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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정부’ 상태 아이티, 새 임시총리 지명···갱단 폭력 막을 국제 경찰력 끌어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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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게리 코닐 신임 아이티 임시 총리.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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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심한 폭력 사태로 ‘임시정부’ 체제에 돌입한 카리브해 섬나라 아이티에서 28일(현지시간) 게리 코닐 전 총리(58)가 임시 총리로 지명됐다.

아이티 과도위원회는 이날 과도위원 7명 중 6명의 찬성으로 코닐 총리를 지명했다고 로이터·AP통신은 보도했다.

과도위는 아이티의 입법·행정부 공백 사태 수습을 위해 활동 중인 임시 기구다. 찬성 투표하지 않은 나머지 1명은 로랑 생 시르 위원으로, 아이티 국외에 나가 있어서 투표를 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코닐 임시 총리 지명은 전임 아리엘 앙리 총리가 지난 3월11일 사임 의사를 표명한 지 78일 만이다. 앙리 전 총리는 정상회의 참석 및 치안 인력 파견 협의 등 공식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케냐 등을 방문한 뒤 귀국하려다가 국내 소요 사태로 미국령 푸에르토리코에 발이 묶인 채 사임을 발표했다. 이후 미셸 파트리크 부아베르 경제재무부 장관이 임시 총리 권한대행을 맡았다.

코닐은 2011년 10월부터 2012년 5월까지 7개월 동안 아이티 총리를 역임한 바 있다. 1999년부터 유엔에서 일하며 에티오피아와 니제르 등지에서 개발 업무를 담당했다. 2010년 1월 아이티 대지진 이후엔 유엔 특사로 활동한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77)의 수석 보좌관을 지냈다. 현재는 유엔아동기금(유니세프)의 중남미 카리브해 지역 국장이다. 코닐 임시 총리는 케냐 주도의 다국적 경찰력 지원을 아이티에 끌어오는 데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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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티 수도 포르토프랭스의 렉스(Rex) 극장을 한 시민이 바라보고 있다. 이 극장은 현재 무장 갱단의 폭력으로 집에서 내몰린 사람들의 피난처 역할을 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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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 년간 빈곤과 자연재해를 겪으며 ‘카리브해 최빈국’으로 분류된 아이티는 갱단의 조직적 폭력 행위까지 더해져 더욱 극심한 혼란을 겪고 있다. 2021년 7월 조브넬 모이즈 대통령의 암살 이후 임시로 통치권을 잡은 앙리 총리가 사퇴를 요구하는 국내 여론에도 사임을 거부해 정치적 반발도 커졌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가 지난 3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아이티에서 폭력 사태로 인한 사망자는 4451명이며, 국내 피란민은 31만3900명에 달했다. 올해는 불과 2개월 만에 1554명이 사망했다. 지난 2월29일엔 아이티의 갱단과 범죄 조직이 총출동해 경찰서를 점령하고 아이티 최대 국제공항에서 총격전을 벌이며, 교도소 2곳을 습격해 4000여명 범죄자를 석방하는 일이 있었다.

OHCHR은 “부패와 법치 실종, 열악한 통치 구조와 갱단 폭력 증가로 아이티의 국가기관들은 붕괴 직전에 이른 상태”라고 했다. 현재 수도 포르토프랭스의 80% 이상이 갱단 손아귀에 놓인 것으로 추정된다. 아이티는 2016년 이후 선거를 치른 적이 없어 대통령과 국회의원 등 선출직 공무원이 전무하다.

아이티 과도위원회는 지난달 25일(현지시간) 전체 9명으로 공식 출범했으며, 임기는 2026년 2월7일까지다. 7명은 투표권을 가졌고 2명은 참관인이다. 총리 지명 이후로는 새 내각 출범을 위해 장관 등 정부 각료 구성에 나설 방침이다. 내년 말까진 총선도 치러야 한다. 2026년 임기 종료 시점까지는 대통령 선거를 치를 수 있도록 임시 선거위원회 위원도 임명할 계획이다.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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