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총통 취임식에서 4년 임기를 시작하는 라이칭더 신임 총통(오른쪽)이 차이잉원 전 총통과 함께 참석자들에게 손을 흔드는 모습. AP.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
"대만 무단 방문…단호히 규탄"
21일 주한 중국 대사관 대변인은 공식 소셜미디어(SNS) 계정을 통해 전날 대만 타이베이 총통부에서 진행된 라이 총통 취임식에 조 의원 등이 참석한 데 대해 "중국 측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중국 대만 지역을 기어코 무단 방문했다"며 "하나의 중국 원칙을 공공연히 위반하고 중·한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에 역행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중국 측은 이에 대해 단호히 반대하고 규탄한다"고 했다.
한국은 전례에 따라 이번 대만 총통 취임식에 공식 정부 대표단을 파견하지 않았다. 대신 이은호 주타이베이 대표부 대표와 한·대만 의원친선협회장인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 같은 당 조정훈 의원 등이 참석했다. 그럼에도 주한중국대사관 대변인은 이날 "한국 국회의원은 한국 국민을 대표하는 공식 성격"이라고 주장하며 반발했다.
주한 중국 대사관 대변인은 앞서 2022년 2월 베이징 동계 올림픽 쇼트트랙 경기와 관련해 편파 판정 논란 때도 "한국 언론과 정치인이 반중 정서를 선동하고 있다"는 적반하장 식 주장을 해 논란을 불렀다. 당시에도 상대국인 한국에 대한 비판 필요성뿐 아니라 본국인 중국의 시선을 의식해 강경한 표현을 쏟아낸다는 지적이 나왔다.
20일 대만 총통부 앞에 마련된 무대에서 라이칭더 신임 대만 총통이 취임 연설 중 주먹을 굳게 쥐어 올리고 있다. 대만 총통부.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
막판까지 '中 몽니' 걱정
사실 이날 중국의 반응은 예상된 수순이었다. 한국은 2016년 전임 차이잉원(蔡英文) 전 총통의 1기 취임식 때도 정부 대표단 파견 없이 주타이베이 대표가 참석했고 이번에도 이런 전례를 그대로 따랐다. 그러나 중국은 한국의 주요 인사가 취임식에 참석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이를 반발의 명분으로 삼았다. 한국이 나름대로 수위 조절을 한 것을 이해하면서도 대만 문제는 중국의 핵심 안보 이익에 해당하는 사안인 만큼 그냥 넘어갈 수는 없다고 본 것으로 풀이된다.
우려되는 건 당장 오는 26~27일로 추진되는 한·일·중 정상회의를 앞두고 중국이 몽니를 부릴 가능성이 마지막까지 남아있다는 점이다. 이번 3국 정상회의는 사실상 일정 공식 발표만 앞두고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발표가 늦어진다는 지적에 "세 나라가 참여하다 보니 각국 사정을 고려해 발표 일자를 최종 확정하는 절차가 남아있고 거의 마무리됐다"고 설명했다.
외교가에선 "최종 발표의 키를 쥔 건 중국"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일·중 3국 협력은 삼각 양자 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는 만큼 4년여만의 정상회의 개최를 주도하는 의장국인 한국 정부로선 양자 관계 관리에도 심혈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이 13일 중국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臺) 국빈관에서 만나 인사하는 모습. 중국 외교부.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중국은 이번 대만 총통 취임식과 관련해 일본에는 한국보다 더 높은 수위로 반발했다. 일본에선 현역 여야 의원 37명이 참석했는데 이는 역대 최대 규모다. 일본 역시 정부 대표단을 보내진 않았다.
우장하오(吳江浩) 주일 중국 대사는 전날 도쿄에서 열린 한 좌담회에서 "공공연히 대만 독립 세력에 가담하는 것"이라며 "단호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한국에서 대사관 대변인이 나섰다면 일본에선 대사가 직접 등판한 셈이다.
▶ 중앙일보 / '페이스북' 친구추가
▶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