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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9 (금)

이슈 국회의원 이모저모

野중진들 '이재명 일극체제' 견제구 … 우원식 9표차 깜짝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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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단 후보 선출 더불어민주당 당선자 총회에서 국회의장 후보로 당선된 우원식 의원(가운데)이 이재명 대표로부터 꽃다발을 받고 있다. 왼쪽은 추미애 후보.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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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의 22대 전반기 국회의장 후보에 선출된 우원식 의원(5선·서울 노원을)은 범친이재명계로 분류되지만 스스로 '찐명' 타이틀과는 거리를 둬온 인물이다. 당내에서는 동료들과 스킨십이 좋고, 경제 문제에 관심이 많은 합리적 행동파로 통한다.

그가 친명계를 중심으로 대세론을 형성했던 추미애 당선인을 꺾고 국회의장 후보에 선출되자 당 안팎에선 의외의 결과라는 해석이 쏟아졌다. 반면 현역 의원들 사이에서는 이미 우 의원이 상당한 표를 확보하고 있었다는 반론이 나왔다. 이른바 '개딸'로 불리는 이재명 대표 극성 지지층의 팬심과 의원들의 표심에는 상당한 괴리가 있었다는 얘기다.

특히 원내대표 선거에 이어 국회의장 선거까지 '명심(明心·이재명 대표 뜻)'에 따라 교통정리가 이뤄지는 듯한 상황에 대한 견제심리가 작용했다는 해석이다.

특히 3선 이상 중진급 의원들을 중심으로 반발 기류가 강했다고 전해졌다. 대표적인 친명계로 분류되는 한 3선 의원조차 "당원들은 추미애 당선인이 해야 한다고 하는데 이게 과연 당에 건강한가, 민주당에 좋은가 그런 근본적인 고민들에 대한 논의가 커졌다"며 "애초 조정식 의원에게 갈 것 같았던 표가 막판에 우 의원 쪽으로 갔다"고 설명했다.

우 의원은 김근태계 모임인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 소속 의원들의 강한 지지를 받아왔다. 86그룹(1980년대 학번·1960년대생) 운동권 출신들이 주축인 당내 모임 '더좋은미래'도 우 의원을 지원했다. 4선에 성공한 한 의원은 "3선 이상은 대다수가 우원식 의원을 지지한 것 같다"며 "민평련과 더좋은미래 활동을 하면서 조직력도 상당했다"고 전했다.

22대 총선에서 민주당 당선인은 모두 171명이다. 이 가운데 71명이 초선이다. 재선이 47명이고, 3선 이상은 53명이다. 이날 당선자 총회에서 89표를 얻은 우 의원이 80표를 얻은 추 당선인을 9표 차로 이긴 것으로 알려졌다.

한 민주당 중진 의원은 "그동안 의원들과 관계를 잘 이어나간 사람, 또 원내대표 경험이 있는 분에게 기회를 준 것 같다"고 평가했다.

추 당선인 특유의 '강성 기조'에 대한 비토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추 당선인은 그동안 강성 지지층을 의식하며 '자기 정치'를 해왔고 통제가 어렵다는 평가가 있었다. 그는 과거 국회 환경노동위원장 시절 당론을 거부하며 노조법을 통과시켰고 그 과정에서 회의장 문을 걸어 잠가 논란이 된 바 있다. 법무부 장관을 지낼 때는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과 대립하며 오히려 체급을 키워줬다는 평가도 받는다.

유인태 전 사무총장은 이날 한 라디오에서 추 당선인에 대해 "원래 후보 4명이 나왔으면 결선에도 가기 어려웠을 사람"이라며 "3선쯤 된 의원들은 거의 다 겪어봤기 때문에 제일 불안한 후보로 취급하는 사람"이라고 혹평했다.

추 당선인보다는 온건 성향인 우 의원이 승리했지만 여야 대치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 우 의원은 이날 "민주당에서 제시한 방향과 제기한 법안이 국민 뜻과 함께 반드시 국회에서 실현돼야 하고, 그것이 대한민국의 더 나은 미래를 만들 수 있는 길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직권상정은 국회법이 정하고 있는 것이고 여야가 동의해서 만든 것이니 국회법 절차에 따라 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 채상병 특검 이런 것이 난제"라며 "양당 원내대표의 협의 과정에 당연히 중재자로서 참여하게 될 텐데 단순히 중재가 아니라 국민에게 바른 방향으로 가도록 의장으로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 의원은 또 "윤석열 정권이 들어서고 국회 압수수색이 22번 있었는데 그중에 95%가 민주당과 관련된 압수수색"이라며 "압수수색은 국회의장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아주 엄격하게 꼭 필요한 일인지 살펴보고 하겠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표는 경선 직후 "당선자들이 판단한 것이니 이 결과가 당심이라고 봐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또 오후에 우 의원과 접견한 자리에서 "우 당선자는 저와 생각이 일치하는 부분이 많다"며 "기본사회위원회 소속 부위원장을 맡아 전국적으로 정책을 확산하는 데 큰 역할을 해왔던 의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에 압도적 다수를 부여한 이유가 무엇인지 너무 잘 알 것이다. 국회 운영에서도 기계적 중립이 아니라 그야말로 민심, 민의의 운영을 해주실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우 의원은 "이재명이 꿈꿔온 기본사회의 비전이 대한민국의 미래가 되게 하겠다"며 "명심·당심은 민심과 연결돼 있고, 민심의 물꼬를 어떻게 트느냐가 과제"라고 말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이날 "방탄 국회로 전락시킨다면 민심의 역풍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성일종 사무총장은 "누가 되든 '명심'이 없었으면 됐겠냐. 그분들이 민심을 받들겠다고 하기보다 명심을 받들겠다고 했기 때문에 굉장히 걱정이 크다"며 "이미 의장으로 계시니까 민심을 받들고 중립에 서서 여야 협치를 중재하고 국가가 좋은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역할을 해주십사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김민전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축하를 전하면서도 한편으론 우려가 앞선다"며 "민주당 내 후보들은 '명심이 곧 민심' 등 중립 의무를 저버리는 듯한 발언으로 이 대표를 향한 충성 경쟁에만 열을 올렸다"고 지적했다.

우원식 국회의장 후보

△1957년 서울 출생 △경동고, 연세대 토목공학과 학사, 연세대 환경공학 석사 △서울시 시의원, 17대·19~21대 서울 노원을 국회의원, 22대 서울 노원갑 당선 △더불어민주당 20대 국회 2기 원내대표 △이재명 대선 후보 공동 선거대책위원장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초대 위원장 △후쿠시마 원전오염수 해양투기 총괄대책위원장 △사단법인 여천홍범도장군기념사업회 이사장

[서동철 기자 / 위지혜 기자 / 박자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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