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2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 AI 허브에서 열린 개관식에서 개관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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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이 최근 국민의힘 당권주자들을 비롯해 여야 정치인들이 주장하는 ‘지구당 부활’을 두고 “국민을 위한 것이 아니라 일극 제왕적 당대표를 강화할 뿐”이라고 31일 비판했다. 오 시장은 2004년 지구당 폐지 등의 내용을 담은 정치자금법·정당법·공직선거법 개정을 주도해, 당시 개정된 법 조항들은 ‘오세훈법’으로 불린다.
오 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원외 정치인들이 겪는 어려움이나 형평성 문제를 알기 때문에 지난 며칠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며 “그러나 여야가 함께 이룩했던 개혁이 어긋난 방향으로 퇴보하려는 것에 대해서는 분명히 짚고 넘어가려 한다”고 적었다.
그는 “과거 지구당은 지역 토호의 온상이었다. 지구당 위원장에게 정치 헌금을 많이 한 사람이 지방의원을 하는 사례가 비일비재했고, 그들은 지역 이권에 개입했다”며 “선거와 공천권을 매개로 지역 토호-지구당 위원장-당대표 사이에 형성되는 정치권의 검은 먹이사슬을 끊어내고자 하는 것이 오세훈법 개혁의 요체”였다고 했다.
지구당은 국회의원 선거구마다 설치된 중앙정당의 하부조직으로, 상시적으로 사무소를 운영해 당원들이 모일 수 있는 곳이었다. 하지만 사무소 임대료와 인건비, 운영비 등이 들어 ‘고비용 저효율 정치’의 원인으로 지목됐고, 2002년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이 기업들에서 불법 대선자금을 받은 ‘차떼기 사건’을 계기로 폐지됐다.
최근엔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대표 도전이 거론되는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시작으로 윤상현·안철수·나경원 의원 등이 지구당 부활을 주장하면서 논쟁이 불붙기 시작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도 이재명 대표 등이 찬성하고 있고, 김영배 의원은 자신의 1호 법안으로 ‘지구당 부활법’(정당법·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오 시장은 “여야가 동시에 지구당 부활 이슈를 경쟁적으로 들고나온 이유는 당대표 선거에서 이기고 당을 일사불란하게 끌고 가려는 욕심이 있다는 것이 저의 판단”이라며 “지구당을 만들면 당대표가 당을 장악하는 데는 도움이 되겠지만 그게 국민에게 무슨 도움이 되겠냐. 또 한국 정치 발전에는 무슨 도움이 되겠냐”고 주장했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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