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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퇴행성 심장질환 ‘대동맥판막 협착증’, 12년새 4배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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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백만종 고려대구로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교수

중앙일보

고령 인구가 증가하면서 퇴행성 질환인 대동맥판막 협착증 환자가 늘고 있다. 국내 환자 수는 2022년 기준 2만1000여 명으로 2010년 대비 4배 이상 늘었다.

대동맥판막 협착증은 심장의 좌심실과 대동맥 사이에서 대문 역할을 하는 대동맥판막이 비정상적으로 두꺼워지거나 굳으면서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는 질병이다. 몸 전체에 피를 순환시키는 심장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게 되는 것이다. 좁아진 구멍으로 혈액을 밀어내는 과정에서 심장 근육이 비대해지면 협심증이나 심근경색, 심부전 등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대동맥판막 협착증의 가장 일반적인 원인은 노화다. 심장을 구성하는 4개의 방과 방 사이에 문 역할을 하는 판막은 혈액순환 과정에서 계속 여닫힘을 반복한다. 근데 세월이 흘러 노후돼 기능이 떨어지는 것이다.

경증일 때는 아무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다. 다른 질환 때문에 병원을 찾거나 건강검진을 받다가 청진 과정에서 우연히 발견하는 게 보통이다. 병이 좀 더 진행하면 호흡곤란과 피로, 가슴 통증 등이 생길 수 있다. 방치하면 2~5년 안에 사망할 확률이 높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심장판막 질환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건 환자의 판막 상태, 심장 기능 및 증상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다. 각각의 특성에 맞춰 약물치료와 수술적 치료 중 더 좋은 방향을 선택할 수 있다. 약물치료는 혈압 조절약과 이뇨제를 투여해 심장의 기능적 부담을 덜어줌으로써 불편 증상을 줄이고, 비대해진 심장이 더 악화하지 않도록 도와주는 방식이다.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개선하지 못하기 때문에 대부분 수술이 필요하다. 특히 심한 협착증이나 폐쇄부전증으로 발전한 경우에는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심장판막 수술 방법은 판막성형술과 판막치환술 두 가지로 나뉜다. 판막성형술은 환자 본인의 심장판막을 성형해 보존하는 수술이다. 두꺼워진 판막 조직을 얇게 깎아 피가 잘 지나갈 수 있게 한다. 판막성형술은 가임기 여성이나 항응고제를 투여할 수 없는 환자에게 매우 좋은 방법이다. 하지만 협착이 심하면 인공판막으로 치환해야 한다. 수술 위험도가 큰 80세 이상 고령자, 폐 또는 신장 기능이 현저히 나쁜 환자, 전신 상태가 매우 불량한 일부 퇴행성 대동판막 협착증 환자에게는 허벅지 동맥을 통해 인공판막을 체내에 삽입하는 경피적 대동맥판막 치환술(TAVI)을 적용하기도 한다.

우리나라 중장년층은 만성적인 음주나 흡연, 노화 등의 이유로 퇴행성 심뇌혈관 질환을 앓는 경우가 많다. 평소 혈액순환이 잘되지 않거나 심뇌혈관 질환에 걸린 경험이 있다면 생활 습관을 개선해 혈관 건강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또 건강검진을 할 때 심장 초음파검사를 받을 것을 권한다. 맵고 짠 자극적인 음식을 피하고, 고지방 식사를 지양하며 금연 및 금주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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