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 중 사용시 최대 일주일 또는 학부모 수거할 때까지 압수
집중력 저하, 범죄 접근성 증가 등 스마트폰 악영향 적극 홍보
영국 하원 교육위원회가 발표한 관련 보고서 갈무리. 2024.06.06/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런던=뉴스1) 조아현 통신원 = 영국에서 스마트폰 사용이 아동·청소년기 정서발달에 미치는 악영향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런던 공립 중학교들이 휴대전화 없는 학교를 만드는 정책을 도입하기로 했다.
6일(현지시간)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런던 남부지역 사우스워크에 있는 공립 중학교 20곳 가운데 17곳은 학생이 수업 시간에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경우 압수하기로 했다.
나머지 공립 중학교 3곳도 같은 정책을 도입하기 위해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학교는 학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스마트폰과 소셜미디어(SNS) 사용이 학생의 정신 건강과 수면, 집중력을 저하시킬 뿐 아니라 집단 괴롭힘, 범죄 접근성 증가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 등을 적극적으로 홍보한다는 방침이다.
학교는 학생으로부터 압수한 휴대전화가 와이파이에 접속할 수 없는 일반 기기인 경우에는 비교적 빨리 돌려줄 예정이다.
하지만 스마트폰인 경우에는 최대 일주일 또는 학부모가 직접 수거할 때까지 돌려주지 않는다는 계획이다.
학생들의 스마트폰 사용에 대한 이번 정책은 런던에서 가장 성적이 우수한 자치구에서 공부하는 1만30000명 이상의 학생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예정이다.
정책 도입을 결정한 런던의 일부 공립 중학교는 7~9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시행에 들어갈 예정이지만 많은 학교가 특정 학년보다는 전체 학년 학생에게 적용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영국 하원 교육위원회가 지난달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아동과 청소년의 화면 시청 시간이 약 52% 증가했고 이는 점차 일상화에 가까운 행동으로 나타나고 있다.
보고서는 아동·청소년 가운데 25%가 행동 중독(behavioral addiction)에 가까운 패턴으로 스마트폰을 사용한다고 지적했다. 화면 시청은 빠르면 생후 6개월부터 시작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영국에서는 3~4세 어린이 5명 가운데 1명이 자신의 휴대전화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또한 12세가 되면 대다수가 자신의 휴대전화를 소지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영국에서는 최소 14세까지 자녀에게 스마트폰을 주지 않겠다는 서약에 동참하는 부모들이 늘어나고 있다. 브리스톨에서는 학교 80곳이 스마트폰 없는 세상(SFC) 캠페인을 시작했고 학부모 1000명 이상이 동참하고 있다.
학교 관리자들은 메타나 구글과 같은 빅테크 기업에 학생들을 보호하기 위한 규제 강화를 촉구하고 있지만 조치가 실행되기까지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 선제적인 조처를 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스마트폰 없는 세상(SFC) 공동설립자인 데이지 그린웰은 런던 공립 학교의 이같은 시도를 크게 환영했다. 그린웰 대표는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런던 남부 교장단의 이런 움직임은 놀랍도록 선구적이고 강력한 것"이라며 "중학교가 집단적인 행동을 취하기 위해 뭉친 적은 여태까지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이들이 스마트폰을 처음 접하는 나이가 어릴수록 정신 질환에 걸릴 확률이 높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이번 조치는 런던 남부의 한 세대 아이들의 삶을 바꿀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tigeraugen.cho@gmail.com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