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부한 성량과 기교로 화려하게 꾸미지 않아도 편안하게 전달되는 노래들은 리스너들의 마음에 울림을 선사하고, 뛰어난 가창력은 ‘보컬리스트’ 케이윌의 명성을 든든하게 만들어준다.
케이윌의 7번째 미니앨범 ‘All The Way’는 과장되지 않고 진부하지 않은, 그만의 담백한 노래를 담아냈다. 무려 6년 만의 신보인 만큼 앨범은 케이윌이 그간 느꼈 고민의 흔적과 정성을 전달하고, 이는 케이윌의 과거와 현재를 부드럽게 이어주며 묵직한 울림을 선사한다.
케이윌은 오늘(20일) 일곱 번째 미니 앨범 ‘올 더 웨이(All The Way)’로 팬들 곁으로 돌아온다. / 사진 = 스타쉽엔터테인먼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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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CD를 찍었지만, 요즘 CD를 플레이해서 듣는 경우는 없잖아요. 어쩌면 이게 나의 마지막 피지컬 앨범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만큼 의미 있게 만들고 싶었고, 그에 대한 답을 찾아 가면서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지’에 집중하게 됐어요. 요즘은 보컬리스트의 시대라기 보다는 프로듀싱의 시대잖아요. 모든 곡에 제가 담겨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기에 어떤 이야기를 담을지 많은 고민을 했죠. 어떨 때 많이 기쁘고 어떨 때 많이 슬픈지를 생각을 해보니, 감정이 아닌 관계라는 답이 나오더라고요. 사람들은 관계에 따라서 슬프고 기쁘고 한 거죠. 저 역시 그렇게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나’와 ‘너’ 관계의 이야기를 앨범에 담았습니다.”
‘All The Way’는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케이윌은 이번 앨범을 통해 인간이 관게를 형성하는 과정의 이야기를 단계적으로 풀어냈고 이에 따라 리스너들은 설렘과 슬픔, 기대 등 점층적으로 전개되는 감정의 흐름을 전달받은다. 이 과정은 마치 사람과 사람이 관계를 쌓고 새롭게 정립되는 깨달음의 시간을 보여주는 듯하다. 즉 ‘All The Way’는 사적인 이야기를 다루면서도 모두의 감정을 관통하는 결과물인 셈이기도 하다.
“순서대로 나와 관련된(‘말할게’) 이야기를 하고 두 번째로는 관계가 만들어 낸 설렘(‘나와 달리’)을 이야기해요. 그렇게 관계가 만들어 낸 즐거움과 행복함(‘식탁’)을 이야기하다가, 불안함(‘LONELY TOGETHER’)이 찾아오고 그렇게 이별(‘내게 어울릴 이별 노래가 없어’)을 맞이했다가 다시 혼자가 됐을 때(‘EASY LIVING’)를 노래하는 거죠. 그때 저의 감정은 어떠할까요. 편하기도 하고, 다른 새로운 관계를 떠올리게 되고 찾아가게 되고, 기대하게 되기도 하겠죠. 그렇게 앨범에 있는 수록곡들이 유기적으로 연결이 되게 만들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 작업에 임했어요.”
케이윌은 오늘(20일) 일곱 번째 미니 앨범 ‘올 더 웨이(All The Way)’로 팬들 곁으로 돌아온다. / 사진 = 스타쉽엔터테인먼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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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앨범에는 윤상을 비롯해 황찬희, 뮤지, 다비&헤이즈, 선우정아까지 케이윌의 컴백을 위해 정상급 뮤지션들이 뭉쳤다. 케이윌의 말한것처럼 앨범은 마치 한 편의 영화를 케이윌의 목소리로 들려주는 것과 같이 ‘올 더 웨이’는 1번부터 6번 트랙까지 완벽한 ‘기승전결’로 구성되어 있다. 이 같은 구성에 대해 케이윌은 “관계에서 주는 행복의 테마가 조금 부족한 느낌은 있다”고 솔직하게 전했다.
“지금의 제가 그런 이야기를 하고 싶지는 않은가 봐요. 앨범을 통해 저를 찾아가면서 알게 된 건데 지금의 저는 조금은 불안하고 혼란스럽고, 내려놓고 싶은 것 같기도 하고…잘 모르겠는 상황에 있는 것 같기도 해요. 그리고 모든 관계가 힘들 때는 한 번에 오기 마련이잖아요. 그걸 벗어나는 과정에서 앨범을 하게 된 건 아닐까 싶어요.”
정상급 뮤지션들을 한 자리에서 모을 수 있었던 것은 케이윌의 힘이 컸다. 직접 모두에게 연락을 돌리면서 협업을 요청했던 것.
“그중에서 다비씨와의 친분은 없었어요. 이번에 같이 한번 작업을 해보고 싶어 연락을 했고, 만났는데 너무 이야기도 잘 들어주셔서 곡작업을 정말 많이 했던 것 같아요. 습작이 6개 정도 있을 거예요.”
케이윌은 첫 곡을 책임졌던 황찬희부터, 마지막 곡까지 함께 작업을 한 소감을 차례대로 언급했다.
