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udio AL, LG아트센터 제공 |
[OSEN=장우영 기자] 배우 전도연이 ‘내려놓음’에 대해 이야기했다.
전도연은 11일 서울 강서구 마곡동 LG아트센터 서울에서 연극 ‘벚꽃동산’ 인터뷰를 진행했다.
‘벚꽃동산’은 안톤 체호프의 고전을 현대 한국 사회를 배경으로 재창작한 공연이다. 이야기는 아들의 죽음 이후 미국으로 떠났던 송도영(전도연)이 서울로 돌아오면서 시작된다.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기업은 그녀의 오빠 송재영(손상규)의 방만한 경영으로 실적이 악화되고, 그녀와 가족들이 오랫동안 함께 살았던 아름다운 저택도 함께 사라질 위기에 처한다. 자수성가한 기업가인 황두식(박해수)이 그들에게 찾아와 몰락해 가는 기업과 저택을 보존할 방법을 제안한다.
공연을 이어오고 있는 전도연은 무대 위 실수를 한 적이 있냐는 질문에 “그런 경험들이 물론 있다. 모든 배우들도 조금씩 있다. 사이먼 스톤이 처음 연출할 때 ‘실수를 하라. 상대 배우를 불안하게 하고 연기하기 불편하게 하라’고 하더라. 배우들은 실수 같은 것에 두려움이 있는데 사이먼 스톤은 그걸 극복하면서 나오는 새로움을 연출 의도로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실수가 주는 새로움을 공연 끝날 때까지 느끼고 즐겼으면 좋겠다고 하더라. 그렇다고 ‘실수해도 된다’는 아니다. 내가 무대 경험이 많이 없어 불안한데 동료들이 든든하게 응원해 줘서 뭉클했다. 편하진 않지만 믿음과 신뢰감으로 무대에 서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나는 대사를 크게 빼먹진 않는다. 한 줄 정도 빼먹었다. 매 공연에서 빼먹은 건 아니다. 박해수가 제일 크게 대사를 빼먹은 적이 있다. 통으로 빼먹은 적이 있다. 그런데 바로 해내더라. 무대 경험이 많은 사람이 보여주는 여유인 것 같다. 서로가 받아주는 걸 보면서 내 마음과 눈동자는 흔들렸지만 신기했다. 관객 분들은 알 수 없는 자잘한 실수도 하면서 늘 새로운 경험을 하고 있다”라고 웃었다.
1990년 데뷔해 올해로 데뷔 34주년을 맞이한 전도연. 그는 연기자로서의 동력을 묻자 “어릴 때 꿈이 배우가 아니었고 목표가 있지 않았기에 이렇게 오래 배우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내가 언제까지 배우를 할지는 모르겠지만 일을 하는 게 목표가 됐다. 연기 일을 하는 이 시간이 내게는 목표이기 때문에 동력은 내 안에 있다. 새로운 자극적인 게 필요하다는 마음이나 욕심은 없다”라고 말했다.
전도연은 “‘집으로 가는 길’ 쯤인 것 같다. 내가 할 수 있는 작품이 많이 없었고 내가 더 연기를 할 수 있을까 싶었다. 그 시간을 보내고 동력을 잃었다기보다는 어떻게 보면 내가 나를 내려놔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좋은 시간을 보내고 지금 이런 시간이 온 건 내가 욕심을 내려놓지 못해서가 아닌가 싶었다. 내가 나를 내려놓는 시간을 가졌다. 작은 것에 감사할 줄 아는 시간을 보냈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뭔가 바라는 게 많아지는 건 욕심인데 욕심대로 돌아가는 것도 아니고 누가 채워주는 것도 아니기에 내가 변화하지 않으면 도태되는 거다. 내 안에 생각을 변화하려는 시기를 보내고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렇게 새롭게 도전하게 된 건 27년 만에 서는 연극 무대였다. 전도연은 “내가 갇혀 있었던 건 두려움이었다. 관객과 시선을 맞추고 무대를 즐기진 못하지만 마음껏 풀어놓고 연기하는 것에 즐거움을 느꼈다면 앞으로 내게 더 폭넓은 선택이 있지 않을까 싶다”라고 청사진을 그렸다.
연극 ‘벚꽃동산’은 오는 7월 7일까지 LG아트센터 서울, LG SIGNATURE 홀에서 공연된다. /elnino8919@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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