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이, 스페인 총리 부패 비난
스페인, 자국 대사 소환하고
아르헨티나 대사 초치
스페인, 자국 대사 소환하고
아르헨티나 대사 초치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 [로이터 =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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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를 부패했다고 비난하면서 양국 간에 외교갈등으로 번지고 있다. 밀레이 대통령은 지난해 아르헨티나 대선 과정에서 남미 주요 국가의 수장을 비난하면서 구설에 오른 바 있다.
20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밀레이, 스페인 방문으로 정치적 소란을 일으켰다’고 보도했다. 밀레이 대통령은 스페인 극우정당 복스가 수도 마드리드에서 개최한 ‘유럽 비바 24’행사에 연사로 나서 스페인 총리 부부는 부패했고, 총리의 사회주의는 ‘암’적 존재라고 비난을 퍼부었다. 스페인 총리 부인이 과거 항공사로부터 지원받았다는 의혹에 대해 공개석상에서 비난한 셈이다.
이에 스페인 정부는 밀레이 대통령의 비난을 비판하며, 아르헨티나의 자국 대사를 소환하고, 스페인 주재 아르헨티나 대사를 초치했다. 산체스 총리는 “양국은 형제 국가이며 서로 좋아하고 존중한다”며 “훌륭한 아르헨티나 국민들을 대표해서 한 발언이 아닐 것”이라고 유화적인 메시지를 보냈다. 다만 호세 마누엘 알바레스 스페인 외교장관은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심각한 발언”이라고 반박하면서 “외교 관습과 국가 간 공존의 가장 기본적 원칙을 깼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공식적인 사과를 하지 않을 경우 “스페인의 주권과 존엄을 위해 모든 조처를 하겠다”고 경고했다. FT에 따르면 스페인은 아르헨티나의 두 번째로 큰 해외 투자국이다.
밀레이 대통령은 스페인의 경고에도 도발 수위를 더 높였다. 그는 소셜미디어(SNS)에 “사회주의자들의 눈물로 만들어진 파도를 타고 서핑하면서 아르헨티나로 돌아왔다”고 조롱하며 “사과는 스페인 정부가 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밀레이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에서 스페인이 경쟁후보를 지지한 것과 오스카 푸엔테 스페인 교통부 장관이 밀레이 당시 후보에 대해 “약을 한 것 같다”고 발언한 점을 꼬집었다.
기예르모 프란코스 아르헨티나 내무장관도 “모욕은 산체스 정부에서 나온 것”이라며 “밀레이 대통령의 사과는 적절하지 않다”고 거들었다.
앞서 밀레이 대통령은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을 ‘테러리스트 살인자’, 루이스 이그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을 ‘부정부패로 감옥에 갔다 온 공산주의자’,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무식한 자’, 프란치스코 교황을 ‘악마, 공산주의자’ 등으로 모욕한 바 있다.
FT는 “밀레이 대통령은 외교관계를 따르기 보다 강경 우파 이념을 우선시하는 기이한 외교정책을 펼친다”며 “지난 2월에는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을 만나고 난 뒤 미국 워싱턴을 방문해 보수성향 집회에 나가 도널드 트펌프 전 대통령에게 백악관으로 돌아오라고 말하기도 했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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