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수근 해병 순직 사건'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왼쪽)과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이 21일 경기 과천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로 출석하고 있다. 이충우 기자·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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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상병 특검법을 놓고 21일 국회에서 여야가 격돌한 가운데 해당 사건을 수사 중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도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같은 날 국회는 오동운 공수처장 후보에 대한 인사청문 보고서를 채택했다.
해병대 채 상병 순직 사건 외압 의혹을 수사 중인 공수처 수사4부(부장검사 이대환)는 21일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중장)과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을 오전과 오후에 각각 불러 조사했다. 경찰로 이첩할 수사 결과가 대통령이 격노한 후 바뀌었다는 이른바 'VIP 격노설'을 놓고 김 사령관과 박 전 단장의 진술이 엇갈리는 만큼 공수처는 해당 부분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본 것으로 알려졌다.
공수처는 지난 4일에도 김 사령관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15시간가량 조사했다. 이날 조사는 2차 조사 일정 조율에 따른 재소환이다.
오전 9시 20분께 출석한 김 사령관은 '대통령이 격노했다고 말한 게 맞나' '장관의 이첩 보류 지시가 외압이라고 생각했나' 등 취재진의 질문에 침묵으로 일관한 채 공수처로 향했다. 박 전 단장은 오후 1시 32분께 변호인과 함께 출석했다. 박 전 단장 측 대리인인 김정민 변호사는 "지난 조사 이후 새로운 정보가 많아 약간의 보강 조사는 필요할 거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대질신문은 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또 "VIP 격노설은 뚜렷한 증거가 있다"며 "(언론 브리핑이 취소됐던) 작년 7월 31일 임기훈 당시 국가안보실 국방비서관과 김 사령관 사이의 통화만으로도 증거는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이날 조사는 오후9시를 넘겨 종료됐다.
공수처 수사팀은 양측에 대한 대질을 시도했지만 김 사령관 측이 거부해 진행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김 사령관 측은 "해병대가 회복될 수 없는 상태에서 해병대를 책임지고 있는 최고지휘관과 부하가 대면해 시시비비를 가리는 것은 해병대에 더 큰 상처를 줘 본연의 임무를 수행하는 데 지장을 초래할 우려가 있어 대질을 거부한다"는 뜻을 밝혔다고 한다.
공수처는 전날에는 박경훈 전 국방부 조사본부장 직무대리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조사했다. 국방부 조사본부는 군검찰이 경찰로부터 회수한 해병대 수사단의 조사보고서를 넘겨받아 재검토한 뒤 기존에 8명이던 주요 혐의자를 2명으로 줄여 경찰에 재이첩했다. 당시 국방부 조사본부 책임자가 박 전 직무대리다.
[이승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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