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유산청, 주요 사찰 불단·장엄구 35점 정리한 보고서 펴내
대구 유가사 도성암 응월당증일 진영 등 조사 결과도 공개
영주 부석사 무량수전의 불단 |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유네스코(UNESCO) 세계유산에 등재된 경북 영주 부석사의 중심 건물이자 국보인 무량수전에는 극락정토를 상징하는 아미타여래 불상이 있다.
불상은 보통 건물 가운데에 두지만, 무량수전의 아미타불은 동쪽을 향한다. 아미타불이 놓인 아래, 즉 불단(佛壇)의 내부 구조는 어떠할까.
국가유산청과 불교문화유산연구소가 11일 공개한 '전국 사찰 불단 일제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영주 부석사 무량수전 불단 내부는 "복잡한 구조"다.
불단 하부 지대석 |
불단은 부처님을 높이 모시기 위해 만든 단(壇)으로 '수미단'으로도 부른다.
부처와 보살이 머무는 곳을 이르며, 불상이나 불교 의식구 등을 놓고 표면에는 정교한 조각 기법으로 다양한 문양을 표현하는 등 종교 예술로서 가치가 크다.
보고서에 따르면 무량수전 불단은 겉으로 봤을 때는 직사각형의 단이지만, 내부에는 '凹'(한자 '오목할 요')자 형태의 불단과 소조대좌(塑造臺座)가 더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영주 부석사 무량수전 불단에서 발견된 녹유전 |
소조대좌는 흙으로 제작한 불상을 봉안하는 구조물을 일컫는다.
연구진은 "불단 내부는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상당한 훼손과 형태 변형이 발생한 상태"라면서 "내부 불단과 외부 불단의 바닥에는 녹유전 일부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녹유전은 녹색 유약을 발라 구운 벽돌로 경주 황룡사지, 경주 불국사, 포항 법광사지 금당지 등 통일신라시대 사찰 유적에서도 발견된 바 있다.
영주 부석사 무량수전 불단 내부 구조 |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구체적인 제작 연대는 알 수 없으나, 불단 내부를 장엄(莊嚴·불교에서 좋고 아름다운 것으로 꾸미는 일)한 사례는 조선시대 이전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학계에서는 극락정토를 '유리와 같은 대지'로 표현한 불교 경전 내용을 들어 녹유전을 부처의 정토 세계를 상징하기 위한 장치로 보는 견해도 있다.
대구·경북 지역 주요 사찰의 불단 등 35점을 조사한 결과를 실은 이번 보고서에는 경산 환성사 대웅전 불단이 1580년 제작된 사실을 알 수 있는 묵서 기록 등도 담겼다.
경산 환성사 대웅전 불단 전경 |
국가유산청은 올해 인천·경기·강원 지역 사찰 11곳의 불단 12점과 장엄구 16점을 조사할 예정이다. 11월에는 그간의 성과를 정리하는 학술 행사도 연다.
국가유산청은 지난해 고승 진영(高僧 眞影) 총 201점을 조사한 결과를 수록한 '한국의 고승 진영 정밀 학술조사' 보고서도 함께 펴냈다.
고승 진영은 덕이 높은 승려를 그린 초상화로, 국가유산청은 2021년부터 주요 사찰의 고승 진영을 조사하고 있다.
경산 환성사 대웅전 불단 묵서(왼쪽)와 적외선 촬영 사진 |
보고서에는 대구 유가사 도성암 응월당증일 진영 등 기존에 잘 알려지지 않았던 진영을 조사한 결과와 디지털 촬영 사진, 보존 과학 조사 내용 등이 포함됐다. 올해는 진영 184점을 추가로 조사한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불단과 고승 진영에 대한 현황을 파악하고 추후 체계적인 관리와 보존을 위한 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보고서는 국가유산청 누리집(http://www.khs.go.kr)에서 볼 수 있다.
대구 달성군 유가사 도성암 응월당증일 진영 (위패 형태) |
ye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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