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어깨·허리·발목 등 관절
수술 없이도 오래 쓸 수 있도록
줄기세포 이용 재생 치료 선도
연세사랑병원 의료진과 연구원들은 줄기세포 치료 과정에서의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무균 상태로 관리되는 클린룸에서 세포 연구를 진행한다. 인성욱 객원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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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재생의료는 줄기세포·유전자 등을 이용해 손상된 인체 세포나 조직, 장기를 정상 기능으로 회복하는 의료기술이다. 희귀·난치병을 비롯해 기존 기술로 치료가 어려웠던 각종 질환을 극복하도록 도와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는다. 미래 성장 가능성이 큰 만큼 정부도 산업 활성화에 나서고 있다. 전문성을 갖춘 기관을 첨단재생의료 실시기관으로 지정, 임상 연구를 수행하도록 한다. 보건복지부 지정 관절 전문병원인 연세사랑병원도 최근 그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줄기세포를 활용한 관절염 치료를 선도하고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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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체 연구소 설립해 기술 축적
연세사랑병원이 첨단재생의료 실시기관으로 지정된 데는 2008년부터 자체 세포 연구실을 운영하면서 축적한 경험과 기술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곳은 골수나 제대혈이 아닌 둔부·복부 지방에서 추출한 자가 지방 줄기세포를 관절염에 접목해 관심받기도 했다. 자가 지방 줄기세포의 장점에 주목한 결과다. 고용곤 연세사랑병원 병원장은 “지방을 이용하면 한꺼번에 많은 양의 줄기세포를 비교적 쉽게 채취 가능하다”며 “앞서 신의료기술로 고시된 자가 골수 줄기세포 치료법을 이용할 때보다 1만 배 많은 중간엽 줄기세포를 한번에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세사랑병원은 ‘무릎 골관절염에 대한 자가 지방 줄기세포 치료술’의 신의료기술 등재를 신청해 놓은 상태다.
우수한 시설과 체계적인 시스템도 첨단재생의료 실시기관 선정에 영향을 미쳤다. 줄기세포 연구와 치료 과정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건 환자의 안전과 건강. 연세사랑병원은 ▶조직 채취 ▶세포 분리·농축 ▶시술 등의 순으로 이뤄지는 치료 과정에서 세포가 오염돼 환자 몸에 주입되지 않도록 각별히 관리한다. 줄기세포 시술을 하는 공간에 대학병원급 공조 시스템을 설치해 외부 바이러스의 실내 침투를 막고 별도의 세포 보관실을 마련해 감염 위험 없이 신속하게 치료를 진행한다. 연구실에도 무균 작업대(클린 벤치) 등을 둬 감염 우려를 덜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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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성 높이는 연구 활동도 활발
치료에 필요한 줄기세포 등을 수집할 때 이용 하는 원심분리기. [사진 연세사랑병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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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재생의료 연구를 수행할 의료진의 전문성도 중요하다. 무엇보다 치료의 안전성, 정확성을 높이려면 재생의료를 적용할 분야의 임상 경험도 풍부해야 한다. 연세사랑병원의 의료진은 10년 넘게 관절 치료 분야에 종사한 이들로 구성돼 있다. 고 병원장은 “일반적인 병원과 달리 각 의사가 무릎·발목·어깨 등 한 부위의 관절 치료만 집중해 맡고 있다”며 “부위별 질환에 대한 풍부한 지식과 임상 경험, 여기에 줄기세포 기술까지 더해져 독보적인 역량을 자랑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줄기세포 치료 효과를 입증하고 전문성 증진을 위한 연구에도 매진한다. 지금껏 연세사랑병원 의료진이 발표한 줄기세포 관절 치료 관련 SCI(과학기술논문 인용색인)급 연구 논문만 해도 20여 편에 달한다. 고 병원장은 “첨단재생의료 실시기관 지정을 통해 앞으로 줄기세포 연구에 더욱 박차를 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고령화 시대 수술 없이도 본연의 무릎과 어깨, 허리, 발목 등을 오래 쓸 수 있는 치료법을 개발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 “줄기세포 치료 불가한 환자도 맞춤형 인공관절로 문제 해결”
인터뷰 고용곤 연세사랑병원 병원장
연세사랑병원은 관절염 분야의 대표적인 첨단재생의료기관이다. 이곳에서 이뤄지는 줄기세포 치료 등 첨단재생의료 기술은 퇴행성 관절염 초·중기 환자에게 적용 가능하다. 연골이 모두 닳아 없어진 말기 환자라면 이를 대체하는 인공관절 삽입술이 불가피하다.
