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하는 전가람. |
(양산=연합뉴스) 권훈 기자 = "상금보다 5년 시드가 더 값지긴 하지만, 상금 3억2천만원으로 신혼집 마련해야죠. 야홋!"
9일 경남 양산시 에이원 컨트리클럽(파71)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메이저급 대회 KPGA 선수권대회(총상금 16억원)에서 우승한 전가람은 오는 12월 결혼할 '예비 신랑'이다.
21개월 군 복무 공백까지 포함해 5년 만에 우승한 전가람은 "군 복무를 마치고 복귀한 작년이 우승자 시드가 끝나는 시즌이었다. (시드권의 소중함을 알기에) 이번 우승에서 상금보다 더 값진 건 5년 시드"라고 밝혔다.
이 대회는 우승자에게 5년짜리 시드를 준다.
그러나 전가람은 "우승 상금 3억2천만원은 신혼집을 마련하는 데 보태야겠다"더니 두 팔을 번쩍 쳐들고 "야홋!"이라고 외쳤다.
작년까지 6번 KPGA 선수권대회에 출전해 두 번은 기권, 네 번은 컷 탈락하는 등 악연이었지만 이번에 보란 듯이 우승한 전가람은 "결혼을 앞두고 있어서인지 책임감이 더 강해졌다. 사실 그동안 상금이 큰 대회는 잘하지 못했다. 이번에는 정말 열심히 쳤다"면서 가장이 된다는 생각에 없던 힘도 생겼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다만 예비 신부는 우승 현장을 보지 못했다. 경기도 의정부시 집에서 경남 양산이 너무 멀어서 집에서 응원해달라고 부탁했다고 그는 밝혔다.
전가람은 "약혼자가 골프를 잘 모른다. 그래도 밤잠을 못 잘 만큼 압박감이 심한 건 이해를 하고 위로를 해준다. 우승해서 마음 써주는데 보답하고 싶었다"고 거듭 '가족의 힘'을 우승의 원동력으로 내세웠다.
외국인 범죄자를 수용하는 보호소에서 21개월 동안 교도대원으로 복무한 그는 "연습을 많이 하지는 못했지만, 복귀한 작년에 안 받던 레슨을 받으면서 경기력이 빠르게 올라왔다"고 소개했다.
그는 "레슨 대신 내 감각으로 치던 편이었다"면서 "그때부터 레슨을 꾸준하게 받고 있다"고 군 복무 공백을 빠르게 메운 비결을 소개했다.
작년 군산CC 오픈 최종일 역전패의 경험도 약이 됐다.
그는 "그때 어린 후배들이 그렇게 잘 칠 줄 몰랐다. 역전당할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면서 "오늘은 그때 생각이 나서 끝까지 정신을 바짝 차렸다"고 말했다.
이번 우승으로 상금랭킹 2위, 제네시스 대상 포인트 6위로 올라선 전가람은 "사실 이번 시즌 초반부터 샷이 너무 좋았다. 시작부터 욕심이 났다. 연습도 열심히 했다"면서 "그러다가 허리와 손목을 다쳤는데 이제 다 나았다. 더 다치는 일 없이 잘 관리하겠다. 이번에는 대상을 받아보고 싶다"고 의욕을 보였다.
"샷에 비하면 퍼팅 잘 못하고 쇼트게임 너무 못해서 고민"이라는 전가람은 "오늘도 16번 홀 그린 미스 때 파세이브 못했으면 우승 못했다"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최경주도 극찬한 스윙을 지난 전가람은 좋은 스윙에 대한 조언을 바라자 "절대 백스윙을 크게 하지 말라"고 밝혔다.
kh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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