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망명 억제 정책 단호히 시행"
차기 네덜란드 총리로 지명된 딕 슈프 |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차기 네덜란드 총리로 전직 정보기관 수장이 지명됐다.
27일(현지시간) AFP·블룸버그 통신과 영국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네덜란드 극우 정당이 주도하는 새 연립정부는 네덜란드 정보기관인 종합정보보안국(AIVD) 수장을 지낸 이날 딕 슈프(67)를 신임 총리 후보로 지명했다.
슈프는 국가 안보 관련 업무를 맡아온 관료 출신으로, 특히 이민 관련 분야에서 오랜 기간 경력을 쌓았다.
1999년부터 2003년까지는 이민국(IND) 국장을 역임했고, 2013년에는 대(對) 테러·안보조정기구(NCTV) 수장을 맡아 2014년 네덜란드 수도 암스테르담을 출발해 우크라이나 상공에서 격추된 말레이시아 항공 여객기 추락 사건에 대한 대응을 총괄했다.
이 밖에도 네덜란드 내에서 이뤄지는 이슬람국가(ISIS) 대원 모집과 같은 이슬람 극단주의 등에 대응하는 국내 안보 업무도 담당했다.
이날 총리 후보로 지명된 뒤 슈프는 헤이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지난 16일 연정 참여 정당들이 합의 초안에서 발표한 정책을 "단호하게"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주와 망명을 억제하고 농민 등 국민들에게 안정된 생업을 유지해주고, 국제 안보를 고려하는 것"이 자신이 총리 후보로 지명된 이유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나는 소속 정당이 없고 모든 네덜란드인의 총리가 되고 싶다"라며 마르크 뤼터 현 총리에게 "영감을 받았지만 나는 내 방식대로 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연정을 주도하는 자유당(PVV)의 헤이르트 빌더르스 대표는 슈프를 "초당파적이며 진실하고 호감이 가는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슈프가 공식 총리가 되기 위해서는 나머지 내각이 구성돼야 한다. 내각 구성 작업은 다음 달 26일까지 완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극우 성향의 PVV는 지난해 11월 치러진 총선에서 하원 150석 가운데 37석을 확보해 1위를 차지했으나 과반에는 미치지 못했다.
이후 반년간 이어진 협상 끝에 지난 15일 자유민주당(VVD), 신사회계약당(NSC), 농민시민운동당(BBB)과 연정을 꾸리기로 합의했다.
통상 총선 1위 정당 대표가 총리 후보로 우선 추천되는 것이 관례지만, '네덜란드판 트럼프'라고도 불리는 빌더르스 대표는 연정 협상 정당들의 지지를 확보하지 못해 연정 구성 주도권을 잃을 가능성이 제기되자 총리직 도전을 포기했다.
새 연정은 역사상 가장 엄격한 이주민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예고했다.
연정 합의안에 따르면 새 정부는 국경 통제를 강화하고 네덜란드에 도착하는 망명 신청자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기로 했다. 외국인 노동자의 취업 허가는 물론 외국인 유학생의 국내 대학 입학 조건도 더 까다롭게 고치기로 했다.
d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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