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4 (일)

이슈 무병장수 꿈꾸는 백세시대 건강 관리법

"초경 빠르면 더 위험"…여성 열 중 넷이 이 병 주의보 [건강한 가족]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자궁근종 바로 알기



자궁근종 위치에 따라 난임 영향

환자 40~50%는 치료 5년 후 재발

수술 후엔 최소 3~6개월 피임해야

자궁에 생기는 양성 종양인 자궁근종은 감기만큼이나 흔한 여성 질환이다. 가임기 여성 10명 중 2~4명은 자궁근종이 있다는 분석도 있다. 초기엔 별다른 증상이 없지만 커지고 개수가 많아지면서 임상적 양상이 돌변한다. 하혈이 잦아지고, 극심한 허리·골반 통증으로 일상이 괴로워진다. 자궁 안쪽에 생긴 혹이 임신을 방해하기도 한다. 최근 2040대 여성의 자궁근종 발생률이 증가하면서 자궁근종이 가임력에 미치는 파괴력도 커지고 있다. 가임기 여성이라면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는 자궁근종의 위험성과 대응법을 짚어본다.

중앙일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모든 자궁근종은 수정란 착상을 방해한다 (X)



자궁근종이 생긴 위치에 따라 다르다. 자궁근종은 ^자궁의 바깥쪽에 생기는 장막하근종, ^두꺼운 자궁 근육층 안에 파묻혀 있는 근막내근종, ^자궁내막 아래에 생기는 점막하근종 등으로 구분한다. 이 중 난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자궁근종은 수정란 착상을 방해하는 점막하근종이다. 정자·난자가 만난 수정란이 착상하는 곳인 자궁내막 바로 아래 생긴다. 노원을지대병원 산부인과 권소정 교수는 “점막하근종은 전체 자궁근종 중 약 5%로 비율은 낮은 편이지만, 자궁근종이 자라면서 자궁내막의 구조가 울퉁불퉁하게 변해 착상을 어렵게 하는 등 생식능력을 떨어뜨린다”고 말했다. 점막하근종이 임신율을 70%나 감소시킨다는 메타분석 결과도 있다. 자궁 내 염증 반응으로 유산, 조기 출산 위험이 높아지는 등 임신 유지에도 부정적이다. 점막하근종이라면 자궁근종 치료 후 임신 성공률이 높일 수 있다.



자궁근종 수술을 받았다면 일정 기간 피임해야 한다 (O)



그렇다. 수술적 방식으로 자궁근종을 떼어 낸 직후 임신을 시도하면 자궁 파열 위험이 존재해서다. 자궁근종 수술 후 상처가 나을 때까지 최소 3~6개월 정도 피임하면서 회복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자궁근종 수술에서는 정교한 봉합은 특히 중요하다. 자궁근종을 제거하고 벌어진 부위를 봉합하는 상처가 완전히 낫기 전에 임신하면 태아가 자라면서 그에 맞춰 자궁이 부풀어 오르다가 덜 아문 수술 부위가 터질 수 있다. 건국대병원 산부인과 소경아 교수는 “미세한 손 떨림이 없고 자유로운 각도 조절로 빈틈없이 자궁내막, 자궁근육층, 자궁외막 등

3개 근육층의 결을 맞춰 탄탄하게 봉합할 수 있는 로봇 수술이 안정적 임신·출산에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로봇 수술이 복강경보다 난소 기능 유지에 유리했다는 임상 연구도 있다.



자궁근종은 치료해도 재발할 수 있다 (O)



혹이 생기는 자궁을 제거하지 않는 이상 언제든 자궁근종은 재발할 수 있다. 자궁근종을 치료한 환자의 40~50%는 치료 5년 후 자궁 어딘가에 자궁근종이 또 생기는 것으로 보고된다. 없던 부위에 새로 생긴 것일 수도 있고 치료 당시 너무 작아 제거하지 못한 자궁근종이 자란 것일 수도 있다. 민트병원 여성의학센터 기경도 대표원장은 “자궁근종이 하혈·통증 등 임상적 증상을 유발하거나, 현재는 작더라도 성장 속도가 너무 빠르거나, 임신에 방해되거나, 폐경인 데도 자궁근종이 계속 자라는 등 문제가 되는 것을 우선 제거하는 방식으로 치료한다”고 말했다. 임신·출산·폐경 등 여성 생애 주기와 자궁근종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나에게 맞는 치료법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일산차병원 산부인과 김의혁 교수는 “작은 근종까지 다 제거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재발을 지나치게 걱정하기보다는 6~12개월 간격으로 자궁근종의 상태를 추적·관찰하면서 주치의와 상담한다. 임상적 증상으로 문제가 될 때 치료하면 된다.



엄마가 자궁근종이면 딸도 자궁근종일 가능성이 있다 (O)



자궁근종은 유전적 연관성이 존재한다. 엄마나 자매·이모 등 직계 가족에게 근종이 있다면 자신에게도 자궁근종이 생길 가능성이 약 2.5~3배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부정기적 하혈이 있거나 생리량이 늘었거나 복부·허리·골반 통증이 심하다면 산부인과 검진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 좁은 공간에 자궁근종이 거대하게 자라면서 장·방광 등 주변 장기를 압박해 속이 더부룩하거나 빈뇨·변비 등 배변 장애가 나타나기도 한다. 기경도 대표원장은 “직계 가족 중 자궁근종으로 치료한 사람이 있다면 좀 더 빨리 정기적으로 자궁 건강 상태를 살피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와 별개로 자궁근종은 에스트로겐 등 여성호르몬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권소정 교수는 “초경이 10세 이전으로 빠를 때도 에스트로겐 노출 기간이 길어져 자궁근종 발생 위험이 커진다”고 말했다.



출산하면 자궁근종이 커진다 (X)



출산은 자궁근종 위험을 줄인다. 출산 이후 임신으로 커졌던 자궁이 본래 크기로 줄어드는 과정에서 자궁의 근육층이 리모델링하면서 자궁근종이 위축되고, 자궁근종에 공급되는 혈관이 소실돼 자궁근종의 크기가 줄어든다고 알려졌다. 임신 초기 초음파에서 발견된 40%의 자궁근종은 출산 3~6개월 후에도 발견되지 않았다는 보고도 있다. 출산 경험이 3회 이상일 경우 자궁근종의 발생 위험도가 5배 낮다는 보고도 있다. 다만 임신하면 자궁근종의 크기가 변할 수 있다. 본래 크기보다 커지거나 변화가 없거나 작아지는 등 다양한 변화 양상을 보인다. 소경아 교수는 “임신으로 자궁근종의 상태는 임신 초기 호르몬 변화 등으로 어떻게 변할지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자궁근종이 있으면 산후 출혈 위험이 높다 (O)



자궁근종이 있어도 임신이 잘 유지되고 자연분만도 가능하다. 다만 임신 동안 자궁근종이 있으면 아이를 낳을 때 태반의 만출 단계에 영향을 줘 산후 출혈이 발생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자궁근종의 크기가 3㎝ 이상으로 크고, 근종이 태반 뒤쪽에 위치하거나 아래쪽에 있을 때 산후 출혈 위험이 높다. 김의혁 교수는 “자궁근종의 크기가 크면 분만 후 자연스러운 자궁 수축을 방해해 자궁무력증을 유발하면서 산후 출혈 위험이 더 커진다”고 말했다.

권선미 기자 kwon.sunmi@joongang.co.kr

중앙일보 / '페이스북' 친구추가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