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 광화문점에 문재인 전 대통령의 재임 기간 이야기를 담은 회고록 '변방에서 중심으로'가 진열돼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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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전 대통령이 17일 공개한 외교안보 회고록 『변방에서 중심으로』가 출간된 뒤 정치권에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여당에선 문 전 대통령이 부인 김정숙 여사의 인도 타지마할 단독 방문(2018년)을 두고 “영부인의 첫 단독외교”라는 입장을 밝힌 것에 대해 “김정숙 여사 특검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쏟아지고 있다.
대통령실은 회고록과 관련해 “여당이 대응할 문제”라며 공개 반응은 삼가는 중이다. 정쟁보다는 민심에 집중하겠다는 취지인데 내부에선 불쾌감을 드러내는 분위기도 없지 않다. 회고록엔 한·미 동맹과 한·일 관계에 부담을 주는 내용이 상당수 포함됐기 때문이다.
2018년 당시 모디 인도 총리의 공식 초청으로 인도를 방문 중인 문재인 전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인도 우타르프라데시 주 아그라의 타지마할을 방문해 기념촬영을 한 모습.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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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전 대통령은 미국 공화당의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2019년 하노이 노딜 관련)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의 협상팀은 북한의 제안 내용조차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고 비판했고, 일본에 대해선 강제징용 사태를 언급하며 “속 좁은 모습”“도량 없는 나라”“추락하는 나라”라고 표현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석열 정부의 지난 2년은 문재인 정부의 비정상을 정상화로 돌리는 과정이었다”며 “그중 외교의 정상화가 가장 시급한 과제였다”고 했다. 또 다른 용산 참모는 “굳이 읽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 찾아보지 않고 있다”며 “일부 사실관계가 다르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여권 내부에선 외려 문 전 대통령의 등판을 반기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문 전 대통령의 회고록으로 ‘3김 여사(김건희·김정숙·김혜경) 특검’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기 때문이다. 3김 여사 특검은 야당의 김건희 여사 특검 주장에 대응한 소수 여당 의원들의 방어 논리였는데, 최근 들어 김정숙 여사 특검을 외치는 의원들이 늘어나는 모양새다.
정점식 정책위의장은 20일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혈세 탕진으로 지탄받은 김정숙 여사의 '타지마할 버킷리스트 챌린지'가 어떻게 배우자의 단독 외교냐"라며 "해괴하기 그지없는 주장"이라고 비판했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도 지난 19일 페이스북에 “대통령 부인에 대해 특검한다면 김정숙 여사가 먼저”라고 주장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지난 총선 기간인 3월 6일 총선·보선 출정식의 일환으로 양산 평산마을을 찾은 당시 경남지역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후보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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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전 대통령은 지난 총선 때도 야당의 PK(부산·울산·경남) 후보 지원 유세에 나서며 “70평생에 이렇게 못 하는 정부는 처음 본다”고 현 정부를 직격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은 PK 40석 중 5석을 얻는 데 그쳤다. 당시 야당 강성지지층인 이른바 개딸들 사이에선 “문 전 대통령의 등판이 여당 지지자의 역결집을 불렀다”는 주장이 제기됐었다. 여권 관계자는 “문 전 대통령이 나서면 보수 지지층은 결집하는 반면, 야당 지지층의 의견은 엇갈린다”며 “대통령실과 여당은 오히려 땡큐”라고 했다.
친문계 인사들은 방어에 나섰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정무수석 출신인 한병도 민주당 의원은 20일 SBS라디오에서 “여당의 김정숙 여사 타지마할 셀프초청은 주장은 터무니없고 황당하다. 사실관계도 제대로 파악 못 하고 왜곡하는 상황”이라고 반박했다. 문 전 대통령 회고록 대담자인 최종건 전 외교부 제1차관도 같은 날 MBC라디오에 출연해 “(2018년) 인도 측이 최초 제안한 대통령 초청이 무산되자 여사 초청을 제안한 부분은 분명한 사실”이라며 “이 부분을 문제 삼는다면, (윤석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터에 갔는데 김건희 여사가 명품 쇼핑한 것을 가지고 계속 문제 삼아야 되겠냐”고 되물었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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