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1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주재하면서 "정부가 할 일이 태산이지만 재원은 한정돼 마음껏 돈을 쓰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며 "정부 재정을 살펴보면 빚만 잔뜩 물려받은 소년 가장과 같이 답답한 심정이 들 때가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국면에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을 비롯해 대대적인 확장재정을 펼쳤던 전 정부를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국제신용평가사 피치가 지난달 말 우리나라의 국가채무가 단기간에 빠르게 증가해 50%를 초과했다며 재정이 국가신용등급 평가에 있어 더 이상 플러스 요인이 아니라고 밝혔다"면서 "총선 이후 재정 건전화 노력이 약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앞으로 허리띠를 더 졸라매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피치는 최근 "한국은 부채 증가를 억제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며, 민생지원금을 지급할 경우 인플레이션이 지속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윤 대통령은 "성장의 토대인 R&D를 키우기 위해 예타를 폐지하고, 투자 규모도 대폭 확충할 것"이라며 "기업이 성장해서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고, 기업 성장의 과실이 국민들에게 골고루 돌아갈 수 있도록 세제 지원과 규제 혁파에 힘을 쏟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또 정부는 저출생 대응과 기초연금·저소득층 장학금 확대, R&D 예산처럼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사업 투자는 늘린다는 방침이다. 지방교육교부금 개편을 포함한 재정 혁신 방향도 논의했다. 윤 대통령은 "실질적인 출산율 제고를 위해 재정사업 구조를 전면 재검토할 것"이라며 "서민과 중산층 중심 시대를 열기 위해선 재정이 제대로 역할을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정환 기자 / 우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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