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게임업체들의 주요 먹거리인 모바일 게임의 매출 하락세가 진정국면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과거와 달리 중국업체들의 입지가 비약적으로 커지며, 수익 중 상당 부분을 빼앗아갔다. 국내 업체들이 미래 시장에 대응하려면 결국 '장르 다변화'가 필수적으로 뒷받침돼야 할 거란 분석이 나온다.
19일 데이터 분석 업체인 센서타워가 발표한 '아시아 태평양 게임 정보' 자료에 따르면, 한국 시장의 지난 1분기 모바일 게임 다운로드 수는 1억3000만건으로 전년 동기보다 3% 늘었다. 게임 내 매출 역시 약 1조796억원 수준으로, 직전 분기 대비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했다.
문제는 중국산 게임의 점유율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 게임사인 조이 나이스 게임즈가 개발한 '버섯커키우기'는 올 1분기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최다 수익 창출 게임' 자리에 올랐다. 이 게임이 국내에서 1분기에 벌어들인 수익은 약 1147억원 규모이며, 1~4월 수익은 1381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또다른 중국 게임업체인 퍼스트펀에서 만든 실시간 전략 게임 '라스트 워: 서바이벌'의 1~4월 국내 수익도 전년 대비 13배 가까이 증가했다.
다른 아태지역들로 범위를 넓혀봐도 상황도 비슷하다. 일본 시장의 1분기 모바일 게임 다운로드 수는 1억6000만 건으로 전년 대비 6% 성장했다. 여기서도 버섯커 키우기의 활약이 눈부셨다. 이 게임은 지난 2월 말 일본에 출시되자마자 전체 다운로드 순위 1위를 차지했다. 1월부터 4월까지 게임 내 구매 수익은 1105억원에 육박했다. 출시 기간 대비 최다 수익을 올린 모바일 게임이다. 1~4월 라스트 워: 서바이벌의 다운로드 수는 570% 폭증했다.
중국 iOS(애플 스마트폰 운영 체제) 시장의 1분기 모바일 게임 다운로드는 전년 동기보다 10% 성장한 2억6000만 건을 기록했다. 중국에서도 1~4월 현지 게임인 '왕자영요'의 수익이 전년 동기 대비 16% 늘어나며 모바일 게임 수익 1위를 차지했다.
동남아 시장의 1분기 모바일 게임 다운로드 수는 20억건을 돌파했다. '프리파이어'는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둔 데 힘입어 동남아 시장에서 다운로드 수가 전년 동기 대비 70% 급증했다. 프리파이어는 중국산 게임은 아니지만, 중국 텐센트가 모회사 지분 중 상당 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처럼 중국산 게임의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는 상황에, 국내 업체들이 또 한 단계 도약하려면 장르 다변화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요구가 높다. 지난 1분기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수익 상위권에 이름을 올린 국산 게임들은 다중역할수행게임(MMORPG) 일색이었다. 이러한 구조로는 점점 더 게임 이용자들의 입맛을 사로잡기 어려워질 거란 게 업계 중론이다.
캐주얼 게임인 버섯커키우기와 라스트 워: 서바이벌의 흥행이 대표적인 예다. 올 1분기 국내 시장에서 모바일 퍼즐 게임의 다운로드 수와 수익도 크게 늘었다. '로얄 매치'의 1월~4월 다운로드 수는 전년 동기보다 38% 증가해 다운로드 순위에서 3위를 차지했다.
아주경제=한영훈 기자 han@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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