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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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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디에서 선수권자로' 전가람, 20m 쐐기 버디 넣고 KPGA 선수권 제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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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GA 선수권 최종 합계 17언더파 정상

18번홀에서 20m 버디 넣고 우승 확정

골프 포기하고 캐디하다 다시 프로 꿈 키워

2018년 첫 우승 뒤 프로 통산 3승 달성

배상문, 김홍택, 이대한 공동 2위

이데일리

전가람이 9일 경남 양산시 에이원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제67회 KPGA 선수권 대회 with A-ONE CC 마지막 날 4라운드 2번홀에서 힘차게 티샷을 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골프in 김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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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경남)=이데일리 스타in 주영로 기자] 전가람(29)이 약 20m 거리에서 버디 퍼트를 홀에 넣은 뒤 주먹을 허공에 날리며 환호했다.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사상 최다 상금의 주인공이 되는 순간이었다.

9일 경남 양산시 에이원 컨트리클럽(파71)에서 열린 제67회 KPGA 선수권대회 with A-ONE CC(총상금 16억원) 마지막 날 4라운드. 전가람이 18번홀(파4)에서 약 20m 거리의 버디 퍼트를 홀에 넣으면서 이날만 6언더파 65타를 쳐 최종합계 17언더파 267타로 김홍택과 배상문, 이대한의 추격을 3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했다.

한국오픈과 함께 국내 남자 프로골프 중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KPGA 선수권대회는 올해 역대 최다 규모로 열렸다. 총상금 16억원에 우승하면 3억 2000만원의 상금과 5년 시드, 그리고 이 대회 평생 출전권과 ‘시드권자’라는 타이틀까지 모두 받는다. 우승하면 안정된 투어 활동을 보장받는 만큼 선수라면 누구나 우승하고 싶어 하는 대회 중 하나다.

챔피언조(전가람, 이규민)가 전반 경기를 끝마쳤을 때 리더보드엔 김백준과 김홍택, 이대한, 전가람 등 4명이 공동 선두를 이뤄 한 치 앞을 예상하기 어려운 순위 싸움이 이어졌다. 그 뒤로 이규민과 배상문, 옥태훈, 김한별이 선두그룹을 추격했다.

경기가 후반으로 접어들면서 조금씩 우승 경쟁의 윤곽이 드러났다. 전가람이 13번홀(파5)에서 버디를 잡아내며 균형을 깼다. 그 뒤 14번홀(파4)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내며 2타 차 선두로 달아난 전가람은 마지막 18번홀에서 우승을 확정 짓는 버디까지 쓸어 담으며 우승을 자축했다.

전가람은 2018년 DB손해보험 프로미오픈에서 우승하기 전까지만 해도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언더독’에 그쳤다. 중학교 시절부터 골프를 배워왔으나 특출난 성적을 거둔 적이 없어 선수를 그만두고 웰리힐리와 몽베르 골프장 등에서 캐디를 했다. 그전에는 치킨 배달 등 다른 일을 했지만, 수입이 변변치 않아 조금 더 돈을 벌 수 있는 캐디를 했다.

우연한 계기가 그의 꿈을 다시 꾸게 했다. 2015년 몽베르 골프장에서 열린 DB손해보험 프로미오픈 때 아마추어 선수 정윤의 골프백을 멨고, 오랜만에 필드를 밟으면서 다시 골프채를 잡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꿈틀댔다. 그 뒤로 다시 골프채를 잡고 선수의 꿈을 꿨고, 2016년 마침내 KPGA 투어에 데뷔했다.

처음엔 캐디를 했던 경험이 부끄러워 주변에 알리지 않았다. 그러나 프로가 된 지 2년 만에 자신이 근무했던 몽베르 골프장에서 열린 DB손해보험 프로미오픈에서 데뷔 처음 우승을 차지하며 그의 과거가 세상에 알려졌다. 전가람도 더는 과거를 부끄러워하지 않았다.

그 뒤 2019년 휴온스 엘라비에 셀러브리티 프로암에서 두 번째 우승을 차지했고 그 뒤 군에 입대해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한 뒤 2023년 투어로 복귀했다. 약 2년의 공백이 있었으나 실력은 여전했다. 22개 대회에 나와 준우승 2회를 포함해 16번 컷을 통과해 상금랭킹 24위를 기록했다.

전가람의 장기는 정교하게 떨어지는 아이언샷이다. 2019년 SK텔레콤 오픈 때 함께 경기했던 최경주는 “샷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그런 아이언샷 소리를 오랜만에 들었다. 좋은 선수다”라고 칭찬했다.

대회 첫날 공동 선두로 나선 전가람은 2라운드까지 선두를 달리다 3라운드에서 이규민에 1타 차 선두를 내주고 2위로 내려앉았다. 이날 역전으로 프로 통산 3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전가람은 “마지막 홀에 들어와서 거리가 20m 남짓 남았는데 그게 들어갈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라며 “퍼트가 들어가고 난 뒤에도 어안이 벙벙했고 실감이 나지 않았다. 꾸준히 노력하는 선수가 되겠다”라고 우승 소감을 대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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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 2위에 오른 배상문이 1번홀에서 버디 퍼트를 넣은 뒤 팬들의 환호에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골프in 김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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