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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주의 국가에나” “얄팍한 술책”···‘지구당 부활’ 두고 여당 반대 솔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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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홍준표 대구시장이 지난 2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공군호텔에서 열린 ‘2024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는 모임’ 정기세미나에서 ‘선진대국 시대로 가자’란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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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여야 대표 주자들이 ‘지구당 부활’을 꺼내들자 여당 원내외에서 이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김기현 의원은 “민생현안은 뒷전으로 한 정치적 이해득실에 따른 주장”이라고 밝혔다. 홍준표 대구시장과 김재원 전 최고위원도 “전당대회 표심을 노린 얄팍한 술책” “중국 공산당이나 조선로동당 같은 사회주의 국가에나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31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정치 혁신안과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민생현안은 뒷전으로 한 채 자신의 정치적 이해득실에 따른 지구당 부활을 주장하는 것이 국민들 눈에 어떻게 비칠지 걱정스럽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지난 20여년간 군중 동원, 금권 선거 행태는 줄었다지만 그동안 고비용 저효율의 한국 정치가 얼마나 개선됐는지 따져보지도 않고, 그저 전당대회를 앞두고 단순히 득표만을 위해 선심성으로 남발해서 풀 문제가 아니다”라고 적었다. 그는 이어 “지난 총선에서 의원정수 축소, 출판기념회 금지, 재판 기간 중 세비반납 등 정치개혁안을 내세우며 ‘지금 합니다’라고 읍소해놓고서 이제 와서 국민의 먹고 사는 문제와 하등 상관없는 지구당 부활을 이야기하는 것은 이율배반”이라고 했다.

홍 시장도 이날 SNS에 “지구당 폐지는 정치부패의 온상으로 지목된 지구당을 정치개혁의 일환으로 여야가 합의해 2004년 2월 일명 오세훈법으로 국회를 통과한 것”이라며 “지금 벌어지고 있는 지구당 부활 논쟁은 반 개혁일 뿐 아니라 여야의 정략적인 접근에서 나온 말”이라고 밝혔다.

홍 시장은 이어 “(지구당 부활은) 결국 정치 부패의 제도적인 틀을 다시 마련하자는 것”이라며 “민주당은 개딸정치를 강화하려는 목적이 있고 우리당은 전당대회 원외 위원장들의 표심을 노린 얄팍한 술책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정치가 앞으로 나가는 정치가 되지 않고 부패로 퇴보하는 정치로 가려고 시도하는 건 큰 유감”이라고 덧붙였다.

김 전 최고위원도 이날 YTN라디오 <뉴스파이팅 배승희입니다>에 출연해 “지구당 부활 문제는 결코 정치개혁이 아니다”라며 “낭만적으로 생각하면 신인 정치인들, 국회의원이 아닌 분들도 국회의원처럼 활동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김 전 최고위원은 “전세계적으로 원내 정당으로 바뀌고 있고 중앙당조차 없애는 것이 대부분의 나라인데 이걸 왜 만드느냐”고 했다. 그는 이어 “중국 공산당이나 조선로동당, 북한 같은 사회주의 국가는 (지구당이) 다 있다”며 “이건 좀 아니라고 본다”고 밝혔다.

앞서 한 전 위원장은 지난 30일 SNS에 “‘차떼기’가 만연했던 20년 전에는 지구당 폐지가 ‘정치개혁’이었다”며 “지금은 기득권의 벽을 깨고 정치신인과 청년들이 현장에서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도록 지구당을 부활하는 것이 ‘정치개혁’이고 정치영역에서의 ‘격차 해소’”라고 밝혔다. 이 대표도 지난 23일 당원 콘퍼런스에서 “지구당 부활은 중요한 과제”라고 언급했다.

‘지구당 부활’ 논의를 두고 총선 패배 이후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한 전 위원장이 정치 현안에 목소리를 내면서 당권 도전 ‘몸 풀기’에 들어갔다는 해석이 나왔다. 나경원(서울 동작을), 윤상현(인천 동미추홀을) 의원 등 국민의힘 수도권 중진 의원들도 지구당 부활에 찬성하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원외 조직위원장들도 전날 “지구당 부활을 강력히 촉구한다”는 성명을 냈다. 수도권과 원외 세력을 중심으로 지구당 부활론이 나오는 반면 현역 의원이 많은 영남권에서는 지구당 부활에 동조할 동기가 약하다는 해석도 나온다.

국민의힘은 당 차원의 지구당 부활 논의는 “아직 이른 단계”라고 밝혔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이날 22대 국회의원 워크숍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구당 관련해 (워크숍 동안) 구체적인 얘기는 듣지 못했다”며 “아직 지구당 관련해 당 내에서 (의견이) 활발하게 제기되는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야기 듣고 정리해서 필요하면 심도 있는 논의를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

민서영 기자 min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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