“첫 곡은 황찬희 작곡가가 만든 ‘말할게’에요. 찬희 형과는 1집부터 같이 했던 사이에요. 심지어 2년간 같이 살기도 했고, 음악적 교류를 꾸준히 해왔던 사이죠. 메트로한 사운드에 펑키한 곡을 찬희 형과 한다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이번에도 작업을 시작하게 됐고, 형에게 ‘이런 풍으로 경쾌하게 시작했으면 좋겠다’고 먼저 말을 했어요. 두 번째 곡은 뮤지와 함께 만들었어요. 뮤지는 동갑내기 친구이자 본인이 좋아하는 색깔이 확실한 아티스티이기도 하죠. 언젠가 한 번 음악 작업을 같이 하자고 한 적이 있었는데, 이번 기회에 이야기했던 것을 구체화한 거죠. 정말 많은 이야기를 나눴어요. 일사천리로 일이 진행됐고, 덕분에 잘 완성된 것 같아요. 헤이즈와는 정말 좋은 콤비였어요. ‘식탁’은 제일 감성적인 곡이지 않은가 싶어요. 사실 이보다 더 밝은 노래를 했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결국 이 노래를 선택한 걸 보면 ‘아, 내가 이런 걸 하고 싶은가보다’라는 생각이 들었죠. 거기서 조금 더 더 짙어진 감정이 선우정아와 함께 한 ‘LONELY TOGETHER’에요. 정아는 워낙 어렸을 때부터 알고 있었고 음악을 워낙 잘하는 친구잖아요. 리듬이 있고 색깔이 있는 곡에 선우정아의 색깔을 입어도 재밌겠다 하면서 작업을 했죠. 마지막 곡인 ‘EASY LIVING’은 유일하게 작가 작사에 제가 없어요. 이 곡은 회사에서 저에게 여러 곡들을 제안하면서 들려줬던 곡 중 하나인데, 이게 저에게 완성도가 있고 좋다고 생각했었죠. 가사를 곱씹어 보고, 제일 먼저 고른 곡이라고 생각해 보시면 될 것 같아요. 무엇보다 내가 만드는 드라마의 종결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강했죠. 어떻게 보면 드라마의 종결을 먼저 지어놓고 앞의 이야기를 풀어갔다고 생각하시면 이해가 편하실 거예요.”
케이윌은 오늘(20일) 일곱 번째 미니 앨범 ‘올 더 웨이(All The Way)’로 팬들 곁으로 돌아온다. / 사진 = 스타쉽엔터테인먼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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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윌의 ‘All The Way’는 한편의 드라마와 같다. “음악을 발표하면서 이야기를 정해야 하고 한 곡에 담아야 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는 케이윌의 말은 괜한 엄살같은 것이 아니었다.
“이번 앨범은 음악을 담으면서 저를 찾아가는 과정이었어요. 이러한 관계에 흐름에서 ‘아주 행복한 순간’이 빠져있는 거 보면, 지금이 내가 가지고 있는 진지하고 혼란스러운 고민을 해소해 나가고 있는 시기가 아닌가 싶어요. 나름의 진지함과 고민에서 오는 무거운 에너지를 점점 밝게 바꿔나가고 있는 상황이지 않을까 하는 마음도 있습니다.”
이번 활동을 케이윌이 얻고 싶은 수식어나 성과가 있을까. 이에 대해 케이윌은 “사실 물론 많은 분들이 찾아 들으시고 좋은 평가를 듣게 됐다면 좋겠지만 이미 앨범을 낸 것만으로도 나의 목표는 달성했다”고 말했다.
“가수로서 행보를 이어가는데 있어서,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것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을 했어요. ‘앨범을 왜 해야 하는지’에 대한 답은 ‘이런 시도가 필요하다’였고, 내가 선택한 실패라는 경험도 필요하지 않았나도 싶어요. 그렇기에 ‘성과가 상관없다’가 지금의 제가 말씀드릴 수 있는 대답인 것 같아요. 누군가는 앨범에 성패에 대해 차트인라든지 음악방송 순위를 말할 수 있겠지만, 제 스스로 그런 생각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된 것만으로도 만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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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완전히 초연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 역시 쉽지 않은 과정임을 인정하면서도 그럼에도 성과보다는 ‘좋은 기분’을 가지고 가자는 것에 집중하는 모양새였다.
“성과를 신경 쓰지 말자고 생각하고, 좋은 기분을 가지고 가자고 마음먹고 있어요. 물론 발매가 되면 순위, 보겠죠. 하지만 차트인이 쉽지 않다는 걸 너무 잘 알고 있고, 제가 ‘음원 깡패’라는 이야기를 들을 때와는 시대가 많이 달라졌기에, 성과를 눈으로 보는 것보다 노래를 알리는 게 제가 할 몫이 아닐까 싶어요.”
다음 작업은 싱글일까 앨범일까. 이에 대해 케이윌은 “올해 큰 숙제를 해결했으니, 그 다음부터는 싱글들이 나올 예정”이라고 귀띔했다. 올 연말 콘서트 계획은 어떻게 될까.
“지금으로서는 어떻게 됐다, 뭐다 말씀 드리기는 어려워요. 다만 앨범이 나오면서 오랜만에 해야 하는 것들이 많다 보니 준비를 하고 있고, 그 중에 팬분들과 만나는 시간이 있는 것만큼은 확실합니다. (웃음)”
[금빛나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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