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오르자 눈 높아진 집주인들
중순 지났는데…서울 지난달 거래랑 4500여건
서울 시내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부동산 매물 정보가 게시된 모습. [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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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박자연 기자] #. 30대 직장인 A씨는 최근 동대문구에 아파트를 매수하려다 가계약금 입금 전 황당한 통보를 받았다. 집값이 상승가도를 달리자 매도인이 가격을 올리지 않으면 계약을 하지 않겠다고 전한 것이다. A씨는 “가계약금을 입금하기 위해서 현금을 확보해놓고 중개사에게 전화했는데 매도인이 1주일 전보다 3000만원 올려서 부르고 그 가격을 맞춰주지 않으면 계약을 안하겠다고 하더라”면서 “매수를 마음먹었는데 수포로 돌아갔다”고 허탈해했다.
전세가격 상승이 매매가를 밀어올리면서 서울 집값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강남구 등 중심지역은 전고점에 육박한 상황으로 거래가 체결되고 있다.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2차 전용 164㎡는 지난달 20일 44억3000만원에 중개거래되며 직전 최고가(43억원)보다 1억3000만원 상승했다. 일원동 디에이치자이개포는 지난달 29일 전용 84㎡가 30억5000만원에 손바뀜되며 국민평형이 30억선을 돌파했다.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4차(전용 155㎡)와 반포르엘(전용 84㎡)도 지난달 말 각각 42억500만원, 34억5000만원에 거래돼 신고가를 다시 썼다.
반포동 한 공인중개사는 “최근 들어 매수 문의가 많은데, 그러다보니 집주인들이 호가를 올려서 거래가 폭발적인 것은 아니다”면서도 “다만 급매로 나온 것은 바로 계약이 되고 있는데 얼마 전에도 반포 7년차 아파트 전용 84㎡ 저층이 30억2000만원에 시장에 나왔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매수 의사 밝힌 사람이 나타났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강남·서초와 인접한 송파·강동도 매수 문의가 끊이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아파트를 시장에 내놓은 한 예비매도자는 “강동구 신축 물건을 매도하려는데 주말에 5명 이상 보러왔다”면서 “무서워서 매물 거둘까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잠실동은 최고가와 유사하게 회복이 이뤄지고 있다. 리센츠는 이달 7일 전용 84㎡가 26억원에 새 주인을 찾아 최고가(26억5000만원)와 간격이 5000만원 차이로 좁혀졌다. 같은 동 트리지움 전용 114㎡는 이달 3일 27억5000만원에 거래돼 약 2년 전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매도인들이 변심하는 경우도 목격된다. 구두로 거래에 합의했지만 결과적으로 계좌를 주지 않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개포동 한 공인은 “실거래 가격을 지켜보다가 계좌를 안 주는 경우가 종종 있다”면서 “최근에 31억원에 거래가 나오는 것을 보고 32억에 매물을 올려둔 집주인이 계좌를 안 내주더라”고 말했다.
한국부동산원 '5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서울의 주택 매매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0.14% 상승했다. 지난 4월 0.09% 올랐는데 지난달 상승 폭을 더 키운 것이다. 성동구(0.53%), 용산구(0.30%), 송파구(0.28%), 마포구·서초구(각 0.24%), 강남구(0.23%) 등이 평균 이상의 상승률을 나타냈다.
거래량도 오르는 추세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19일 기준 서울 아파트 5월 매매거래량은 4529건으로 한 달의 신고 기한을 고려하면 5000건 넘길 가능성이 높아졌다. 아파트 평균 매매거래액도 1년 전보다 1억원 가량 올랐다. 지난해 5월 평균매매가는 10억7503만원이었지만, 지난달은 평균 가격이 11억6258만원으로 집계됐다.
nature68@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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