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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청각·시각 잃는 어셔증후군, 환자 유전형 따라 맞춤 치료 가능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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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리포트 서울대병원 이상연·서울의대 조동현 교수 공동연구팀

증상·중증도와 유전형 상관성 규명

질병 예후 예측 등 적절한 치료 기대

청각과 시각을 함께 상실하는 난치성 유전 질환인 ‘어셔증후군’의 난청과 실명의 증상 및 중증도가 유전자 돌연변이 형태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로써 환자의 유전형에 따라 질병 진행을 예측하고 맞춤형 치료 전략을 세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대병원 소아이비인후과 이상연 교수, 서울의대 해부학교실 조동현 교수 공동연구팀이 국내 어셔증후군Ⅱ 환자를 대상으로 USH2A 유전자의 돌연변이 형태(유전형)와 임상표현형의 상관성을 분석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어셔증후군은 증상과 발병 시기에 따라 세 가지 유형(Ⅰ~Ⅲ)으로 나뉘는데, 그중 가장 흔한 어셔증후군Ⅱ 유형의 경우 소리 감지 기능에 이상이 생기는 중등도 이상의 ‘감각신경성 난청’이 선천적으로 동반되며, 광수용체 세포 기능 저하로 실명까지 이어지는 ‘망막색소변성’이 10대 이후 발병하는 게 특징이다.

어셔증후군Ⅱ는 주로 USH2A 유전자 돌연변이를 부모 양쪽에서 물려받는 열성 유전을 통해 자녀에게 이어진다. 이 질환을 비롯한 일부 유전 질환은 우·열성 위계를 갖는 대립유전자의 계층 구조에 따라 증상과 중증도 등 임상표현형이 달라질 수 있다. 그러나 지금껏 국내에서 어셔증후군Ⅱ 환자를 대상으로 유전형에 따른 임상표현형을 분석한 연구는 없었다.

연구팀은 유전형을 파악하기 위해 USH2A 유전자 돌연변이에 의한 어셔증후군Ⅱ 환자 16명을 대상으로 전장 엑솜 및 유전체 분석을 한 후, 유전형별로 임상표현형을 분석하기 위해 ‘절단형 변이’ 보유 여부에 따라 환자의 유전형을 구분했다. 절단형 변이란 단백질 합성이 끝났음을 알리는 종결코돈이 일찍 형성되면서 생성되는 돌연변이로, 심각한 기능 소실로 이어질 수 있다.

분석 결과 절단형 변이 보유자들은 난청이 더 일찍 발생했고, 모든 주파수에서 평균 청력 역치(인식 가능한 가장 작은 소리 크기)가 더 높았다. 특히 절단형 변이 2개 그룹이 1개 그룹보다 평균 청력 역치가 높았으며, 이는 절단형 변이가 더 심각한 청력 손실과 관련돼 있음을 뜻한다. 또 USH2A 유전자 돌연변이에 의한 망막표현형은 16세 이상 환자들에게서만 확인됐는데, 이들 중 절단형 변이 보유자는 시세포 기능 감소, 시야 축소 등 망막 기능이 더 심하게 저하된 양상을 보였으며 망막의 구조적인 퇴화도 심했다.

연구팀은 평균 청력 역치가 높을수록 망막전위도검사(ERG)에서 빛 자극에 대한 광수용체 세포의 반응 시간이 짧아지는 상관관계도 확인했다. 이런 상관성은 절단 변이 보유 그룹에서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다. 이는 절단형 변이 여부에 따라 어셔증후군Ⅱ 환자의 청각학적 및 망막표현형의 중증도가 달라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연구팀은 이 같은 유전형과 임상표현형의 상관관계를 바탕으로 질병의 예후를 예측하고 유전자 치료를 포함한 환자별로 적절한 치료 전략을 수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류장훈 기자 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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