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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조혜진 기자) 이호철이 빌런이 아닌 선역을 맡은 '크래시' 캐스팅 비화를 들려줬다.
18일 종영한 ENA 월화드라마 '크래시'(극본 오수진, 연출 박준우)에서 덩치와 달리 순둥한 매력의 자동차 스페셜리스트 우동기 역을 맡아 활약한 배우 이호철이 엑스포츠뉴스와 만나 작품과 관련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크래시'는 도로 위 빌런들을 끝까지 소탕하는 교통범죄수사팀(TCI, Traffic Crime Investigation) 5인방 차연호(이민기), 민소희(곽선영), 정채만(허성태), 우동기(이호철), 어현경(문희)의 노브레이크 직진 수사극. 첫 방송 이후 매회 시청률이 상승하며 '월화극 1위' 왕좌를 차지한 작품은 지난 11일 방송한 10회로 닐슨코리아 전국 가구 기준 6.3% 기록하면서 ENA 역대 드라마 시청률 2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12월 말에 촬영을 마친 '크래시'를 작업하면서 이들은 여름부터 겨울까지, 6개월 간 항상 붙어 있었다고. 특히 TCI 5인방의 팀플레이가 중요한 만큼, 극 중 호흡을 맞춘 배우들과 현장 스태프들까지도 끈끈함을 자랑했다. 이호철 역시 "(함께하는) 사람들도 너무 좋은데 끈끈해지기까지 해서, 다들 (종영을) 아쉬워한다. 단체 톡방에서도 이렇게까지 오래가는 톡방이 드물다. 촬영이 끝나고도 활성화돼 있다"고 끈끈함 팀워크를 밝혔다.
화면 밖까지 고스란히 전해진 에너지 덕분일까. 6%가 넘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면서 사랑받았다. 이러한 인기는 "일(1)도 예상 못했다"는 이호철은 시청률이 잘 나오지 않는 시대인 만큼, 현실적으로 2%대를 생각했다고. "초치지 말라"는 소리를 들었다며 너털웃음 지은 그는 "기대를 하고 안 되는 것보다 안 하고 잘 되면 두 배로 좋다"고 부러 기대하지 않았지만 잘 돼 "기분이 좋다"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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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박준우 감독과는 '모범택시' 이후 재회다. 이호철은 "(감독님이) 처음에 대본을 주시더니 동기 역을 보라더라. 인물소개는 20대 후반으로 돼있고 자동차 덕후에 경찰이라고 하더라. '잘못 주신 거 아니에요?' 했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이어 그는 "감독님과 친해서 제 본모습을 아시다 보니까 '이거 시켜보고 싶다'했다. 빌런보다는 우동기의 현실 모습과 가까워서 시켜 주셨는데, 내가 해도 되나 싶긴 했다"며 초안에서 20대 후반이던 인물을 30대 초중반으로 바꿨다고도 설명했다.
이번 작품을 통해 그간의 빌런 이미지를 탈피하기도 했다. TCI 팀장 정채만 역의 허성태와 더불어, 박 감독은 악역을 하던 배우들에게 경찰을, 선역을 주로 하던 배우들에겐 악역을 맡겼다. 이호철은 "거의 들어오는 게 빌런이 많으니까 새로운 쪽으로 해본다는 게 너무 좋았다"며 "악역만 하면 식상해지는 거 아닌가 했다. 잊히는 게 금방이니까, (변화에) 욕심이 있었다"고 새 캐릭터에 대한 갈증이 해소됐음을 밝혔다.
그러나 그는 이내 "욕심만큼 못한 것 같기도 하고"라며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호철은 "항상 연기는 하고 나면 아쉽다. '좀 더 잘할 걸' 한다. '이 정도면 됐어'가 아니라, '저때 더 재밌게 할 수 있었는 데' 이런 거 있지 않나"라고 연기 욕심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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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동기를 하면서 이호철은 '순둥미'와 더불어 코믹과 액션을 다 해내야 했다. "연기할 때 계산을 하는 타입은 아니"라는 그는 "날 것을 추구한다"고 했다. 그는 "연기할 때 대사를 생각하고 있으면 망했다 생각한다. 느낌대로 이야기를 해야 하는데, 생각하고 있으면 그건 텍스트를 생각한 거지 연기를 생각한 게 아닌 거다. 인물이 돼서 이야기가 나와야 한다"고 자신만의 스타일을 밝혔다.
그런 이호철이 계산하지 않고 느낀 우동기 캐릭터는 어떤 인물일까. 그는 "덕질을 하면 집에서 나가기 싫어진다. 집에서 자동차 영상 보고 그러다가 나이를 먹어가는 거다. 나이가 서른 다 돼서 (부모님께) '내가 알아서 한다고' 하다가, 자동차에 박식하다 보니 우연찮게 TCI에 들어간다. 처음엔 먹고살기 위해 (일을) 나갔는데, 사람들이 너무 좋고, 일도 재밌고 한 거다"라고 구체적으로 자신이 느낀 우동기라는 인물에 대해 말했다.
이어 그는 "집에서만 놀 때는 놀고만 싶지만, 나가서 괜찮은 사회에 적응을 하면 '그땐 왜 그러고 살았지' 생각을 하게 되지 않나"라며 "(우동기는) 사회에 적응해 나가는 단계라고 생각했다. 베테랑 같은 경찰도 아닐 거고, (특채이다 보니) 경찰 공부를 해본 적도 없고, 현장에서 배워가는 경찰이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이호철은 "그래도 우동기가 특채이니까 취조나 브리핑은 우리가 평소에 잘 아는 경찰처럼 안 하려고 했다. 집에서 덕후짓만 하던 애다 보니, 보통 경찰들과는 다르게 하려고 했다. 처음엔 좀 더 과장된 모습을 생각했는데 튀지 않을까 해서"라며 "시즌2를 하게 되면 (이 느낌으로) 해보겠다"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이호철과 더불어 제작진과 배우들 모두 새 시즌을 염원하고 있다고. 이호철은 "시즌2를 하게 된다면 (캐릭터를) 그런 식으로 풀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이번에 우동기를 6, 70% 보여줬다면, 시즌2에는 100%는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이야기했다.
사진=ENA, 엑스포츠뉴스DB
조혜진 기자 jinhyej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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