연세사랑병원은 줄기세포 치료뿐 아니라 인공관절 수술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관절염 치료 전 단계에서 환자에게 필요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셈이다. 이 중에서도 발생 빈도가 높은 무릎관절염 치료를 위한 인공관절 수술에 대해 고용곤 연세사랑병원 병원장과 이야기를 나눠봤다.
Q : 인공관절 수술도 진화를 거듭해 왔다고 들었다.
A : “인공관절 수술은 1970년대에 등장해 꾸준히 진화해 왔다. 수술에 쓰이는 인공관절만 해도 1~3세대에 걸쳐 발전했는데 1세대는 단순 통증 감소에 집중한 제품이었다. 2세대는 남녀 성별에 따른 차이를 반영했고 3세대는 슬개골 탈구 등 기존 제품의 단점을 보완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대부분의 제품이 미국·유럽 등에서 수입돼 한국인에게는 최적화되지 않는다는 아쉬움이 있었다.”
Q : 이러한 문제를 어떻게 개선했나.
A : “원내 연구진, 의료기기 전문업체와 7년여간 연구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국내 환자 1만2000여 명의 무릎 자기공명영상(MRI) 데이터를 분석해 한국인에게 맞는 ‘PNK 인공관절’을 개발했다. PNK는 ‘Preservation of Normal knee Kinematics’의 약자로 ‘정상적인 무릎 운동’에 초점을 맞춘 인공관절을 뜻한다. 즉 수술 후 정상 무릎에 가깝게 가동성을 개선하도록 돕는다는 의미다.”
Q : 구체적으로 어떤 강점을 갖췄나.
A : “동양인은 서양인보다 무릎뼈 간격이 좁고 무릎뼈 뒤쪽의 곡률이 원만한 편이다. 이 점을 반영해 외국산보다 두께가 얇고 좌식 생활에 맞게 150도 고굴곡이 가능하도록 했다. 덕분에 이물감과 움직일 때 느껴지는 불편함이 적다. 실제 환자들의 만족도도 높다. 수술 후 부드럽게 무릎을 구부리게 됐고 계단을 오르내릴 때도 통증이 적다는 후기가 잇따른다. 환자와 의료진의 만족도가 높아 현재는 신촌·강남·용인 세브란스병원 정형외과에서도 PNK 인공관절을 쓴다.”
Q : 인공관절 수술의 미래를 어떻게 내다보고 있나.
A : “치료 과정에서 가상현실(VR)뿐 아니라 증강현실(AR) 기술도 활발하게 쓰일 것으로 예상한다. 의사가 수술할 때 AR 고글을 착용하면 절삭 범위, 인공관절 삽입 위치 등이 눈앞에 표시되고 그 내용을 토대로 수술을 진행하는 식이다. 임상 경험이 풍부하지 않은 의료진도 이 기술을 활용하면 수술의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 현재 우리 병원에서 관련 프로그램을 개발 중이며 내년쯤 상용화할 수 있을 전망이다.”
Q : 관절 건강을 위해 평소 일상에서 신경 쓸 점이 있다면.
A : “퇴행성 관절염은 조기 발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초기에 치료해야 줄기세포를 활용해 질환의 진행 속도를 늦출 수 있는 만큼 관절 통증이 3주 이상 지속한다면 서둘러 병원을 찾길 바란다. 또 폐경기에는 여성호르몬이 감소해 연골이 손상되기 쉬우니 쪼그려 앉는 습관을 삼가고 실내 자전거 타기 등으로 근력을 키우는 게 좋다.”
하지수 기자 ha.ji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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