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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19 (금)

전공의 대표 “범대위 합류 안 할 것”… 자중지란 빠진 의료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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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휴진 후폭풍 속 내분 격화

박단 “의협 회장에 이미 거절 표시”

‘의협 3대 요구안 비동의’ 언급도

일각 “朴 독선에 전공의 더 피해”

‘무기한 휴진’ 선언 놓고도 파열음

의협 집행부 일방적 발표 논란 속

시도의사회 “절차 비민주적” 비판

공정위, ‘휴진 강요’ 의혹 의협 조사

대한의사협회(의협)가 18일 총궐기대회를 열고 집단휴진에 나선 이후 후폭풍이 거세다. 의협은 대정부 투쟁을 강화하겠다면서 의료계 결집을 모색했지만 오히려 의료계가 ‘자중지란’에 빠지는 모양새다.

전공의 대표는 의협이 구성하겠다는 범의료계대책위원회(범대위)에 불참하겠다고 했고, 의협의 ‘27일부터 무기한 휴진’ 선언에 대해선 “협의가 없었다”며 내부 반발이 일고 있다. 무기한 휴진 철회 조건으로 꺼내든 3가지 요구 조건에 대해서도 전공의 측에선 “우리의 7가지 요구안에서 후퇴한 것이라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세계일보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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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대표 “범대위 합류 안 해”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은 19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현재 상황에서 협의체를 구성하더라도 대전협은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지속해서 표명했다”고 적었다. 의협은 전날 총궐기대회 직후 “범대위를 20일 구성한다”며 박 비대위원장에게 임현택 의협 회장과 함께하는 공동위원장 자리를 제안했다고 밝혔다. 박 비대위원장은 이에 “4월29일 임 회장 등을 만난 자리에서도 범의료계 협의체 구성 제안을 거절한 바 있으며, 합의되지 않은 내용을 언론에 언급할 경우 선을 그을 것이라고 분명하게 말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의협의 3대 요구안에 대해서도 “대전협의 7대 요구안에서 명백히 후퇴한 안”이라며 “이 (의협 3대) 요구안에 동의할 수 없다”고 언급했다. 주요 쟁점인 의대 증원 문제와 필수의료 패키지에 대해 대전협은 ‘백지화’, 의협은 ‘재논의’를 요구하고 있다.

박 비대위원장을 비난하는 의사들도 많다. 한 의사는 의사 커뮤니티에 “대통령이나 복지부 장·차관에게는 저런 저격을 하지 못하면서, 뜨거운 아스팔트 바닥에 앉아 구호를 외친 의협 회장, 의협 회원들에게만 예의 없이 하는 이유가 있냐”며 “숨어서 SNS질만 하지 말고 당당히 나와 대외 입장을 표명하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의사는 전공의들을 향해 “정부와 싸워 이기려면 의료계가 똘똘 뭉쳐야 하는 상황인데, 박 비대위원장의 고집과 독선 때문에 전공의들이 더 큰 피해를 볼 수 있다”며 “전공의 대표를 다시 뽑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선을 긋자고 하니, 우리도 전공의 후원을 하지 말자”는 얘기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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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에 설치된 전공의협의회 소식 게시판이 텅 비어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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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無신고 휴진 3900곳, 처벌은 ‘글쎄’

개원의들은 의협이 집회에서 ‘무기한 휴진’을 선언한 것을 놓고도 “누가 합의하고 결정한 것이냐”며 불만을 표출했다.

각 시도의사회 등의 의견 수렴 없이 의협 집행부가 ‘무기한 휴진’을 결정해 일방적으로 발표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동욱 경기도의사회장은 “저를 포함한 16개 광역시도 회장들도 임 회장이 여의도 집회에서 무기한 휴진을 발표할 때 처음 들었다”며 “의협은 임 회장 1인의 임의단체가 아니고 무기한 휴진도 임 회장 1인의 깜짝쇼로 발표할 내용이 아니다. 시도 회장들이나 회원들은 동료이지 임 회장의 장기판 졸이 아니다”고 비판했다.

전날 집회에 참여한 개원의들에 대한 정부의 행정처분 여부도 관심이다.

앞서 휴진신고 명령 대상 3만6371곳 중 1463곳(4.02%)만 휴진신고를 했고, 18일 오후 4시까지 확인한 3만6059곳 가운데 5379곳(14.9%)이 휴진했다. 신고하지 않고 휴진한 3916곳이 정당한 사유가 있는지 파악한 뒤 업무정지나 의사면허정지 등 행정처분에 나설 수 있는 셈이다. 복지부는 “현장 채증 결과에 따라 집단행동의 일환으로 불법 휴진이 최종 확정된 의료기관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중히 집행할 것”이라는 방침을 확인했다.

다만 행정처분은 지자체장이 관내 진료 공백 등으로 환자 피해가 발생했다고 판단되는 경우에 할 수 있는데, 휴진율이 30%를 넘는 지역이 없었다는 점에서 실제 처분을 받는 병원은 거의 없을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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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사무실로 19일 의료계 총파업(집단 휴진) 관련 현장조사에 나선 공정거래위원회 조사관들이 점심 식사 후 조사 재개를 위해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의협) 사무실로 들어가고 있다. 공정위는 이날 현장조사에서 의협이 소속 개원의 등을 상대로 집단 휴진을 강요했다는 의혹과 관련한 자료 등을 살펴본 것으로 전해졌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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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는 이날 의협에 조사관을 보내 ‘사업자단체 금지행위’ 위반 의혹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 공정위는 의협이 집단휴진과 총궐기대회를 주도하면서 구성 사업자의 진료활동을 부당하게 제한하는 사업자단체 금지행위를 했다고 보고 있다.

의협은 이에 대해 “의료계의 자율적이고 정당한 의사표현을 공권력을 동원해 탄압하는 것”이라며 “탄압과 겁박을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휴진과 집회 참여는 (의협) 회원들이 잘못된 의료 제도에 의사로서의 양심과 사명을 다해 저항하고자 자발적으로 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정우·정재영·조희연 기자, 세종=안용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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