐다.
편지에는 "아무 고시원으로 가면 되지 않냐고 하겠지만, 학생도 아니고 나이 먹고 가난한 사람에게 고시원 방을 주려는 경우는 찾기 어렵다"는 내용도 담겼다.
홈리스주거팀에 따르면 서울시가 쪽방촌으로 지정한 이 고시원에서는 건물주가 건물 노후로 철거가 불가피하다며 주민들에게 퇴거를 통보했다.
건물주가 5월 26일, 6월 12일 두차례에 걸쳐 주민들에게 이날까지 퇴거하라고 했고, 퇴거하지 않을 경우 단전, 단수, 가스 공급 중단을 신청하겠다고 공지했다는 것이다.
이 고시원에 사는 주민 대다수는 고령이거나 질병 또는 장애를 겪고 있고,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움직일 수 없는 중증 환자도 있다고 한다.
홈리스주거팀은 "장기화할 폭염에 주민들이 퇴거한다면 회복할 수 없는 피해로 이어질 것"이라고 호소했다.
이들은 오세훈 시장이 2022년 7월 취임 후 첫 민생 현장 방문지로 종로구 창신동 쪽방촌을 찾아 '노숙인·쪽방 주민을 위한 3대 지원방안'을 발표한 것을 언급하며, 서울시에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들은 "서울시는 쪽방 주민 퇴거 예방을 위해 행정력을 발동하고 쪽방촌 주민 지원서비스를 제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위 속 쪽방촌 |
jung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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