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팬들은 모금 나서기도…제재금 액수 일찌감치 넘겨
인천 서포터스가 내던진 물병 |
(서울=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프로축구 K리그1 FC서울이 인천 원정 경기에서 발생한 인천 유나이티드 팬들의 '물병 투척' 사건과 관련, 골키퍼 백종범에게 내려진 징계에 대해 재심을 청구할 방침이다.
서울 구단 관계자는 17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백종범과 관련해 징계 결정문이 오는 대로 내용을 검토한 뒤 재심 청구를 준비하려 한다"고 밝혔다.
11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인천과 서울의 K리그1 12라운드 경기 이후 벌어진 인천 팬들의 '물병 투척'은 그라운드 안팎에 짙은 여파를 남기고 있다.
인천이 1-2로 패한 직후 홈 팬들이 그라운드의 서울 선수들을 향해 집단으로 수십 개의 물병을 던졌고, 이 과정에서 서울 기성용이 날아온 물병에 급소를 맞는 등의 사고가 일어났다.
이와 관련해 프로축구연맹 상벌위원회는 16일 회의를 열고 인천 구단에 홈 5경기 응원석 폐쇄를 명령하고 제재금 2천만원도 부과했다.
서울 백종범 |
여기에 서울 골키퍼 백종범도 제재금 700만원 징계를 받았다.
경기 종료를 알리는 주심의 휘슬이 울린 직후 인천 서포터스를 향해 양팔을 들고 주먹을 불끈 쥐며 포효한 것 때문이다.
백종범은 당시 인천 팬들이 가운뎃손가락을 들어 욕을 하거나 부모님에 대한 욕설 등도 이어져 흥분해서 나온 동작이었다고 해명했는데, 상벌위는 이를 '관중에 대한 비신사적인 행위'로 판단하고 징계를 내렸다.
서울 측은 백종범이 비신사적인 행위를 의도한 게 아니며 단순한 승리 세리머니를 한 것이라 과거 유사한 동작들과 일관성·형평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특히 백종범은 물병 투척 사건의 '피해자'라며 징계의 부당함을 호소하고 있다.
징계 수위와 더불어 백종범이 팀 훈련을 이유로 상벌위에 직접 출석하지 않자 "연맹 디그니티(존엄)를 철저히 무시하는 것"이라고 지적한 조남돈 프로축구연맹 상벌위원장의 발언도 논란을 낳고 있다.
프로축구연맹, '물병 투척' 관련 상벌위원회 개최 |
조 위원장은 "정신을 못 차린다. 구단에서 나서서 이런 짓을 하니까… 서울 구단이 뭐가 뭔지를 모르는 것 같다"면서 "구단 지도부의 태도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도 말했다. 일각에선 백종범이 '괘씸죄'에 걸린 것 아니냐는 의심도 나온다.
프로축구연맹 상벌 규정에 따르면 징계 대상자는 결정문을 받은 날로부터 7일 이내에 재심을 청구할 수 있다. 다만 제재금이 부과된 경우 해당 금액을 낸 뒤에 할 수 있다.
재심이 청구되면 프로축구연맹 이사회가 15일 이내에 재심 사유를 심의해 징계 취소나 감면, 기각 등의 결정을 내릴 수 있다.
한편 징계 결정이 알려지자 서울 팬들은 모금으로 힘을 싣고 있다.
공식 서포터스 '수호신'이 전날 시작한 모금 액수는 이미 700만원을 훌쩍 넘겼다.
수호신은 소셜 미디어 공지로 "모인 금액은 구단을 통해 백종범 선수에게 전달하고자 했으나 구단 측에서 '소중한 마음들 정말 감사하게 생각하지만, 마음만 받고 모금된 금액을 받는 것은 정중히 사양하겠다'는 의사를 전했다"면서 구단과 협의해 백종범의 이름으로 유소년 선수들을 위해 쓰기로 했다고 전했다.
song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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