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르당 바르델라, 반이민·프랑스 우선 공약으로 선거
틱톡 팔로워 140만 명…SNS 통해 젊은 유권자 공략
조르당 바르델라 국민연합 대표 |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유럽의회 선거에서 프랑스의 극우 정당 국민연합(RN)이 압승을 거둔 배경엔 선거를 진두지휘한 조르당 바르델라(29) 당 대표의 역할이 컸다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 29살밖에 되지 않은 바르델라 대표는 극우 진영이 집권 여당 내 가브리엘 아탈(35) 총리의 적수로 키우는 청년 정치인이다.
1995년 파리 근교 드랑시에서 이탈리아 이민자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이혼한 뒤 경제적 어려움을 겪은 홀어머니와 함께 서민 노동 계층이 많은 생드니의 공동 주택 단지에서 성장했다.
바르델라 대표가 정치에 처음 입문한 건 16살 때인 2012년이다. 그는 당시 대선에 출마한 국민전선(FN)의 마린 르펜 후보와 좌파 연립 정당의 장뤼크 멜랑숑 후보 간 TV 토론을 보고 FN의 정치적 이념에 이끌려 당원으로 가입한다. FN이 바로 RN의 전신이다.
그는 FN의 지역 청년 조직위원회에서 활동하다 2014년 19세의 나이로 지역위원회의 책임자가 된다.
이후 당 대변인 등 요직을 거치며 빠르게 성장해 2019년 유럽의회 선거에서 23세에 RN을 이끌었고, 2022년 11월엔 마린 르펜 의원의 후임으로 RN의 대표로 선출된다. 르펜 일가를 제외하고 RN의 당 대표를 맡은 최초의 인물이다.
2019년 유럽의회 선거에서 당선된 그는 이번 선거전도 전면에 나서 당의 지지세 확산을 이끌었다.
그는 이번 선거에서 국경 통제를 통해 불법 이민을 방지하고 프랑스 내 이민자 수를 줄이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유럽연합(EU)의 이민 정책을 재검토하고 프랑스의 주권을 회복하기 위해 필요한 법적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약속했다.
국내 치안을 강화하기 위해 경찰과 보안 인력을 확충하고 테러와 범죄에 강경 대응하겠다는 약속도 내놨다.
아울러 프랑스 산업 보호, 농업 지원 등을 약속해 EU 차원의 규제 압박에 시달리는 이들의 표심을 얻었다.
바르델라 대표의 공약이 전통 보수·극우 유권자를 움직였다면 그의 소셜미디어 전략은 젊은 유권자를 끌어들이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바르델라 대표는 젊은 세대답게 틱톡 등 소셜미디어를 선거에 적극 활용했고, 그 결과 18∼34세 유권자에서 다른 정당을 압도하는 32%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그의 틱톡 팔로워만 140만 명에 달한다.
마린 르펜 의원은 유럽의회 선거의 여세를 몰아 오는 30일과 내달 7일 치러지는 조기 총선에서 집권 여당을 누르고 원내 제1당 지위를 확보한다는 뜻을 밝혔다.
그렇게 되면 바르델라 대표를 총리에 앉혀 정부를 운영하겠다는 계획이다.
마린 르펜 의원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다가오는 총선에서 우리를 신뢰한다면 우리는 권력을 행사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s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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