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명이네 마을’ 18일 공지
“악의적 기사 먹잇감 제공하면 일괄 제재”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8일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당원과 함께-민주당이 합니다’ 호남 컨퍼런스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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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팬카페 ‘재명이네 마을’은 18일 늦은 밤 “특정 사안으로 과열되어 긴급공지합니다. 적절한 비판을 넘어선 음모론, 수박 색출·몰이 등 악의적 기사 먹잇감 제공 주민 당분간 일괄 제재(활동정지7일)합니다”라고 공지했다. 특히 탈당하겠다는 글에 대해서는 ‘최소 활동정지 7일~최대 재가입 불가 강제탈퇴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고 한다.
지난 16일 우원식 의원이 민주당 국회의장 경선에서 친명 커뮤니티 등에서 압도적 지지를 받고 있는 추미애 당선자를 꺾으면서 ‘탈당’ 등 후폭풍이 일어나자 뒤늦게 단속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 대표가 나를 지지한다”며 명심(明心)을 내세웠던 추 당선자가 떨어지자 강성 지지층은 “아직도 민주당 (국회의원 중에) 수박이 남아있다는 증거” “탈당하고 조국당에 가겠다” 등의 반발이 터져나왔다. ‘수박’은 겉과 속이 다르다는 의미로 비명계를 겨냥한 멸칭이다.
‘재명이네 마을’은 과거 ‘수박 색출’ 등에 나섰던 열성 이재명 지지자 모임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강성 지지자 모임에서 ‘수박 발언시 징계’ 목소리가 나온 것은 이례적이라는 반응이다. ‘재명이네 마을’은 지난해 9월 이재명 대표의 체포동의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됐을 당시에는 회원들이 “가(可)표를 던진 수박을 색출하자” “수박들 박살내자” 등의 메시지가 여럿 올라왔던 곳이다. 민주당 혁신 목소리를 냈던 의원들은 강성 팬덤 정치를 극복해야한다는 주장을 할 때마다 이재명 대표의 ‘재명이네 마을 이장직 사퇴’를 공개적으로 거론하기도 했었다.
추미애 낙선으로 인한 강성 지지층의 분노가 ‘민주당 탈당’ 흐름으로 이어지자 이를 진화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정치권에서는 추미애 당선자가 국회의장 당내 경선에서 낙선한 이후 탈당 신청을 한 민주당원이 1만여명에 이른다는 말도 나온다.
이재명 대표는 18일 당원 행사에 참여해 “후보 선출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시도당위원장을 선출할 때 대의원 비중을 낮추고 권리당원 비중을 높이겠다”고 발언했다. 강성 권리당원들이 탈당까지 시사하며 항의하고 나서자 이들을 달래고, 이 대표와 친명계의 당 장악력을 더 높이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이 대표는 추 당선자의 낙선에 대해서는 “민주공화국 가치를 민주당이 당원 중심의 정당을 통해 증명해 나가는 첫 길을 열고 있다”며 “첫 길을 가다 보니 이슬에도 많이 젖고 스치는 풀잎에 다치기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양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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