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학의 드라이버 티샷. |
(충주=연합뉴스) 권훈 기자 = 한국프로골프(KPGA)투어의 '숨은 장타자'인 김종학이 데상트 코리아 매치플레이(총상금 8억원)에서 돌풍의 주역으로 떠올랐다.
김종학은 1일 충북 충주시 킹스데일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대회 16강전에서 이정환을 4홀 차로 꺾고 8강에 올랐다.
김종학은 이 대회에 예선을 치러 출전했다.
올해 14회째인 데상트 코리아 매치 플레이에서 예선을 거친 선수가 우승한 것은 2016년 이상엽, 2021년 이동민 등 두 명뿐이다
올해 4년 차인 김종학은 지금까지 이름을 알릴만한 성적을 거둔 적이 없다.
신인이던 2019년 상금랭킹 43위로 시드를 지켰을 뿐 2020년 상금 101위로 시드를 잃었고 3년 만에 복귀한 작년에도 상금 92위로 시드를 상실했다.
다시 돌아온 올해도 최고 순위는 DB손해보험 프로미 오픈 공동 29위였고 상금랭킹은 87위까지 밀렸다.
하지만 김종학은 데상트 매치 플레이에서 우승 후보를 연달아 격파해 주목받았다.
조별리그 1차전에서 김민휘에 1홀 차로 졌지만, 2차전에서 1번 시드 함정우를 5홀 차로 격파했다.
조별리그 3차전에서 하충훈을 2홀 차로 이긴 김종학은 플레이오프에서 함정우, 김민휘를 따돌리고 16강에 올랐다.
김민휘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뛰었고 2018년 이 대회에서 우승했다. 함정우는 통산 3승에 작년 제네시스 대상 수상자다.
16강에서 만난 이정환은 제네시스 대상 포인트 1위, 상금랭킹 2위, 그리고 평균타수 1위에 조별리그를 3연승으로 통과했다.
누가 봐도 이정환의 우세가 예상됐지만 김종학은 초반부터 이정환을 몰아붙였다.
2번, 3번 홀을 내리 따낸데 이어 7번 홀(파4) 버디로 3홀 차로 달아난 김종학은 11번(파5), 12번 홀(파4)을 내리 내줘 1홀 차로 쫓겼지만, 13번 홀부터 15번 홀까지 3개 홀을 내리 따내면서 일찌감치 승부를 갈랐다.
돌풍의 원동력은 장타력.
김종학은 KPGA투어에서 장타 부문 16위(평균 304.37야드)에 오를 만큼 장타를 친다. 장타를 앞세운 그린 적중률도 9위(75.31%)를 달린다.
다만 퍼트 실력이 따라주지 못해 그동안 성적을 내지 못했다.
그는 그린 적중시 퍼트 순위는 77위(1.84개)이며 평균타수는 61위(72.17타)로 처져있다.
이날 김종학은 10번 홀(파4·405야드)에서 드라이버 티샷 한 번으로 그린에 볼을 올렸지만 3퍼트로 파를 했다.
10번 홀은 티박스에서 내리막이지만 볼이 떠서 날아가는 거리가 300야드를 넘어야 티샷 한 번으로 그린을 노릴 수 있다.
김종학은 "원래 거리가 많이 나는 편이다. 평균 드라이브 거리가 약 320야드 정도 된다. 지난해 성적이 좋지 않아 훈련량을 많이 늘렸다. 구질을 드로우, 페이드 모두 구사할 수 있게 연습했고 효과를 톡톡히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정환 선수가 워낙 실력이 좋고 현재 제네시스 포인트 1위이다 보니 긴장을 많이 했다"는 김종학은 "스트로크 플레이 방식이 아니라 매치플레이 방식의 대회이다 보니 분명 유리한 상황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초반부터 공격적으로 승부했고 경기가 잘 풀렸다. 이정환 선수의 실수 덕에 운 좋게 이긴 홀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종학은 "개인적으로 매치플레이 방식의 대회를 더 좋아한다. 공격적인 스타일을 갖고 있는데 공격적인 선수가 매치플레이 방식 대회에서는 유리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상대 선수의 경기력도 중요하지만 내 플레이만 펼친다면 충분히 우승까지 노려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잘 먹고 잘 쉬면서 8강전을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김종학은 박준섭과 4강 진출을 다툰다.
박준섭은 KPGA 클래식에서 우승한 '영암 사나이' 김찬우를 2홀 차로 따돌렸다.
작년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조우영은 넉 달 뒤에 만 50세가 되는 황인춘의 노장 투혼을 4홀 차로 제압하고 8강에 올랐다.
다음 주 KPGA 선수권대회 타이틀 방어를 앞둔 최승빈은 송민혁을 2홀 차로 이기고 8강에 진출했다.
김민규는 고군택을 2홀 차로 제치고 8강에 합류했다.
전가람은 허인회를 꺾고 8강에 안착했다.
엄재웅은 변진재와 19번째 홀까지 가는 접전 끝에 8강에 진출했다.
kh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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