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일 오후 충남 예산군 스플라스 리솜에서 열린 제22대 국회의원 당선인 워크숍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4.5.22/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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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3일 당내 국회의장 후보 경선 결과에 반발해 탈당하는 당원들을 말리며 “당 운영과 당내 선거, 공천, 정책결정 과정에서 당원의 역할과 책임을 확대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토론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가 연일 ‘당원 권한 강화’ 행보를 하는 것을 두고 당내에선 “‘개딸(이 대표 강성지지층)’ 눈치를 보는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무조건적인 당원권 강화가 정당의 대의정치 기능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이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떠날 결심을 한 오랜 동지들께 보내는 편지’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탈당자 수가 2만 명을 넘어서는 것도 문제지만 이중엔 당과 함께 수십년 풍파를 견뎌오신 백전노장들이 많아 당혹스럽다”며 “탈당할 것이 아니라 당의 주인으로서 회초리를 들어 민주주의를 위한 여러분의 도구로 바꿔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지금 우리는 대의제 중심의 과거형 민주주의에서 직접민주제 중심의 미래형 민주주의로 혁신해가는 거대한 변화의 한복판에 서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당원들의 주권 의지가 발현될 수 있도록 당 제도를 정비하겠다”며 “당원국 설치 등 당원과의 일상적 소통 참여 창구를 만드는 방안까지 모두 열어놓고 제안받고 검토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이날 경남 봉하마을로 향하는 길에서 진행한 유튜브 라이브에서도 “중우(정치)화가 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직접민주주의를 최대한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두고 당 안팎에선 이 대표가 대선 가도를 위해 자신의 핵심 지지 기반인 강성 지지층을 적극 달래고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당 내에서도 우려가 나왔다. 4선 우상호 의원은 국회의장 후보 선출에 당원도 참여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옳지 않다”며 “원내 당직은 국회의원이 (뽑는 것이) 우리 당이 오랫동안 정착해온 일종의 선출 과정의 룰”이라고 했다. 이현우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직접민주주의만이 옳다는 생각은 잘못됐다”며 “당원, 국민에게서 권한을 받은 국회의원이 여러 현안에 대해 숙고하고 토론해 자율성을 갖고 결정하자는 것이 대의민주주의”라고 했다.
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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