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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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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엔 재판→저녁엔 6월 ERA 0.00 행진' 이영하, 학폭 또 무죄…3년 고생 끝났다 "홀가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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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학교 폭력 혐의로 기소된 두산 베어스 투수 이영하(27)가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무죄 판결을 받았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 형사항소 2-2부(이현우 임기환 이주현 부장판사)는 13일 특수폭행·강요·공갈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영하의 항소심에서 검사의 항소를 받아들이지 않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검찰이 공소사실에서 일부 강요 혐의가 발생한 시기와 장소를 변경한 데 대해서도 "피해자의 진술을 보더라도 당시 이같은 범행이 이뤄졌다고 보기 어렵다"며 "공소사실에 대한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해 무죄를 선고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1심 재판부는 지난해 5월 "공소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은 사실오인, 법리 오해를 이유로 항소했다.

이영하는 선린인터넷고 시절 야구부 후배 A씨를 때리고, 수치심을 느끼게 하는 노래를 시키는 등 가혹행위를 한 혐의로 2022년 8월 불구속 기소됐다. 이영하에게 학교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한 후배 A씨의 신고를 받은 스포츠윤리센터가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두산은 이영하가 학교폭력 혐의를 벗을 때까지 미계약 보류선수 신분으로 뒀다. 이영하는 해당 기간 경기에 나설 수 없었고, 개인 훈련만 진행하며 버텨야 했다. 그러다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으면서 두산과 지난해 5월 31일 연봉 1억2000만원에 계약하고 마운드 복귀를 알렸다.

이영하는 지난해 6월부터는 다시 마운드에 서면서 9개월 가까이 법정 싸움을 펼치면서 손해 본 시간을 보상 받아보려 했지만, 항소로 이어지면서 한번씩 재판을 위한 시간을 비워둬야 했다. 항소심에서도 무죄가 선고되긴 했지만, 재판이 끝나지 않고 계속 진행되면서 운동에만 집중하기 어려웠던 것도 사실이다.

이영하의 법률대리인인 김선웅 변호사는 "선수의 귀책 사유가 없으니 손해를 보상받아야 한다. KBO 사무국과 구단이 해결해야 할 문제인데 이 부분을 개선할 수 있도록 요청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프로야구선수에게 FA 권리 행사는 매우 중요한 일인데, 이영하는 재판 여파로 FA 등록 일수에서 꽤 손해를 봤다. 하루만 부족해도 FA 자격을 갖추는 시즌이 1년 뒤로 밀리는 일인데, 이영하는 재판이 시작된 2022년 등록일수 140일, 2023년은 121일로 두 시즌 연속 FA 등록일수를 채우지 못했다. KBO는 한 시즌 등록일수 145일을 채워야 FA 관련 1시즌을 뛴 것으로 인정한다.

이영하는 "선수 생명이 길지 않으니 FA 취득에 관한 1년, 1년이 아깝긴 하다"고 속마음을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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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은 혐의를 벗은 것에 만족한다. 이영하는 "재판이 길어졌지만, 깨끗하게 재판을 마쳐 다행이다. 내 재판 과정을 통해 운동부 학교폭력에 관해 관심이 커졌을 텐데, 앞으로는 이런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특히 운동부에서 그런 (폭력적인) 문화가 사라졌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했다.

이어 "1심에서 무죄를 받았을 때도 안도했지만, 2심에서도 무죄 판결을 받으니 더 홀가분하다. 올 시즌에는 경기를 치르고 있지만, 이제 더 편안해졌으니 선수로서 내가 한 단계 올라가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영하는 올 시즌 12일까지 25경기에 등판해 2승, 2세이브, 1홀드, 30⅓이닝, 평균자책점 4.15를 기록했다. 항소심이 남아 있긴 했지만, 2년 만에 스프링캠프부터 시즌을 제대로 준비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은 만큼 얼굴이 새까매질 정도로 구슬땀을 흘렸다. 그러나 제구가 마음처럼 잡히지 않으면서 선발 경쟁에서 밀렸고, 시즌 초반 추격조까지 밀렸다가 2군에서 재정비하는 시간을 보냈다.

이영하는 5월 이후로는 필승조로 자기 몫을 다하고 있다. 20경기에 등판해 2승, 1홀드, 2세이브, 22이닝, 평균자책점 2.86으로 맹활약했다. 4월까지 5경기에서 6⅓이닝, 평균자책점 8.53으로 고전했던 걸 고려하면 엄청난 변화다. 여전히 고질병인 제구로 한번씩 애를 먹긴 하지만, 6월 이후로는 5⅓이닝 무실점 완벽투를 펼치며 불펜 과부하를 막아주고 있다.

이영하는 13일 잠실 한화 이글스전 6회초 2사 1, 3루 위기에 2번째 투수로 나섰다. 8-0으로 크게 앞서는 경기였는데, 선발투수 최원준이 6회 들어 갑자기 3실점하면서 흔들린 것. 이영하는 첫 타자 장진혁을 포수 땅볼로 돌려세우면서 급한 불을 껐다.

이영하는 7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아웃카운트 3개를 더 책임졌다. 선두타자 하주석을 좌익수 뜬공으로 돌려세운 뒤 최인호를 2루수 땅볼로 처리했다. 2사 후에 문현빈을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내보내면서 잠시 제구가 흔들렸지만, 다음 타자 노시환을 초구 시속 150㎞ 직구로 유격수 땅볼 처리하면서 임무를 마쳤다. 이영하는 1⅓이닝 20구 1볼넷 무실점을 기록하면서 이승엽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아침부터 재판에 다녀오느라 컨디션 조절이 어려웠을 텐데도 오히려 홀가분하게 자기 공을 던지며 새로운 시작을 알렸다. 이제 이영하는 야구 외적인 이유로 더는 손해보는 시간이 없도록 마운드에서 더 힘차게 공을 던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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