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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슬란드, 28년 만에 두 번째 여성 대통령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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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가 출신 할라 토마스도티르 당선
유력 주자 1~3위, 후보 중 절반 여성
한국일보

할라 토마스도티르 아이슬란드 대통령 후보가 2일 아이슬란드 수도 레이캬비크에서 자신이 승리했다는 출구조사 결과가 나온 후 활짝 웃고 있다. 레이캬비크=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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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의 성평등 모범 국가로 꼽히는 아이슬란드 대통령 선거에서 여성 사업가 출신 할라 토마스도티르 후보가 당선했다. 1980년 세계 최초로 여성 대통령을 배출한 아이슬란드에서 역대 두 번째 여성 대통령이 탄생한 순간이다.

2일(현지시간) 아이슬란드 공영 RUV방송에 따르면 전날 치러진 아이슬란드 대선에서 토마스도티르 후보가 34.3%를 득표하며, 카트린 야콥스도티르 전 총리(25.2%)를 눌렀다. 야콥스도티르 전 총리는 "토마스도티르 후보에게 축하를 전하며, 그가 좋은 대통령이 될 것임을 알고 있다"고 패배를 인정했다.

이번 대선은 일찌감치 여성 대통령 탄생이 예견된 바 있다. 야콥스도티르 전 총리는 2017년 취임한 아이슬란드 역사상 두 번째 여성 총리다. 이번 선거 출마를 위해 지난 4월 총리직에서 물러났다. 두 후보의 뒤를 이어 15.5%를 득표한 할라 흐룬트 로가도티르 아이슬란드 국가에너지청 청장까지 유력 주자 3명이 모두 여성이었던 셈이다. 이번 대선에 입후보한 총 12명의 후보 중 절반이 여성이다.

토마스도티르 후보는 2016년에 이어 두 번째 도전 끝에 대권을 거머쥐었다. 당시 무소속으로 출마했던 그는 이례적으로 28%에 가까운 득표율을 기록하면서 돌풍을 일으켰다. 미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비영리단체 '비팀(the B Team)'의 최고경영자(CEO)인 그는 비즈니스의 윤리와 지속가능성, 투명성을 옹호해 왔다. 아이슬란드 상공회의소를 이끈 최초의 여성이기도 하다.

인구 37만 명의 섬나라 아이슬란드는 1980년 비그디스 핀보가도티르를 대통령으로 선출했다. 세계 최초로 민주 선거를 통해 배출된 여성 국가 지도자였다. 핀보가도티르 전 대통령은 네 번의 대통령 임기를 지냈으며 이후로는 28년간 남성이 대통령 직을 수행해 왔다.

아이슬란드에서 대통령은 헌법적 권한이 적은 의례적인 자리지만 국가 통합과 고유 언어 수호 등의 상징적인 역할 등을 수행한다. 또한 법안을 거부하거나 국민투표에 회부할 권한을 갖고 있다. 토마스도티르 후보는 귀드니 요하네손 현 대통령의 뒤를 이어 오는 8월 1일 4년 임기 대통령에 취임하게 된다.

권영은 기자 yo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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