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태도 유지하면 문제 직면…타인 관점 취하도록 강요받게 될 것"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
(뉴델리=연합뉴스) 유창엽 특파원 = 2016년 집권 3년 차를 맞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검은돈 유통을 막기 위해 전격적인 화폐개혁을 단행했다.
시중 유통 현금의 86%를 차지하던 500루피(약 8천원), 1천루피 지폐 사용을 일시에 중지하고 2천 루피권을 도입했다.
그러나 2천 루피권도 부정축재, 돈세탁, 탈세 등에 널리 활용된다고 의심해 유통을 점차 줄인 뒤 2019년 발행을 중단했다.
2019년에는 파키스탄과 영유권 다툼이 있는 북부 카슈미르 인도령에 부여된 헌법상 특별지위를 전격 박탈했다.
논란이 있는 정책 결정이었지만 당시 모디 총리는 의회 논의도 제대로 거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외교·국방 외 폭넓은 자치가 허용됐던 당시 '잠무카슈미르주'는 잠무, 카슈미르, 라다크로 분리된 뒤 연방직할지로 편입됐다. 원주민이 누렸던 부동산 취득, 취업 관련 특혜도 사라졌다.
모디 총리가 3연임에는 성공했지만, 앞으로는 이처럼 '전격적'으로 의사결정을 내리는 상황은 보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집권 인도국민당(BJP)이 최근 총선에서 10년 만에 과반 의석(272석) 확보에 실패하면서 연립정부를 꾸려야 하는 상황이기 됐기 때문이다.
2014년과 2019년 총선 때 BJP는 단독으로 과반 의석을 차지해 연정을 구성할 필요가 없었다.
BJP는 자신들이 참여 중인 국민민주연합(NDA) 구성 지역정당들과 오는 8일 모디 3기 정부를 출범시키기로 합의했다. NDA 전체적으로는 543명 하원의원을 뽑은 이번 총선에서 293석을 차지했다.
연정 구성에 따라 모디 총리는 앞으로 연정 파트너인 지역정당들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
때로는 그들 요구도 들어줘야 하고 설득해야 할 상황도 생기게 된다.
마이클 쿠겔먼 미국 싱크탱크 윌슨센터 남아시아연구소장은 "연정구성 협상, 연정 파트너들과 협력, 연정 정치에 수반되는 거래 등은 확신적이고 독단적 정치라는 모디의 브랜드와 전혀 맞지 않다"고 말했다고 AP통신이 6일(현지시간) 전했다.
비판론자들은 그의 통치 스타일 핵심에는 통제 선호 경향이 있다면서 그는 계속해서 권력을 집중시켜왔다고 평가했다.
카네기국제평화재단(CEIP)의 남아시아 프로그램 책임자 밀란 바이슈나브는 이번 총선 결과로 그가 10년간 쌓아온 '천하무적' 이미지도 크게 깎였다고 짚었다.
바이슈나브는 "그럼에도 BJP가 여전히 운전석에 앉아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아야 한다"면서 모디 총리는 그간 내세운 힌두 민족주의 기조의 정책과 조치들은 계속 밀고 나가려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과정에서 이번 총선을 통해 '힘이 세진' 야권 공세도 모디 총리의 의사 결정 과정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인도국민회의(INC)가 이끄는 야권 정치연합 인도국민발전통합연합(INDIA)은 직전 총선 때 얻은 91석보다 두 배 이상인 232석을 확보하고서 대여 공세 강화를 예고했다.
뉴델리 한 사업가는 "모디는 모디다. 하지만 그가 지금까지 나라를 운영해온 태도를 계속 유지하면 앞으로는 분명히 문제에 부딪히게 될 것"이라면서 "(그에게서) 약간의 변화들도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AP통신은 모디 총리가 이제 권력을 유지하려면 안정적 연정 유지를 위해 어떤 일이든 해야 할 것이라며 이는 그가 연정 파트너인 군소 지역정당들에 더 협조적인 방식으로 국정을 운영해야 함을 의미한다고 전했다.
모디 총리의 전기를 쓴 작가 닐란잔 무코파디아이는 AFP통신에 "모디 총리는 이제 새로운 환경에서 타인의 관점을 취하도록 강요받게 될 것"이라며 "우리는 새로운 모디를 보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yct94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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