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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질병과 위생관리

‘피규어 해외직구 봉쇄되나?’ 충격 휩싸인 키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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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완구 발암물질 검출로 논란 일자

정부, KC인증 없는 제품 직구 원천 금지

수집 동호인들 “소소한 낙인데…” 울상

경향신문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2022년 8월25일 열린 ‘2022 서울 팝콘’ 관람객들이 영화·애니메이션 피규어들을 살펴보고 있다. 성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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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전부터 미니카 다이캐스트 모형(주물 공법으로 만든 모형) 수집이 취미인 직장인 유명기씨(43)는 매달 두세 차례 해외 직접구매(직구)를 통해 미니카를 모아왔다. 국내는 다이캐스트 시장이 워낙 작은 탓에 정식으로 수입하는 곳이 별로 없어 미국이나 중국 사이트에서 자주 직구를 했다.

유씨는 17일 이런 취미 활동을 더는 즐기지 못할까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정부가 16일 ‘해외 직구 소비자 안전 강화 대책’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정부 대책에 ‘어린이 제품 34개 품목에 국내 안전인증이 없으면 해외 직구를 금지한다’는 방침이 담겼다.

최근 중국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해외 직구가 급증하며 발암물질 검출 등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정부는 유아차와 완구 등 어린이 제품을 비롯한 80개 품목 중 국가인증통합마크(KC 인증)가 없는 제품의 해외 직구를 원천 금지하겠다고 밝혔다. 13세 이하 어린이가 사용하는 어린이 제품 34개 품목, 전기 온수매트 등 전기·생활용품 34개 품목, 가습기용 소독·보존제 등 생활화학제품 12개 품목 등이 대상이다.

KC 인증은 안전·보건·환경 등 분야의 법정 강제인증 제도를 통합한 인증 마크로, 공식 수입 절차를 거친 제품은 KC 인증을 받아 국내에 유통되지만 해외 직구 제품은 별도의 인증 절차 없이 국내에 유통돼왔다. 유씨를 비롯한 키덜트(Kid+Adult)족들이 해외 직구를 통해 구매하는 제품들은 국내에 정식 수입되지 않아 KC 인증을 받지 못한 제품들이다.

유씨는 “성인들이 취미를 위해 살 수 있는 품목까지 직구를 금지한다고 하니 일상 속 소소한 낙을 한순간에 못 즐기게 될까봐 우려된다”며 “약 5800명이 모여있는 다이캐스트 수집 동호회 카페에는 7월 출시 제품을 예약 구매한 사람들도 있는데 직구가 막힐까 걱정들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단 이번 발표로 유씨 등 키덜트의 취미 활동이 당장 큰 지장을 받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해외 직구 원천 금지’는 관련 법령 개정이 선행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관세청 관계자는 “80개 품목군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직구 금지는 법령 개정 이후에나 가능하다”며 “연내 법률 개정이 목표”라고 말했다. 완구 등 각 금지 품목군에 어떤 제품이 포함되는지 구체화하는 작업도 거쳐야 한다.

다만 법률 개정 전이라도 유해성이 인정된 물품에 한해 통관이 보류될 수 있다. 관세법 제237조는 ‘국민보건 등을 해칠 우려가 있는 경우 위해 제품을 차단할 수 있다’고 정했다. 관세청 관계자는 “6월부터 당장 막는 것이 아니고, 만약 어린이 제품 중 금지 성분이 검출된 제품이 있다면 ‘소비자24’에 알리고 해당 제품을 세관에서 막는 등의 준비를 6월 중에 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자24는 공정거래위원회가 해외직구 실태조사 및 상담사례를 모아둔 웹사이트이다.

법이 개정되더라도 해외 직구 금지 조치가 실효성이 있을지 미지수라는 의견도 나온다. 통관 과정에서 인증받지 않은 제품을 일일이 걸러내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박순장 소비자주권시민회의 사무처장은 “알리나 테무 등에서 판매하는 제품이 100만개가 넘을 텐데 현재 우리나라의 부족한 통관 인력으로는 모든 물품이 KC 인증을 받았는지 검사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 유아차·어린이 완구, KC 인증 없으면 ‘해외 직구’ 못한다
https://www.khan.co.kr/economy/market-trend/article/202405161504001



☞ 중국 직구 ‘알리’ 어린이 머리띠, 발암 물질 최대 270배 초과
https://www.khan.co.kr/local/Seoul/article/202405161101011


김송이 기자 songy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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