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국회에서 선거제도 개혁 등 성과내주길"
"국민과 국가 위해 일할 수 있어서 행운아라 생각"
김 의장은 22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의장 퇴임 기자간담회에서 마무리 발언을 통해 "처음 의장석에 올라 의사봉을 잡으면, 그 이전까지 생각했던 것과 차원이 다른 고민을 하게 된다. 민주주의의 최전선이자 최후의 보루인 국회의 수장으로서 의회주의를 지켜야 한다는 막중한 사명감이 어깨를 짓누른다"면서 "앞으로 국회의장이 되실 분들도 같은 고민을 하며, 의회주의를 지키고 국민의 신뢰를 받는 국회를 만들기 위해 온 힘을 쏟아 주시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모두 인사말에서도 김 의장은 "지난 경험을 통해, 정치는 시기마다 사안마다 선택을 하는 직업이라는 생각을 했다"면서 "새로운 국회에서는 당리당략과 유불리의 오류에 빠지지 않고 오직 국민의 눈높이에서 상생의 정치, 대화와 타협의 국회, 진정한 의회주의가 이뤄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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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김 의장은 국회 박물관에서 열린 제22대 국회의원 총선 당선자 연찬회에서 의회주의를 강조하며 여야 정치권을 상대로 쓴소리를 하기도 했다. 그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부상 등 언론환경 변화 등을 언급 "진영정치, 팬덤정치의 나쁜 폐해가 결합하면서 진영 논리에 반대되는 사람을 소위 왕수박, 중간 수박으로 평가하는데 이는 대의민주주의의 큰 위기"라고 지적했다. 진영정치와 관련해서도 "나를 뽑은 사람만이 아니라 상대방을 뽑은 사람도 존중해야 하고, 적이 아닌 파트너로 상대방을 바라봐야 한다"고도 했다. 여당을 상대로도 "대통령에게 아무도 ‘노(No)’라고 하는 사람이 없다"고 지적했다. 대통령의 재의요구권 행사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것과 관련해서도 "여당에서 거부권을 (행사하도록) 하겠다는 얘기를 공개적으로 하는데, 이것은 헌법기관으로서 국회의원의 권한과 책임을 포기하겠다는 말을 국민에게 하는 것이다. 끝까지 협상을 해야 한다. 협상을 못 할 이유는 없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선거법 개정을 위해 전원위원회까지 밀어붙였지만, 성과를 내지 못한 것에 대해 아쉬움도 토로했다. ‘새로운 희망을 만드는 국회’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결실을 맺지 못했다는 것이다. 김 의장은 "개헌과 선거제도 등 개혁과제에 국회의 모든 역량을 쏟아부었음에도 결실을 보지 못한 아쉬움은 크다"며 "김대중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 시대에 이루었던 국민통합과 협치의 정신, 정치개혁의 성취를 제대로 이어가지 못한 정치현실에 안타깝고 송구한 마음을 금할 수 없었다"고 했다. 22대 국회와 관련해 개헌과 선거제도 개혁을 이뤄낼 것을 당부했다. 그는 "그동안 매 국회마다 권력구조 개편을 위한 개헌과 정치양극화 완화를 위한 선거제도 개혁에 대해 논의가 있었지만, 실천하지 못했고 한 걸음도 나가지 못했다"면서 "다음 국회에서는 부디 개헌과 선거제도 개혁에 성과를 내고 정치에서부터 대한민국의 새로운 희망을 꽃 피워주길 간절히 기대한다"고 밝혔다.
새롭게 개원하는 국회에서는 저출생 문제를 다뤄달라고 부탁했다. 김 의장은 "저출생 극복 없이 미래를 말할 수 없다"면서 "모든 공직 경험을 살려 저출생 극복 전략을 세우고 중차대한 국가과제로 부각시키기 위해 국회 직원들과 휘몰아치듯 전념했다"고 소개했다.
정치 일선에서 물러서는 소회 등을 밝혔다. 그는 "돌아보니 공무원의 길 30년, 정치인의 길 20년을 걸어왔다"며 "공직 50년의 여정을 마무리하며 가장 먼저 떠오른 소회는 ‘나는 국민과 국가를 위해 평생을 바쳐 일할 수 있었던 행운아’라는 생각이었다"고 밝혔다. 김 의장은 "일주일 후면 국회를 떠나지만 제 마음속에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는 뜨거운 열정이 남아있다"며 "앞으로도 어느 곳에 있든 제게 남은 에너지를 모두 소진할 때까지 국가와 국민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다 하겠다는 다짐을 한다"고 말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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